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①] 유연석 “‘지거전’ 채수빈과 실제 커플? 내 맘대로 되나”

김소연 스타투데이 기자(ksy70111@mkinternet.com) 2025. 1. 7. 1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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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연석은 드라마가 해외에서도 큰 사랑을 받았다며 기뻐했다. 사진| 킹콩 by 스타쉽
“이렇게 뜨거운 반응은 예상하지 못했어요. 감사한 마음뿐입니다.”

지난 4일 종영한 MBC 금토드라마 ‘지금 거신 전화는’(극본 김지운, 연출 박상우 위득규, 이하 ‘지거전’)은 협박 전화로 시작된, 정략결혼 3년 차 쇼윈도 부부 백사언(유연석 분), 홍희주(채수빈 분)의 시크릿 로맨스 스릴러를 담은 작품이다. 카카오페이지 동명 인기 웹소설을 원작으로 한 ‘지거전’은 ‘멜랑꼴리아’, ‘의사요한’ 등 탄탄한 작품을 쓴 김지운 작가와 ‘금혼령, 조선혼인금지령’ 등에서 감각적인 연출력을 보여준 박상우 감독이 의기투합해 안방극장에 선보였다.

‘지거전’에서 앵커 출신의 최연소 대통령실 대변인이자 차기 대권주자의 아들 백사언 역을 맡아 열연한 배우 유연석(40)을 지난 6일 서울 강남구 스타쉽 사옥에서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유연석은 “(매번) 기대를 가지고 작품을 시작하지만 결과를 예측할 수 없다. 이렇게 뜨거운 반응은 예상 못 했다.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도 OTT 상위 랭킹에 있단 말을 전해 듣고 놀라기도 했다. 공들여 촬영한 작품을 사랑해주셔서 감사한 마음뿐이다. 마지막 방송이 끝나고 해외 반응을 받았는데 남미, 동남아 등에서도 많은 사랑을 보내주셔서 감사할 따름이다”라고 종영 소감을 밝혔다.

‘지거전’은 웹소설을 바탕으로 한 만큼 다소 오글거리는 대사들도 많았다. 작품을 선택한 특별한 이유가 있을까. 유연석은 “그런 지점에 대해선 고려하지 않았다”고 웃으며 “스릴러 작품인 ‘운수 오진 날’을 촬영하던 때 작품이 들어와 검토했다. 로맨스 스릴러라고 하는데 대본을 보니 머릿속에서 너무 스릴러로 그려지더라. 초반 대본만 보면 차갑기도 하고”라고 회상했다.

이어 “그런데 제작진, 작가님과 이야기 해봤을 때는 사언의 히스토리가 벗겨지면서 로맨스가 강화된다더라. 제작사가 로코 장르를 많이 제작했던 곳이라 잘 만들어가겠다는 믿음도 있었다. 또 작가님이 설명해주신 캐릭터도 ‘냉철하고 차가워 보일 수 있지만 전사들이 보여지면서 다양한 면모를 보일 수 있는 캐릭터’라고 하셔서 선택했다”고 말했다.

극 중 백사언의 대사는 현실에서 흔히 쓰는 말투는 아니다. 유치하고 낯간지러울 수 있는 대사를 잘 소화한 비결은 뭘까. 유연석은 “저도 그런 (누리꾼) 반응들을 봤다”며 “대본을 보면서 어떻게 하면 담백하게 잘할 수 있을지 고민되는 지점도 있었다. 그런데 막상 촬영하면서 그 신이 다가올 때 즈음 되면 그런 말을 할 상태와 감정이 되어있더라”고 설명했다.

수 많은 대사 중 유연석이 꼽은 가장 놀라웠던 대사는 바로 마지막화에 나온 “나한테 벌주고 있는 거야”라는 말이란다. 유연석은 “그 대사를 봤을 때 작가님이 내게 또 숙제를 주셨구나 했다. 그 장면이 이 작품 맨 마지막 촬영이었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그러면서 “백사언이 희주에 대한 미안함을 가지고 재회를 하는거라 저절로 그 대사가 나오더라. 희주에게 준 피해들과 미안함, 죄책감들에 사무쳐 있는 상태라고 생각하니 나오더라”며 “너무 말들을 의미를 힘을 줘서 하진 않으려 했다. 대사 자체를 잘 전달하면 충분히 전달되겠다 했다”고 덧붙였다.

유연석은 “사언이 말투 ‘했군, 했나, 했지’ 등 일상 생활에서 잘 사용하지 않는 어미를 대사에 쓰인 그대로 소화하는 걸 보고 배우들도 처음엔 놀랐다고 하더라. 저는 작가님이 어미까지 고민하면서 썼다고 생각해서 지키려고 했다. 사언이의 전사가 좀 바뀌어 로맨스를 풀어갈 수 있게 되고 희주에 대한 본심이 드러날 때는 그런 어미를 안쓰고 자연스레, 부드럽게 말하려 했다”며 디테일한 부분까지 연기에 신경 썼음을 드러냈다.

상대역인 채수빈과 과한 텐션의 대사를 하다보면 서로가 서로의 웃음 참기 챌린지가 되는 경우가 있지 않았을까. 유연석은 “대본이 빨리 나오는 편이었다. 2~3부 촬영할 때 6부가 나오기도 했다. 냉랭한 초반부를 촬영 중인데 6부 대사가 뜨거워져 있는 걸 보면 어떻게 해야하나 고민했다. 초반엔 희주가 수어를 하다보니 독백처럼 연기했다. 이후 (간지러운 대사를) 할 즈음이 되니 감정 등 교류가 많아서 웃음을 참아야 할 상황은 없었다. 집중해서 촬영했다”고 이야기했다.

채수빈은 현장에서 유연석을 ‘유대장’이라고 불렀단다. 어떤 면에서 현장을 이끌었을까. 유연석은 “어머니, 아버지들이 계시지 않는 현장에선 제가 제일 선배였다. 감독님들과도 장면 이야기를 하고 어떻게 촬영할지 같이 회의하기도 했다”며 “또 제가 맛있는 걸 살 수 있으면 사고. 그래서 그렇게 불러주는 게 아닐까”라고 덧붙였다.

배우 유연석은 팬들의 드라마 과몰입에 “케미가 좋았다는 뜻”이라며 즐거워했다. 사진| 킹콩 by 스타쉽
백사언-홍희주, ‘사주 커플’의 넘치는 케미는 배우들 본체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졌다. 드라마에 과몰입한 팬들이 ‘실제로 사귀는 게 아니냐’는 반응을 보인 것. 이에 유연석은 “로맨스를 할 때 그렇게 봐주는 것은 케미가 좋았다는 뜻이니 고맙게 생각한다. 몰입해서 봐준 것”이라고 이해했다.

유연석은 해외 팬들도 SNS 댓글 등을 통해 “둘이 결혼하라”는 등 과몰입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것에 대해 “그걸 내 마음대로. 기대에 부응할 수 있겠느냐. (채수빈과 로맨스) 가능성은 없다. 이야기할 게 없다”며 웃었다. 그러면서 “진짜 많이 응원해주시는구나 싶었다. ‘지거전’은 스릴러지만 로맨스가 잘 보이길 원했다. 결국엔 사랑 이야기다. 그걸 이어주는 매개체가 스릴러인 것이고. 둘의 사랑에 (시청자들이) 끌려오길 바랐는데 응원을 보니 잘 끌려온 것 같다”고 덧붙였다.

시청자들의 과몰입에 불을 붙인건 바로 유연석이었다. ‘키스장인’이라는 수식어를 가진 유연석은 이번 작품에서도 설레는 키스신과 더불어 베드신까지 완벽하게 소화해낸 것. 유연석은 마지막화의 베드신을 언급하며 “대화도 없고 소통이 단절됐던 3년차 부부가 협박 전화를 통해 서로 감정을 확인하고 또 우여곡절 끝에 오랜 시간 떨어졌다가 만나게 되지 않나. 그래서 그게 그들의 진짜 첫날밤이지 않을까 싶었다. 오래된 커플의 첫날밤을 정말 아름답게, 공들여 촬영하고 싶었다. 그 신에 대해 고민 많이하고 희주랑도 공유했다. 예쁘게 나온 것 같다”며 노력이 많이 들어갔던 장면이라고 설명했다.

또 키스신들에 대해서는 “상황들이 다르다. 재회할 때, 행복해서, 프러포즈 받고 감격해서 등 감정 상태를 다르게 표현하려 했다. 시청자분들이 몰입해서 좋게 봐주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인터뷰②에서 계속]

[김소연 스타투데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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