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힐 벗은 펠로시 [김태훈의 의미 또는 재미]

김태훈 2025. 1. 7. 1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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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힐은 뒷굽의 높이가 5㎝ 이상인 여성용 구두다.

슬리퍼처럼 편안한 신발을 신고 있어도 그렇게 오래 서 있으면 고역일 텐데, 펠로시는 하이힐을 착용한 채로 그 긴 연설을 끝마쳤다.

 80대의 펠로시가 하이힐을 고집하며 전혀 불편함을 내비치지 않는 것은 미 워싱턴 정가에서 일종의 미스터리로 통했다.

85세 생일을 2개월여 앞둔 펠로시한테 이제 하이힐 착용은 무리인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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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힐은 뒷굽의 높이가 5㎝ 이상인 여성용 구두다. 신발이 평평하지 않고 한쪽 끝만 높으니 얼핏 보기에도 신으면 몹시 불편할 듯하다. 사실 요즘에는 젊은 여성들도 예전처럼 하이힐을 애용하지 않는 분위기다. 하이힐을 신으면 빠른 이동이나 오래 걷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또 체중의 무려 90%가 발 앞쪽으로 쏠리는 통에 발과 발목 관절에 무리가 가서 각종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 오죽하면 정형외과 의사들이 하이힐을 ‘악마의 신발’이라고 부르겠는가.
낸시 펠로시 전 미국 하원의장이 굽 높은 하이힐을 신은 채 걷는 모습. 게티이미지 제공
2021년 5월 미국을 방문한 당시 문재인 대통령이 연방의회 의사당을 찾았을 때의 일이다. 행사를 모두 마친 다음 의사당에서 나가려고 출입문 쪽으로 가는 문 대통령 일행을 누군가 다급히 쫓아왔다. 다름아닌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이었다. 1940년생으로 당시 81세이던 펠로시는 굽이 높은 하이힐을 신었는데도 쏜살같이 달려가 문 대통령을 불러 세웠다. 자신의 보좌진 중 마침 한국계 미국인이 있어 그를 문 대통령에게 소개시키려고 벌인 소동이었다. 사람들은 보좌관에 대한 펠로시의 깊은 배려심보다도 고령의 나이에 하이힐을 착용하고 어떻게 그처럼 빨리 뛸 수 있는지에 더 놀라움을 표시했다.
펠로시는 하이힐 애호가로 유명하다. 그것도 흔히 ‘킬힐’로 불리는 굽 높이가 10㎝에 이르는 하이힐을 즐겨 신는다.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시절인 2018년 야당인 민주당의 하원 원내대표이던 그가 본회의장에서 무려 8시간 넘는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 연설을 한 적이 있다. 슬리퍼처럼 편안한 신발을 신고 있어도 그렇게 오래 서 있으면 고역일 텐데, 펠로시는 하이힐을 착용한 채로 그 긴 연설을 끝마쳤다. 80대의 펠로시가 하이힐을 고집하며 전혀 불편함을 내비치지 않는 것은 미 워싱턴 정가에서 일종의 미스터리로 통했다.
3일(현지시간) 낸시 펠로시 전 미국 하원의장이 트레이드 마크라 할 하이힐 대신 단화를 착용한 채 부축을 받으며 연방의회 하원 본회의장에 입장하고 있다. 그는 지난달 하이힐을 신은 상태로 계단에서 넘어져 다리를 크게 다쳤다. EPA연합뉴스
지난 3일 열린 미 하원 개원식에선 뜻밖의 광경이 목격됐다. 펠로시가 트레이드 마크라 할 굽 높은 하이힐 대신 평범한 단화를 신고 본회의장에 입장한 것이다. 이는 그가 지난달 유럽 출장 도중 하이힐을 신은 채 계단에서 넘어지는 바람에 고관절 골절상을 입었기 때문이다. 85세 생일을 2개월여 앞둔 펠로시한테 이제 하이힐 착용은 무리인 걸까. “누구나 하이힐을 포기하는 날이 오는데 펠로시에게도 마침내 그 순간이 왔다”는 워싱턴포스트(WP)의 보도를 보면 그런 것 같기도 하다. 물론 다리 건강이 가장 중요하겠으나, 펠로시가 하이힐을 더 오래 소화해 노년층에게 희망을 선사했으면 하는 바람도 있다.

김태훈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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