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엄마, 친구 많이 사귀고 싶은데”…썰렁해진 초등 예비소집 [세상&]

안효정 2025. 1. 8. 0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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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일 오후 2시께 서울 서초구 원명초등학교.

교내 곳곳에는 '예비 초등학생'의 입학을 환영하는 문구가 전자판에 띄워져 있었고, 강당 앞은 노랑·파랑·분홍 형형색색의 풍선과 곰돌이 바람풍선들로 장식되어 있었다.

서울 지역 초등학교 입학 대상자는 지난 2023년 처음 6만명대로 줄어, 지난해엔 5만명대까지 떨어졌다.

적은 수였지만 학교를 찾은 '예비 초등학생'들은 다가오는 입학에 설레는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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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7일 서울 초교 입학생 예비소집일
아이들 웃음소리 없어 조용해진 강당
2025학년도 초등학교 신입생 예비소집일인 지난 6일 서울 서초구 원명초등학교에서 입학을 앞둔 어린이와 학부모가 취학통지서를 제출하고 있다. 안효정 기자.

[헤럴드경제=안효정 기자] ‘예비 학생 여러분! 서울 원명초등학교에 배정된 것을 환영합니다!’

지난 6일 오후 2시께 서울 서초구 원명초등학교. 교내 곳곳에는 ‘예비 초등학생’의 입학을 환영하는 문구가 전자판에 띄워져 있었고, 강당 앞은 노랑·파랑·분홍 형형색색의 풍선과 곰돌이 바람풍선들로 장식되어 있었다. 이날은 오는 3월 초등학교 1학년이 될 아이들이 학교에 첫 발을 들이는 신입생 예비소집일이다. 서울 지역 공립초등학교의 예비소집은 6~7일 양일간 진행된다.

하지만 주인공인 ‘예비 초등학생’들은 쉽게 나타나지 않았다. 부모님의 손을 꼭 잡은 아이들은 약 10분에 한 명 꼴로 등장했다. 아이들의 웃음소리로 가득차야 할 강당은 조용했고 한기가 돌기도 했다. 운동장을 가득 메운 입학식은 옛말이 된 상황이었다. 한 학부모는 “이 시간이면 아이들이 밀려올 줄 알았는데 어째 잠잠하다”라고 했다.

2025학년도 초등학교 신입생 예비소집일인 지난 6일 서울 서초구 원명초등학교. 교사들이 ‘예비 초등학생’들을 기다리고 있는 모습. 안효정 기자.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올해 서울 지역 초등학교 입학 대상자는 5만 3956명으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지난해(5만 9492명)보다도 9.3% 감소한 수치다. 출생아가 줄면서 입학생 수도 감소한 탓이다. 서울 지역 초등학교 입학 대상자는 지난 2023년 처음 6만명대로 줄어, 지난해엔 5만명대까지 떨어졌다.

올해 원명초에 입학하는 예비 초등학생 수는 164명이다. 한 학급당 25~27명씩 배정돼 총 7개반이 열릴 예정이다. 정성준 원명초 교감은 “올해 신입생 수는 작년(156명)보다 조금 늘었지만, 지난 2022년과 2023년에는 각각 186명, 183명이었다”면서 “그때에 비하면 20명 정도, 비율로 따지면 약 10% 정도 학생 수가 줄었다”라고 말했다.

적은 수였지만 학교를 찾은 ‘예비 초등학생’들은 다가오는 입학에 설레는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강당에 앉아있는 선생님을 보고 환한 미소를 보인 노찬영(6) 군은 “얼른 학교에서 공부하고 싶다”고 말했다. 찬영 군의 어머니 박미정(42) 씨가 “정말? 학교에서 공부 잘 할 수 있어?”라고 되묻자, 찬영 군은 이에 “응!”이라고 답하며 고개를 힘차게 끄덕였다.

풍선을 만지작거리던 김모(6) 군은 “학교에 들어가서도 줄넘기를 잘 할 수 있다”면서 “쌩쌩이하는 모습을 새로운 친구들한테 보여줄 것”이라고 했다. 김지유(6) 양은 “새로운 친구들이 많았으면 좋겠다. 친구들을 만나는 게 너무 기대되고 선생님이 착할지 아니면 안 착할지 궁금하다”라면서 밝게 웃었다.

2025학년도 초등학교 신입생 예비소집일인 지난 6일 서울 서초구 원명초등학교. 올해 3월 초등학교 입학을 앞둔 염태은(7) 양이 그의 오빠 염태민(10) 군과 교실 구경을 마친 뒤 전자칠판 앞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 안효정 기자.

강당에서 입학 안내 자료를 받은 학부모와 아이들은 1학년 교실을 구경하기도 했다. 교실 의자에 앉아보기도, 선생님 책상을 신기한 듯 둘러보기도 했다. ‘아빠, 이거 뭐야?’, “엄마, 나 이제 여기로 계속 오는거야?” 등 질문을 멈추지 않는 아이도 있었다.

1학년 2반을 꼼꼼히 살펴보던 염태은(7) 양은 “1학년 2반이 마음에 든다. 여기서 공부하고 싶다”고 수줍게 말했다. 이어 “이젠 오빠랑 같이 학교에 다닐 수 있어서 너무 좋다”면서 오빠 염태민(10) 군의 손을 잡았다. 이들은 교실 앞 전자칠판에서 기념사진을 찍기도 했다.

교실 구경을 마친 송라온(6) 양도 “언니랑 손 잡고 학교에 가는 게 소원이었다”면서 “언니가 다니는 학교에 오게 되어서 행복하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유치원 친구들이랑 헤어지는 게 아쉽다. 친한 친구들이랑 같은 반 되고 싶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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