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승차권 ‘노쇼’ 위약금 2배 된 이유는

설‧추석마다 20만 석이 빈자리…위약금 상향 필요성 지적
서울-부산 기준, 출발 3시간 이내 반환 시 1만2000원 부과

(시사저널=조유빈 기자)

해마다 명절을 앞두고 승차권 '예매 대란'이 벌어지고 있지만, 열차 운행이 임박해 승차권을 반환하는 '노쇼' 이용객으로 인해 승객들이 표를 구하지 못하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 이에 한국철도공사(코레일)가 올해 설 승차권의 노쇼 위약금을 2배로 상향하는 조치를 내놨다. 8일부터 일반 고객들의 명절 승차권 예매가 시작되는 상황에서, 위약금을 비롯해 예매 시 주의해야 할 점을 살펴봤다.

1월6일 서울 중구 서울역에 설 승차권 예매 안내문이 게시돼 있다. ⓒ연합뉴스

출발 3시간 내 20% 위약금 부과

코레일은 설 특별 수송 기간(1월24일~2월2일)의 승차권 환불 위약금을 2배 상향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열차 출발시각을 기준으로 출발 2일 전까지는 최저 위약금 400원을 받고, 1일 전은 영수 금액의 5%를 받는다. 당일의 경우 출발 3시간 전까지는 10%, 그 이후부터 출발시각 전까지는 20%, 출발 후 20분까지는 30%의 위약금을 받기로 했다.

이에 따라 서울-부산 구간 KTX 일반석을 기준으로 출발 3시간 이내에 승차권을 환불할 경우, 기존에는 승차권 가격 5만9800원의 10%인 6000원을 위약금으로 받았으나 설 특별 수송 기간 승차권의 경우 1만2000원을 받는다.

코레일이 이 같은 조치를 내놓은 배경에는 '노쇼' 문제가 있다. 명절 연휴 승차권은 보통 30분 내에 매진된다. 그러나 명절 기간 다량의 승차권을 선점해 예매한 승객들이 실제로 사용하지 않고 반환하는 노쇼가 잇따르면서, 필요한 승객들은 표를 구하지 못하고, 많은 좌석들은 빈 채로 운행되는 일이 늘어났다.

과거에도 매년 명절 승차권을 비롯한 승차권들이 운행 임박 시점에 반환돼 재판매되지 못하는 일이 이어지자, 국토교통부가 2018년 승차권 반환에 따른 위약금 부과 시점을 열차 출발 1시간 전에서 3시간 전으로 확대한 바 있다. 출발 3시간 전까지는 5%, 이후부터 출발 시간까지는 10%를 위약금으로 부과하면서 조기 반환을 유도하고, 많은 철도 이용자들에게 좌석 구매 기회가 돌아갈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였다.

그럼에도 명절 승차권 노쇼 문제가 이어지자 위약금 상향의 필요성이 거론됐다. 2019~2024년 설과 추석 연휴 기간 코레일 열차 반환율은 5년치 평균 판매량인 331만6619매 중 41%인 135만8496매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출발 직전까지 재판매되지 못한 승차권은 13만 매가 넘는다. 지난해 설 명절 때는 19만 매 이상의 승차권이 재판매되지 못하면서 사실상 빈자리로 운행됐고, 추석 특별 수송기간에도 24만 석이 공석으로 남았다.

코레일이 이번에 설 승차권 환불 위약금을 두 배로 올린 것은 3시간 전 반환율을 높이고 승객들이 재구매를 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열차 이용에 불편함이 없게 하겠다는 취지다. 이민성 코레일 고객마케팅단장은 "명절에 고향을 찾는 분들이 더 편하게 열차를 탈 수 있도록 시행하는 조치인만큼, 모두가 예약에 대한 책임을 다시금 공감하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설 승차권 예매 일정 ⓒ코레일 제공

설 특별 수송기간 열차 승차권 환불 위약금 ⓒ코레일 제공

8일부터 일반 고객 예매 시작…주의점은?

일반 예매는 오는 8일 7시~13시, 9일 7시~13시에 가능하다. 경부·경전·동해·대구·충북·중부내륙·경북선은 8일, 호남·전라·강릉·장항·중앙·태백·영동·서해·경춘선은 9일이다. 온라인을 통한 예매만 진행되며, 철도 회원만 예매할 수 있기 때문에 미리 회원가입을 해야 승차권을 구입할 수 있다.

예약한 승차권은 9일 15시부터 12일 24시까지 결제해야 한다. 결제가 되지 않은 승차권은 자동으로 취소되고, 예약 대기 신청자에게 배정된다. 판매되지 않은 잔여석은 9일 오후 3시부터 홈페이지나 코레일톡, 역 창구 등에서 일반 승차권처럼 구매할 수 있다.

앞서 6일부터 7일 오후 3시까지는 장애인, 국가유공자, PC·모바일 사용이 어려운 65세 이상자(2025년 2월2일 기준)을 대상으로 전화 예매와 온라인 예매가 진행됐다. 

코레일은 이번에 부정 예매와 불법 거래를 막기 위한 조치도 강화했다. 기존에는 매크로 사용이 의심되는 이용자를 20분간 이용정지 조치했으나, 이번 설부터는 3회 적발 시 강제 탈퇴 조치하기로 했다. 이 경우 3년 간 재가입도 불가능하며, 코레일 멤버십 혜택도 이용할 수 없다. 승차권 불법 거래에 대해서는 주요 온라인 중고 거래 플랫폼과 협력해 집중 모니터링을 하고, 정부와 협조해 암표 거래를 목적으로 하는 SNS 오픈채팅방 운영도 제한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