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늦게 '탈당 권유' 없던 일로 하자는 與…"별거 아닌 일"

CBS노컷뉴스 서민선 기자 2025. 1. 9. 14:33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핵심요약
與, 극우 집회 참석엔 "소신"…정작 소신 투표엔 "탈당하라"
뒤늦게 "탈당 권유 아니다…별거 아닌 얘기" 축소 시도
해명과는 달리 거세지는 지도부의 '탈당 압박'
김상욱 "탈당 계획 없다…해당 행위로 징계받아야 할 사람은 尹"
탄핵 호소하는 김상욱과 악수하는 권성동. 연합뉴스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가 쌍특검법(내란·김건희 특검법)에 찬성표를 던진 김상욱 의원에게 공개적으로 탈당을 권유한 걸 두고 뒤늦게 당 차원에서 '없던 일로 하자'며 진화에 나섰다.

윤상현·김민전 의원 등이 전광훈씨 집회에서 극우적인 발언을 쏟아내는 것에는 "각자의 소신과 생각"이라고 옹호하더니, 정작 소신 투표에는 탈당을 압박한 셈이라 '내로남불'이란 비판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與 "탈당 권유 아냐, 별거 아닌 일"

9일 국민의힘 신동욱 수석대변인은 비상대책위원회 회의가 끝난 후 브리핑에서 전날 권 원내대표가 김 의원에게 '탈당 권유'를 한 것을 두고 "원내대표 입장에서는 표 단속을 해야 하니 당론을 따라줬으면 좋겠다는 취지로 말씀하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전날 권 원내대표가 직접 공개적으로 "계속해서 당론과 반대의 행위를 한 김 의원에게 '당론을 함께 하기 어려우면 같은 당을 할 수 없는 것 아니냐, 탈당을 진지하게 고민해 보라'고 권유했다"고 언급했지만, 발언 취지를 축소하려고 한 셈이다.

신 수석대변인은 "탈당을 권유한 것이 아니"라며 "당론을 따라줬으면 좋겠다는 걸 확대 해석하지 말라"고 말하는가 하면, "탈당 권유라는 표현도 아니다. 탈당 권유라는 표현을 쓰시면 너무 나가신 것"이라고도 했다.

기자들을 향해 "이 문제를 이렇게 심각하게 받아들이는 이유를 모르겠다"며 "별거 아닌 얘기"라고도 말했다. 원내대표가 한 초선 의원에게 당론을 따르지 않을 거면 탈당하라고 압박한 것을 '별거 아닌 일'로 치부한 셈이다.

신 수석대변인의 언급과는 달리 김 의원을 향한 당 지도부의 '탈당 압박'은 거세지고 있다.

이날 김상훈 정책위의장은 KBS 라디오 '전격시사'에 출연해 "(김 의원이) 당론으로 정한 내용에 대해 본인이 시종일관 계속 이탈해 왔다"며 "그럴 것 같으면 굳이 국민의힘에서 정치 활동을 할 필요가 있겠느냐, 탈당해서 본인이 원하는 대로 정치 활동을 하는 게 좋지 않겠느냐 이런 차원이라 이해하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당 지도부의 행태가 '이중잣대'라는 지적도 나온다. 앞서 박수민 원내대변인은 전광훈씨 집회에 참석해 극우적 발언을 쏟아낸 윤상현, 김민전 의원에 대해 "의원 각자의 소신과 생각이 있지만 다양한 스펙트럼을 포용하는 정당으로서 의원 한분, 한분을 일일이 재단하고 평가할 수 없다"고 말한 바 있다.

김상욱 "의총서 자유롭게 의견 내기 어려워…징계 받아야 할 이는 尹"

국민의힘 김상욱 의원이 9일 오후 '윤석열 대통령 위헌적 비상계엄 선포 내란혐의 및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진상규명'과 관련 긴급현안질의를 위한 본회의에 참석해 있다. 연합뉴스

신 수석대변인은 "김 의원이 단 한 번도 의원총회에 나와 본인 의견을 말한 적이 없다"며 이번 사태에는 김 의원에게도 책임이 있다는 취지로 말하기도 했다.

반면 김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지금까지 의원님들 개별적으로 한 분한 분 찾아뵙고 나누면서 애를 써왔다"며 "108명 의원들이 서로 너무 잘 알고 있는 사이라 의원총회에서 말한다고 의견이 바뀌기는 쉽지 않다"고 반박했다.

이어 "'탄핵에 찬성한 의원들을 찾아내자'고 하는 의원총회에서 자유로운 의견을 내긴 어렵다. 원내지도부에서 이런 목소리가 나오지 않도록 (환경을) 만들어주시는 것이 선행돼야 하는 일 아닌가"라며 "그런 문화가 없어진다면 말하지 말라고 해도 개인의 의사를 편하게 말씀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꼬집었다.

'탈당 권유'에 대해선 "가장 중요한 것은 보수당은 보수의 가치를 지켜나가는 것이다. 반대되는 부분이 있다면 비록 당론으로 정해졌다고 하더라도 보수의 가치를 지켜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탈당할 생각이 없다고 밝혔다.

또 '당에서 제명 등으로 탈당을 시키려고 하면 어떻게 대처할 건가'란 질문에는 "당론에 따르지 않다는 게 제명 사유라는 것에 동의하기 어렵다"며 "보수의 가치를 훼손하게 만든 사람이 저는 해당 행위자라고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징계한다면 가장 먼저 할 사람은 윤석열 대통령"이라고 말했다.

한편 공교롭게도 이날 국민의힘은 공석이었던 중앙윤리위원장에 여상원 변호사를 임명했다.

※CBS노컷뉴스는 여러분의 제보로 함께 세상을 바꿉니다. 각종 비리와 부당대우, 사건사고와 미담 등 모든 얘깃거리를 알려주세요.
  • 이메일 :jebo@cbs.co.kr
  • 카카오톡 :@노컷뉴스
  • 사이트 :https://url.kr/b71afn

CBS노컷뉴스 서민선 기자 sms@cbs.co.kr

▶ 기자와 카톡 채팅하기▶ 노컷뉴스 영상 구독하기

Copyright © 노컷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