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겜2 캐스팅 논란' 이병헌 "탑 추천 안해..그건 배우의 월권" 해명 [인터뷰 종합]

하수정 2025. 1. 8. 18:30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OSEN=하수정 기자] '오징어게임' 시즌2 이병헌이 절친으로 알려진 후배 탑(최승현)의 인맥 캐스팅 논란에 입을 열고 소신을 공개했다.

8일 오후 서울 종로구 소격동에 있는 카페에서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오징어게임2'의 주연배우 이병헌의 인터뷰가 진행됐다. 

2021년 9월 첫 선보인 '오징어게임'은 넷플릭스 47일간 전세계 1위, 1억 1100만 가구 시청, 약 1조 원의 수익 등 각종 신기록을 쓰면서 '한드' 역사를 갈아치웠다. 3년 만에 내놓은 시즌2는 복수를 다짐하고 다시 돌아와 게임에 참가하는 기훈(이정재 분)과 그를 맞이하는 프론트맨(이병헌 분)의 치열한 대결, 그리고 다시 시작되는 진짜 게임을 담았다. 제작비는 시즌1의 4배에 달하는 약 1,000억 원이 투입됐다고.

이병헌은 극 중 경찰 준호(위하준 분)의 형이자 베일을 벗은 프론트맨 인호로 분해 열연했다. 시즌1에선 검은 가면을 쓰고 참가자들을 관리하는 역할로 미스터리에 휩싸였지만, 시즌2는 가면을 벗고 신분을 속인 채 기훈 옆에서 함께 게임을 하는 참여하는 인물이다. 

넷플릭스 TOP10 투둠 웹사이트에 따르면, '오징어게임2'는 12월 30일부터 1월 5일까지 58,200,000 시청수(시청 시간을 작품의 총 러닝 타임으로 나눈 값)를 기록하며 넷플릭스 글로벌 TOP10 시리즈 부문 영어·비영어 통합 1위를 차지, 93개국 TOP10 리스트에 이름을 올렸다. 공개 첫 주 만에 넷플릭스 역대 최고 인기 시리즈(비영어) 7위에 등극한 '오징어게임2'는 11일 만에 126,200,000 시청수를 세우며 2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뿐만 아니라, 시즌1도 글로벌 TOP10 시리즈(비영어) 2위로 역주행하고 있다. 

시즌2의 주인공으로 평가받는 이병헌은 "사실 마음 가짐은 그렇게 달라지지 않았다. 그동안 카메오 출연을 몇 번 해봤는데, 이상하게 카메오를 할 때 질문이 더 많아진다. 서사가 없어서 어떤 삶을 살았는지, 어떤 신념을 가지고 했는지, 어떤 성격을 가졌는지 등 설명된 게 없다"며 "인물의 형태를 보고 싶고, 그래야 감정 상태에 젖어드는데, 기댈 곳이 없어서 연기하기가 힘들다. 그런 측면에서 따지면 시즌1에서 질문이 더 많았다. 황동혁 감독님도 '선배님이 워낙 질문이 많이 해서 서사가 완성된 것 같다'고 했다"고 밝혔다.

호불호 반응에 대해서는 "공개되고 호불호 반응이 있는데, 굉장히 갈린다. 어떤 사람은 실망이라고 하지만, 전체적으로 봤을 땐 놀랄 만한 반응이 아니었나 싶다. 여전히 어떤 경우는 적응될 것 같은데, 어떤 경우는 안되는 것도 있다"며 개인적으로 만족감을 표했다.

캐스팅 단계에선 논란도 있었다. '약쟁이 래퍼 타노스'를 연기한 탑은 2016년 대마초 흡입 혐의로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뒤 연기 활동을 접었다. 연예계 은퇴성 발언도 했지만, '오겜2'에 승선하며 "글로벌 작품에 인맥으로 캐스팅 된 것 아니냐?", "이정재와 이병헌의 친분을 통한 것이냐?" 등 의혹이 쏟아졌다. 당시 이정재는 적극적으로 나서 "절대 사실무근"이라고 해명하 바 있다.

처음으로 입을 연 이병헌은 "(추천 하거나) 그런 거 없다. 그때 입장을 밝히고 안 밝히고는 개인의 자유다. 항상 난 내 생각이 있다고 해서 목소리 내야 되는 사람은 아니다. 그리고 캐스팅에 대해서는 30년 넘게 배우로 일을 하면서 캐스팅 부분에 대해 배우가 얘기하는 건 월권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한 "물론 감독이 어떤 역할에 대해서 '파트너로 나오신 분을 이 역할에는 이 사람을 생각하고 있다. 어떠세요?' 할 때도 있다. 그건 감독님이 '이 사람의 역량이 어떠세요?'를 물어보는게 아니라, 그 이면에는 사적으로 관계가 안 좋은지를 파악하는 것도 있다. 두 사람이 끝까지 붙어서 연기해야 되니까 고려해야 한다. 그런 정도지 캐스팅에 대해 감독님한테 '이 역할을 이 사람이 맞는 거 같은데'라고 하는 건 월권"이라며 굳은 소신을 드러냈다.

탑의 연기는 공개 직후 '발연기 아니냐?' 등의 혹평이 나왔고, 반면 '캐릭터와 어울린다' 등 긍정적인 평가도 있었다. 이병헌은 "난 캐릭터가 보여줘여하는 부분을 다 보여줬다고 생각한다. 타노스는 이해되지 않는 기운과 게임장 안에서 약을 하는 등 '되게 특이한데 눈에 띄겠다' 싶었다. 인물이 여럿 나오는 시나리오를 읽으면, 이 배우는 누가 캐스팅 될지 모르지만 눈에 보이는 게 있고, 분량이 많은데도 안 보이는 게 있다. 타노스는 전자였다"고 말했다.

이병헌은 2009년 방송된 KBS2 드라마 '아이리스' 이후 탑과 재회했는데, 현장 분위기는 묻자 "적어도 나랑 같이 붙는 신은 현장에서 '같이 연습 해보자'고 했다. 연기에 대해 본인이 서툴다고 생각하면 '우리 맞춰보자'고 반복한다. 아무리 후배라도 연기를 두고 '이건 아니지~'라고 하는 건 월권 행위"라며 "이런 감정이 아닐까? 이렇게 말하지 않을까? 조심스러운 접근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앞서 이병헌은 2013년 동료 배우 이민정과 결혼해 2015년 첫 아들을 품에 안았으며, 이후 8년 만인 2023년 12월 둘째 딸을 출산해 많은 이들의 축하를 받았다. 최근 '오징어게임'을 접한 첫째 아들의 반응과 반백살에 얻은 막내 딸의 육아 근황도 언급했다.

그는 "(첫째를 키울 때와) 똑같은 것의 반복이다. 민정 씨가 아이를 봐줄 땐 '이야기꾼인가?' 싶다. 계속 무슨 이야기를 해주고, 스토리도 항상 다르다. '어떻게 저런 말들이 머릿속에 떠오르고, 저런게 나올까?' 싶다"며 "난 아기한테 하는 게 딱 두 가지다. 아이의 이름을 계속 부르거나 '아빠해 봐~' 그런다.(웃음) 그래서 와이프가 지겹다고 한다. 사실 난 달리 할 말이 없고, 생각이 안 난다. (와이프는) 아이들을 가르치는 유치원 선생님처럼 이야기가 생성되는데 난 아니다"고 고백했다.

이병헌은 아들도 '오징어게임'을 봤다며, "(풀버전은 청불이라 못보니까) 초등학교 형들한테 듣거나, 무슨 유튜브에서 장면, 장면만 나온 걸 본다. 그럼 그걸 보고 질문하는데, 설명해주기도 그렇다. 때론 아이가 들으면 안 되는 이야기도 있는데, 딱 그 이야기를 하더라"고 말했다.

이어 "어느 날 아들이 '아빠 프론트맨 자리 뺏긴다며?' 물으면서 걱정했다. 도대체 어디서 나온 이야기냐고 물었는데, 그건 너한테 얘기 못해준다고 했다. 어디서 듣냐고 했더니, 아는 형한테 들었다고 했다.(웃음) 프론트맨 자리를 뺏기고, 어떤 사람은 어떻게 되고..줄줄 얘기했다. 별의별 얘기를 다 물어보지만, 시원하게 얘기를 못해준다"고 답했다.

"시즌3는 아들한테도 함구하나?"는 질문에 이병헌은 "그런게 좋다. 걔한테 애기하면 전국 초등학생한테 다 퍼진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오겜2' 공개 전후로 달라진 반응에 대해 "평소 아들과 농구장, 축구장에 같이 간다. 민정 씨가 가거나 내가 가는데, '오겜'이 나오기 전후 아들의 태도가 달라졌다. '이렇게 가벼운 마음이었나?' 싶다.(웃음) '오겜'이 나오고 나한테 매달려서 떨어지지 않는다. 뽀뽀도 해주고 얼굴도 부빈다. 아들이 평소에도 그렇게 해주면 좋겠는데, 한 번도 본 적이 없다"며 환하게 웃었다. 

이병헌은 "예전에 '지아이조' 클립은 봤지만, 내 영화를 통으로 본 적은 없었다. 지난해 일주일 동안 내 영화의 특별전을 열어줬다. 일부러 아들을 데려갔고, 다 19금인데 '광해' 하나만 19금이 아니었다. 그때도 엄마 손을 안 붙잡고 아빠 손을 붙 잡더라. 그게 이틀 간다"고 털어놔 웃음을 안겼다.

'오징어게임2' 프로모션 차 미국에 간 이병헌은 현장에서 상상을 초월한 인기를 느꼈다고 했다. 할리우드 진출 1세대로서 감개무량했다고.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로 처음 시작했을 당시에 '나도 미국에서 뭔가 뿌리를 내리겠다'던가, '이제 할리우드 작품으로 승부를 보겠다'는 마음은 전혀 없었다. 호기심으로 갔다. 배우 인생에서 할리우드 작품을 경험할 수 있다는 게 의미가 있으니까. 고향을 떠나서 개척해나가는 입장에서 부담스럽긴 했지만 경험해보자는 생각이었다"고 했다.

이와 함께 이병헌은 "그때 '지아이조'를 찍고 '이제 전세계 모든 사람이 날 알아보겠구나. 이거 어떡하지?' 이런 생각도 했는데 아무도 못 알아보더라. 이후에도 그게 계속 반복됐다.(웃음) 이번에 '오징어게임2' 프로모션으로 LA를 갔을 때 팬들의 반응을 보면서 너무 감개무량했다"며 "영어 작품이 아닌 한국 동료들과 함께한 한국 작품으로 전세계 모든 사람에게 성원을 받고 사랑받는다고 생각하니 아이러니하면서도 감개무량한 느낌이다. 우리나라 K콘텐츠의 위상은 해외에 나가면 더 느낀다. 그래서 이제 BTS나 블랙핑크를 보면 '선배님'이라고 부를려고 한다"며 미소를 보였다.

한편 '오징어게임2'는 지난 12월 26일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됐고, 시즌3는 올여름 선보인다.

/ hsjssu@osen.co.kr

[사진] 넷플릭스 제공

Copyright © OSE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