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에 올라온 '모래시계', 티빙-웨이브 합병까지 불똥
아이즈 ize 이덕행 기자

지난 1일 넷플릭스에는 SBS 드라마 '모래시계'가 공개됐다. 올해 30주년을 맞은 '모래시계'는 평균 시청률 46%, 최고 시청률 64.5%를 기록한 작품이다. 그 전주 공개된 '오징어게임2'의 주인공 이정재의 풋풋했던 신인 시절을 볼 수 있다는 점에서도 화제를 모았다. 그 다움주에는 SBS의 대표 예능 '런닝맨'이 넷플릭스에 등장했다.
'모래시계'·'런닝맨' 뿐만 아니라 SBS의 다양한 콘텐츠는 우후죽순 넷플릭스에 올라오고 있다. 이는 SBS와 넷플릭스가 체결한 전략적 파트너십에 따른 결과다. SBS는 2025년 1월부터 6년간 신구작 드라마·예능·교양 프로그램을 넷플릭스에 공급한다. 2025년 하반기부터는 SBS 신작 드라마 가운데 일부를 넷플릭스로부터 투자받아 전 세계에 동시에 공개할 계획이다.

방문신 SBS 사장은 지난 2일 시무식 신년사를 통해 "지난해에는 조직개편과 넷플릭스와의 전략적 파트너십 체결 등 선제적 위기 대응에 전략적 초점을 맞췄다. 올해는 작년의 위기 대응을 성과의 결과물로 만들어내는 희망의 한 해가 되도록 하겠다"라고 강조했다.
이 같은 파트너십은 SBS와 넷플릭스 양측에게 긍정적인 효과를 낼 수 있다. SBS 입장에서는 제작비용을 충당하는 것은 물론 글로벌 플랫폼을 통한 해외 진출까지 노릴 수 있다. 넷플릭스는 매주 업데이트가 되고 고정적인 시청자층이 갖춰진 콘텐츠를 통해 이용자의 탈퇴를 막을 수 있다.

글로벌 OTT와 손잡은 건 SBS뿐만이 아니다. 넷플릭스에 SBS 콘텐츠가 공개되기 직전인 크리스마스 즈음, MBC는 '무빙'을 특별편성했다. 2023년 디즈니+에서 공개된 '무빙'은 20부작이라는 길이에도 불구하고 많은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았던 작품이다. 방송사에서 만든 콘텐츠가 글로벌 OTT로 진출하는 건 많았다. OTT 작품이 방송사에 진출한 경우도 없던 건 아니다. 쿠팡플레이 '하이드'와 '새벽 2시의 신데렐라'는 각각 JTBC와 채널A를 통해 전파를 탔다. 그러나 글로벌 OTT 작품이 지상파 방송으로 역수출된 건 상당히 이례적이다.
MBC는 이 전부터 글로벌 OTT와의 협업에 긍정적이었다. 앞서 넷플릭스로부터 투자를 받아 '피지컬: 100', '나는 신이다' 등의 콘텐츠를 제작했던 것이 대표적이다. 두 콘텐츠 모두 많은 시청자들에게 사랑을 받았고 양 측의 협업은 긍정적으로 평가됐다. 이번 '무빙' 사례는 투자가 아닌 다른 형태의 협업이다. 물론, 아직까지는 일회성 협업에 그치고 있지만, 결과가 계속해서 긍정적이라면 전방위적 파트너십을 체결할 가능성도 충분하다.

문제는 토종 OTT들이다. 특히 합병을 추진하던 티빙과 웨이브의 힘이 빠질 수 있다. 양 사의 합병설은 꾸준히 제기되어 왔다. 그리고 지난해 구체적인 논의를 통해 급물살을 타는 듯 보였다. 그러나 양측 주주사들의 의견이 엇갈리며 지지부진해졌고, 결국 해를 넘기게 됐다.
티빙의 모회사 CJ ENM이 웨이브 운영사 콘텐츠웨이브의 전환사채(CB) 상환에 1000억원을 지원하고 양사 간 '임원 겸임 기업결합심사'를 제출하는 등 합병 자체의 속도는 줄지 않고 있다.
티빙-웨이브 통합법인이 내세울 수 있는 강점 중 하나는 지상파 콘텐츠를 독점적으로 제공할 수 있다는 점이었다. 그러나 웨이브의 2대 주주이기도 한 SBS가 넷플릭스와 손을 잡으며 경쟁력이 일정 부분 약화됐다. SBS가 만족스러운 결과물을 낸다면 MBC는 물론 KBS 역시 흔들릴 수 있다.
물론, 지상파 독점 콘텐츠가 새 합병 법인의 유일한 무기는 아니기에 통합법인 출범 이후 투자를 확대한다면 충분히 경쟁력있는 OTT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 새해 벽두부터 OTT 시장이 급변하고 있는 가운데 티빙과 웨이브의 통합법인은 언제, 어떤 모습으로 나타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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