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심’상 군대 못간다더니 성추행…오태양, 2심서 집행유예로 감형

2020년 서울 광진을 국회의원후보 공보물에 나온 미래당 오태양 대표. [선거관리위원회]

[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국내 최초 양심적 병역거부자이자 인권운동가로 이름을 알린 오태양(49) 전 미래당 공동대표가 술에 취한 여성을 성추행한 혐의로 기소돼 2심에서 집행유예로 감형됐다.

서울고법 형사14-2부(오영상·임종효·박혜선 부장판사)는 8일 추행약취·준강제추행 등 혐의로 기소된 오 전 대표에게 징역 2년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40시간의 성폭력 치료 강의 수강과 5년간 아동·청소년·장애인 관련 기관 취업제한도 명했다.

오 전 대표는 2022년 5월 15일 오후 11시께 술에 취해 길에 쓰러져 있는 20대 초반 여성을 인근 모텔로 데려가 성추행하고 지갑을 가져가 돌려주지 않은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오 전 대표가 피해여성과 함께 있었던 시간은 약 1시간30분이었다. 반면 오 전 대표는 피해자가 인도와 차도 경계에 있어 사고가 날 수 있어 도운 것이며, 추행한 사실이 없다고 주장했다.

2심에서는 유·무죄 부분에 대한 판단이 1심과는 달라졌다. 1심에서는 피해자의 속옷 등에서 오 전 대표의 DNA가 검출돼 모텔 안에서 추행이 이뤄졌다고 판단했으나 2심은 DNA가 ‘감정물 오염’ 때문일 가능성 등이 있다며 해당 부분을 무죄로 판단했다. 반면 1심에서 무죄로 본 이동과정에서 피해자 추행 혐의는 유죄로 판단했다. 이에 형량도 달라지게 됐다.

오 대표는 2001년 최초로 종교적 이유가 아닌 평화주의적 신념에 따라 ‘양심적 병역 거부’를 선언해 화제가 됐으며, 성소수자 인권 운동 등 사회운동가로 활동했다. 2020년 21대 총선과 이듬해 서울시장 선거에 출마했으나 낙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