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신사·이랜드 이어 이마트 '스투시'도 가짜…패션업계, 검증 논란 '몸살'

[스포츠한국 임현지 기자] "한국 의류 시장 전체가 지뢰밭이다."
무신사와 이랜드의 패딩 충전재 눈속임에 이어 이번엔 이마트가 가품 논란에 휩싸였다. 이마트 트레이더스에서 병행수입 제품으로 판매한 의류 브랜드 '스투시'가 가품인 것으로 밝혀지면서다. 이에 업계에서는 협력사가 제출한 서류만으로 제품 품질을 판단하는 유통 시스템을 개선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유튜브 채널 '상자의 신발상자' 운영자인 A씨는 최근 서울 노원구에 위치한 이마트 트레이더스 월계점에서 스투시 맨투맨 티셔츠를 9만9000원에 구입했다. 해당 제품은 공식 홈페이지에서 정가 17만9000원이다.
A씨는 이후 한국명품감정원과 리셀 플랫폼 '크림'에 정품 의뢰를 했으나 두 곳에서 모두 '가품' 판정을 받았다. A씨가 공개한 한국명품감정원 소견서에는 "로고 마감, 메인 라벨, 케어 라벨, 구성품이 정품과 상이해 위조품으로 소견된다"고 쓰여있다. 크림 역시 "상품이 검수에 불합격해 반송될 예정"이라고 안내했다.
A씨는 "신세계라는 그룹을 믿었는데 앞으로 어떻게 믿고 이마트 트레이더스에서 장을 봐야 할지 모르겠다"며 "스투시 옆에는 나이키와 뉴발란스, 푸마를 비롯해 프라다, 발리 시계 등 명품 제품들도 있었다. 잘 모르는 사람들은 어떻게 믿고 구매할 수가 있겠느냐"고 토로했다.

이마트 트레이더스는 앞서 지난 2023년 12월에도 '몽클레르' 패딩 2종이 가품으로 의심돼 상품 회수 조치를 한 바 있다. 해당 제품 역시 병행수입으로 판매했다. 당시 이마트 측은 병행수입 상품 프로세스를 전면 개선하고 품질 관리를 강화하겠다고 밝혔으나 1년 만에 유사한 사건이 되풀이됐다.
이에 대해 이마트 측은 "몽클레르 사건의 경우 트레이더스 '직매입' 상품이었다. 해당 사건 이후 직매입 상품은 판매 전에 정품 사전 검증을 진행하고 있다"며 "이번 스투시 상품은 협력업체가 판매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협력업체가 제출한 수입 신고 필증 등을 확인해 판매를 허용했으나 이 같은 일이 발생했다"며 "당사에서도 전문 기관에 정품 판정을 의뢰했다. 아직 결과는 나오지 않았으나 선제적으로 상품 판매를 중단하고 고객들에게 환불을 진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최근 패션업계에는 이 같은 가품, 품질 논란이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 무신사, 이랜드 같은 국내 유명 패션업체에서 판매한 제품에서 품질 문제가 불거지자 소비자 불만 역시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무신사는 입점 브랜드의 패딩 충전재 혼용률 오기재 이슈로 몸살을 앓았다. 특히 직접 투자한 인디 패션브랜드 '라퍼지스토어'는 패딩 충전재 허위 기재뿐만 아니라 가짜 'YKK 지퍼' 사용해 논란을 키웠다. 이에 무신사는 패딩 혼용률 허위광고를 전수조사하기로 했다.
이랜드월드의 '후아유' 역시 구스 다운 패딩에 '거위털 80%'라고 기재했으나 실제로는 거위털 30%, 오리털 70%로 드러나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입점 업체가 아닌 명백한 자사 브랜드에서 발생한 문제로, 조동주 이랜드월드 대표가 "앞으로 품질을 혁신하고 신뢰를 회복하도록 노력하겠다"고 직접 사과하기도 했다.
이 같은 일이 지속 발생하자 누리꾼들은 "유명 기업은 정품을 팔 것이라는 맹목적인 믿음이 깨지고 있다" "거위털 오기재는 명백한 소비자 기만" "한국 의류 시장 전체가 지뢰밭"이라는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일각에서는 병행수입 업체와 입점업체, 협력업체가 제출하는 서류만을 검토해 상품을 판매하는 방식을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주요 제품의 원재료와 제조 과정을 직접 검증하는 과정을 도입하고, 엄격하고 표준화된 검증 절차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한 패션업계 관계자는 "패션 기업의 품질 문제는 소비자 신뢰를 크게 훼손할 수 있는 심각한 사안"이라며 "협력업체를 선정하는 기준을 강화하는 것은 물론 업체에서 제출한 자료를 독립적인 제3자 검증 기관에 맡기고 정기 품질 검사, 디지털 인증 솔루션 도입 등을 시행해 투명성을 높여야한다"고 말했다.
스포츠한국 임현지 기자 limhj@hankook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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