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피설’ 쏟아지자 모습 드러낸 윤석열···관저 내 순시 카메라 포착
윤석열 대통령으로 추정되는 인물의 모습이 8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관저 내에서 포착됐다. 야당 인사들을 중심으로 ‘윤 대통령 도피설’이 쏟아진 직후 모습을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이날 오마이TV가 촬영한 영상을 보면, 윤 대통령으로 추정되는 인물은 이날 오후 12시53분쯤 관저로 올라가는 도로를 따라 내려와 진입이 차단된 구역까지 이동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곳은 앞서 체포영장 집행을 위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와 경찰 수사 인력이 진입했다가 경호처가 짠 인간 띠 등에 가로막혔던 이른바 ‘3차 저지선’이 구축됐던 곳이다.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윤 대통령의 모습이 포착된 것은 처음이다.
윤 대통령으로 추정되는 인물은 주변에 경호 인력을 대동하고 관저 영내 삼거리에 나타났다. 그는 관저에서 삼거리 방향으로 난 도로를 따라 걸어 내려온 뒤 3차 저지선에 멈춰 서서 양쪽을 둘러봤다. 이후 주변을 돌아보며 손짓을 하고 주변 인물들에게 발언하기도 했다. 그를 중심으로 주변에 선 인원들은 허리를 숙이거나 그가 건네는 말을 듣고 난 후 다른 방향으로 이동했다. 이 남성은 양팔과 다리를 넓게 벌리며 걷는 모습이었다. 도로를 따라 내려온 남성은 3차 저지선 인근을 돌아보며 약 7분쯤 머문 후 다시 관저 쪽으로 걸어 올라간 뒤 카메라 앵글에서 사라졌다.
이날 야권에선 윤 대통령 도주설을 제기했다. 안규백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K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윤 대통령이 이미 용산을 빠져나와서 제3의 장소에 도피해 있다고 듣고 있다”고 말했다. 같은 당 전현희 의원도 “내란 수괴 윤석열이 이미 관저에서 도주했다는 제보들이 있다. 사실이라면 참으로 추하고 비겁한 모습”이라고 했다.
전날 오동운 공수처장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윤 대통령이 도망갔을 가능성도 있다고 생각하느냐”라는 야당 의원 질의에 “여러 가지 가능성에 대해서 생각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어 ‘여러 가능성 중에 숨거나 도주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보는 것이냐’고 재차 묻자 “맞다”고 했다.
야권발 도주설이 제기된 날 윤 대통령 추정 인물이 모습을 드러낸 것을 두고, 계산된 행보라는 해석도 나온다. 지난 3일 수사기관의 체포영장 집행이 무산된 후 각 언론과 유튜브 채널을 통해 관저 영내 일부 구역이 외부에서 촬영된다는 사실은 익히 알려져 왔다. 일각에서는 원거리에서 구체적인 신원 파악이 어렵다는 점을 이용해 거취 파악을 오인하게 할 목적으로 대역을 동원한 것이라는 ‘윤 대통령 대역설’이 제기되기도 했다.
대통령실은 이날 관저 경내를 촬영한 오마이뉴스(오마이TV)를 고발했다. 대통령실은 공지를 통해 “허가를 받지 않고 무단으로 관저 일대를 촬영해 보도했다”며 “군사기지 및 군사시설보호법 위반”이라고 밝혔다.
권정혁 기자 kjh0516@kyunghyang.com, 박순봉 기자 gabgu@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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