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광훈과 자매결연” “계엄 땐 조용하더니” 與 내부서도 관저 간 의원들 비판
유승민 “극우당 이미지…망하는 길로 가는 것”
지도부 김재섭 “尹 지키려다 보수 초가삼간 다 탄다”
친한계도 “계엄 찬성이냐 반대냐” “의원 자격 없어”
(시사저널=구민주 기자)
국민의힘 소속 의원 40여명이 지난 6일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체포영장 집행을 막고자 서울 한남동 대통령 관저 앞에 모인 데 대해 당 내부에서도 '극우'로 가는 길이라며 우려와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유승민 전 의원은 7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나와 "이건 망하는 길로 가는 것"이라며 "우리 당이 전광훈 목사가 하는 당하고 합당이나 자매결연을 하나 이런 생각이 들 정도다. (국민으로부터) 오해를 받을 수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공수처의 수사권이 잘못됐으면 공수처에 가서 항의할 순 있다. 헌법재판소가 잘못됐으면 헌재에 가서 항의할 수도 있다"며 "그런데 관저 앞에 가서 '대통령을 우리가 지키겠다'(고 한다). 헌법을 위반하고 법률을 위반한 죄인을 지키겠다는 거냐"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어느 한쪽을 맹목적으로 지지하지 않는 다수의 국민들은 어제(6일) 국민의힘 의원들의 모습을 보고 뭐라고 생각하실까"라며 "이게 우리 당이 지금 자꾸 빠져들고 있는 극우당의 이미지"라고 지적했다. 최근 보수층 결집 양상을 보이는 여론조사 결과에 대해서도 "착각이다. 저게 진실이라면 예컨대 우리가 계엄을 한 번 더 하면 지지율이 올라가냐"라며 "윤 대통령을 엄호하고 지지하는 그 국민들만 보고 정치를 하면 앞으로 아마 대선, 총선, 지방선거 판판이 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당 조직부총장인 김재섭 의원도 전날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동료 의원들의 관저행에 대해 "당연히 가면 안 된다"며 "지금 당은 (분위기에) 휩쓸리지 말고 국회에서 민주당과 갑론을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국회에서 민주당이랑 갑론을박을 해야지 우리가 광장정치의 한복판으로 뛰어들어 가버리면 국정도 더 혼란할 것 같고, 국민들도 불안하실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의원들이 현장에서 굉장히 과격한 발언을 쏟아내고 있다, 당의 중진이라는 분들이 저런 식으로 본인의 정치적 입지를 확인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짠하다"며 이 같은 당 분위기에 대해 "윤 대통령 지키려다 보수 초가삼간이 다 타고 있다"며 답답함을 표했다.
당내 친한(親한동훈)계에선 "국회의원 자격이 없다"며 강한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중진 조경태 의원은 전날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국회의원이 국민이 아닌 대통령을 위하고 대통령을 보호한다면 지역구 국민들이 뭐라고 하겠나"라며 "국회의원 자격이 있느냐"고 일갈했다.
조 의원은 "대통령은 왕이 아니다. 대통령은 국민이 5년간 권한을 위임한 사람에 불과하다. 결국 민주국가에서의 주권자 주인은 대통령이 아니고 국민이고, 주인인 국민을 지키는 게 당연한데 이 당연함이 지금 국민의힘에서 깨지고 있어 안타깝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위헌적 비상계엄에 대해 이분들이 위헌적인지 아닌지 판단을 잘 못하는 것 같다"며 "계엄이 잘못됐다고 한다면 이런 행동을 보이면 안 되지 않느냐"라고 꼬집었다.
또 다른 친한계 신지호 전 전략기획부총장도 이날 KBS라디오 《전격시사》에서 "40여명이라는 굉장히 예상보다 많은 숫자가 (관저를 향했다고) 언론에 나오던데, 12월3일 계엄 그날은 왜 그렇게 조용히들 있었나"라며 "이런 정도 용기와 결단력이 또 행동력이 있었으면 12월3일 그렇게 했어야 하는 거 아닌가. 순간적으로 그 정도 판단력이 안 되면 국회의원 해서는 안 된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그는 "만약에 우리 당에서 18명이 아닌 81명의 의원들이 본회의장에 들어와서 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을 통과시켰다면 역사가 바뀌었을 것"이라며 "계엄 옹호단이다, 내란 동조범이다 이런 얘기 들으며 국민적 질책을 받을 일도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대통령 탄핵에 대해서는 아주 격렬하게 찬반으로 부딪치면서 그걸로 한동훈 대표를 쫓아냈다"며 "한남동 관저에 간 40명의 국민의힘 의원들은 계엄에 찬성인지 반대인지를 모르겠다. 계엄이 정당했고 부정선거를 주장하는 전광훈 목사가 집회를 주도하는 한남동에 몰려갔으니 그 40명은 거기에 대한 입장도 밝혀야 한다"고 꼬집었다.
김기현‧나경원‧윤상현 등 국민의힘 의원 40여명은 전날 한남동 관저 앞에 모여 "공수처는 대통령 수사와 체포영장을 집행할 권한이 없다"며 "당연 무효"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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