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관저 진입 운명의 날은 10일?…경호처장 체포영장 카드 꺼낼수도

경호처장 3차 출석 시한 10일까지
불응 땐 체포영장 청구 가능성 높아져
경호처 차장도 2차 소환 불응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 집행에 나선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수사관들이 지난 3일 서울 한남동 대통령 관저 진입을 시도하고 있다. [이충우 기자]

특수공무집행방해 혐의로 입건된 대통령경호처 간부들이 경찰의 출석 요구에 연이어 불응하고 있다. 경찰은 경호처 간부들에게 3~4일 간격으로 또 다시 소환을 통보하며 강제수사 개시를 위한 요건을 갖추고 있다.

8일 경찰 국가수사본부 비상계엄 특별수사단에 따르면 김성훈 대통령경호처 차장은 이날 오전 10시까지 나오라고 한 2차 출석요구에도 응하지 않았다. 김 차장 측이 출석 일정을 조율하기 위해 경찰에 연락을 취하지는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박종준 대통령경호처장도 지난 7일 경찰의 2차 출석요구에 불응했다. 이에 경찰은 박 처장에게 오는 10일 오전 10시까지 출석할 것을 요구했다. 이는 박 처장의 변호인을 통해 경찰이 통보한 일정으로, 변호인 측과 조율해 정한 일시는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까지 경찰에 특수공무집행방해 혐의로 입건된 경호처 관계자는 박 처장, 김 차장, 이광우 경호본부장, 이진하 경비안전본부장 등 4명이다. 이들은 지난 3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윤석열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을 방해한 혐의를 받는다.

경호본부장은 지난 7일에 1차 소환에 불응해 오는 10일 오후 2시까지 출석할 것을 요구받은 상태고, 경비안전본부장은 8일 오후 2시를 1차 출석 요구 시한으로 통보받았다. 입건된 4명 중 출석 일정 조율을 이유로 경찰에 먼저 연락을 취한 사람은 아무도 없다.

입건된 경호처 간부들에게 경찰은 출석해 조사받을 것을 재차 요구하며 강제수사 개시를 위한 요건을 갖추고 있다. 통상적으로 형사사건에서 정당한 이유 없이 3번의 출석 요구를 거부한 피의자에 대해 수사기관은 체포영장 발부 또는 긴급체포 등 강제 수사 절차에 들어간다. 박종준 처장이 오는 10일 3차 출석 요구에도 불응한다면 경찰은 박 처장에 대한 체포영장을 신청해 강제수사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윤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 집행 재시도에 나서면 경찰은 영장 집행을 막는 경호처 직원들을 특수공무집행방해 혐의로 현행범 체포하는 방안에 무게를 두고 검토하고 있다. 만일 체포영장이 발부된다면 체포를 위한 명분도 충분해진다.

지난 3일 공수처가 영장 집행에 나섰던 당시 경찰은 박종준 처장 등 경호처 책임자들을 현행범으로 체포할 계획이었지만,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와의 이견으로 이를 실행하지 못했던 사례를 반복할 필요가 없어진다는 뜻이다.

2차 영장 집행을 완수하기 위한 방안으로는 ‘각개격파’ 방식이 거론되고 있다. 경호처가 체포영장 집행을 저지하고 있는 상황인 만큼 이들을 하나둘 한남동 관저 현장에서 떨어뜨려 저지선을 약화시킨다는 것이다. 경찰에 입건된 경호처 책임자들이 계속해서 출석 요구에 불응하는 경우 체포영장을 받아 경찰이 이들의 신병을 확보하는 방안이 일례로 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