박정훈 대령 “말할 사람 없어 돌·구름과 대화”…인고의 1년 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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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혜롭고 용기있는 판단을 해준 군 판사들에게 경의를 보낸다."
9일 오전 무죄 선고 뒤 시민들과 만난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대령)은 군 판사 3명의 이름을 거명하고 이렇게 말했다.
박정훈 대령의 변호를 맡은 김정민 변호사도 "어려운 상황에서도 법과 원칙에 따라 정당한 판결을 한 군사법원에 경의를 표한다"고 말했다.
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은 "박정훈 대령을 해병대 수사단장과 군사경찰 병과장으로 복직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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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혜롭고 용기있는 판단을 해준 군 판사들에게 경의를 보낸다.”
9일 오전 무죄 선고 뒤 시민들과 만난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대령)은 군 판사 3명의 이름을 거명하고 이렇게 말했다. 박정훈 대령의 변호를 맡은 김정민 변호사도 “어려운 상황에서도 법과 원칙에 따라 정당한 판결을 한 군사법원에 경의를 표한다”고 말했다.
박 대령 등이 군사법원에 거듭 경의를 표한 것은 독립된 사법부인 민간 법원과 달리, 군사법원이 인사권자인 국방장관으로부터 독립성이 약하다는 지적을 받아왔기 때문이다. 현역 장교 신분인 군 법무관은 군 판사, 군 검찰, 국선 변호인, 사단 법무참모 등을 순환 보직으로 맡는다. 박 대령의 혐의가 넓게 보면 국방장관의 지시를 따르지 않은 항명이기 때문에, 군사법원에서 박 대령이 무죄 선고를 받을 가능성은 기대하기 어렵다는 예상이 많았다.
박 대령은 “지난 1년반 동안 힘들고 어려운 시간들이 있었다”고 돌이켰다. 그는 지난 2023년 8월 해병대 수사단장 보직에서 해임된 뒤 매일 아침 8시 해병대사령부로 출근해 외딴 사무실에서 주어진 일 없이 퇴근 시간까지 대기하고 있다. 그는 지인들에게 “하루 종일 이야기할 사람이 없이 하늘을 보면서 구름과 대화하고 돌과도 대화한다”고 하소연한 것으로 알려졌다. 1심에서 무죄를 받았지만, 군 검찰이 항소를 포기하거나 대법원에서 무죄가 확정될 때까지 박 대령의 상황이 당장 바뀌진 않는다.
군 검찰이 항소하면 2심 재판은 민간 고등법원(서울고법)에서 진행된다. 김정민 변호사는 “김선호 국방장관 직무대행(차관)이 국방부 검찰단에 항소를 포기하라고 지휘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 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은 “박정훈 대령을 해병대 수사단장과 군사경찰 병과장으로 복직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방부는 “군사법원의 판결을 존중한다”는 짧은 입장을 내고 “군검찰 항소 등 여부는 정리되는 게 있으면 추가 공지하겠다”고 밝혔다.
권혁철 기자 nur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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