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김태효, 비상계엄 다음날 미 대사에게 ‘계엄 불가피’ 강변”…“가짜뉴스”
민주 정동영 “김 차장 거짓말 금방 드러날 것”
더불어민주당이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이 비상계엄 사태 다음날인 지난해 12월 4일 필립 골드버그 주한 미국대사와 통화하며 “반국가세력 척결을 위해 계엄이 불가피했다”는 취지로 말했다는 의혹을 7일 제기했다. 대통령실은 “명백한 허위 사실”이라고 반박했다.
민주당 내란극복·국정안정특별위원회의 외환유치 진상조사단장인 정동영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특위 회의에서 “골드버그 대사가 비상계엄 당일 국가정보원과 외교부, 국가안보실 등 온갖 정부 기관 관계자들에게 통화를 시도했지만 일체 통화가 안 됐다”라며 “비상계엄 해제 이후인 4일 유일하게 아침 시간 통화된 사람이 국가안전보장회의(NSC) 핵심으로 윤석열의 ‘뇌수’였다”고 말했다.
정 의원은 이어 “그 사람은 이미 비상계엄이 해제된 이후였음에도 골드버그 대사에게 ‘입법독재로 한국 사법행정시스템이 망가졌으며, 반국가세력을 척결하기 위해 계엄이 불가피했다’는 강변을 되풀이했다”며 “골드버그 대사는 그 얘기를 듣고 경악했다고 한다”고 말했다. 그는 골드버그 대사와 통화한 인물은 김 차장이라고 밝혔다.
그는 전날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우원식 국회의장을 방문한 자리에 한·미의원연맹 준비위원장 자격으로 동석했다면서 “그 자리에서 이 같은 얘기를 드렸다”고 말했다. 조승래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기자들과 만나 “(정 의원이) 공식적으로 들은 얘기인지 사석에서 들은 얘기인지는 확인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정 의원은 이날 회의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일으킨 이번 비상계엄이 ‘제2의 유신’을 선포하기 위한 조치였다며 이를 기획한 컨트롤타워를 찾아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그는 “영구집권 쿠데타를 위한 준비를 총괄한 기획자가 있다고 본다”라며 “지금은 숨어있는데, 이 부분을 밝혀내고 영구집권의 그림을 드러내야 한다”고 말했다.
대통령실은 강경 반박했다. 대통실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김 차장이 지난 달 4일이 아닌, 계엄이 선포된 지 얼마 지나지 않은 12월 3일 밤 골드버그 대사로부터 걸려온 전화를 받았다고 밝혔다. 대통령실은 “이 통화에서 김 차장은 육성으로 방송된 대통령 담화문 이외에 관련 사항에 대해 알고 있는 바가 없고 추후 상황을 지켜보면서 정부 간 소통을 이어가자고 했다”고 전했다.
대통령실은 “한동안 김 차장이 골드버그 대사의 전화를 받지 않았다는 허위 사실로 진실을 호도하더니 거짓으로 판명나자 이제 하지도 않은 말을 했다면서 허무맹랑한 가짜뉴스로 선전 선동을 이어가고 있다”면서 “한·미 동맹을 이간질하는 행태로 즉각 중단해야 한다. 강력히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정 의원은 “아주 믿을 수 있는 소스(출처)로부터 구체적으로 들은 것이고, 몇 번 확인한 끝에 공개한 것”이라고 재반박했다.
정 의원은 김 차장의 부인을 두고는 “박안수 계엄사령관 등 군 병력에 동원 명령을 내렸던 장성들이 처음에는 말을 맞춘 후 ‘사전에 몰랐고 방송을 통해 알았다’고 뻔뻔하게 거짓말했다”며 “김 차장은 이 거짓말을 똑같이 반복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김 차장이 노골적으로 거짓말하고 있다는 것이 금방 드러날 것”이라며 진상규명을 위한 수사를 촉구했다.
박용하 기자 yong14h@kyunghyang.com, 신주영 기자 jy@kyunghyang.com, 유새슬 기자 yoos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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