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르면 2분기 반등…AI 소프트웨어·생태계 빅테크 유망”

신주희 2025. 1. 7. 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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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2기 관세 강화 국내증시에 부정적
‘뉴노멀’ 환율 1400원대…달러 강세 지속
브로드컴 및 소프트웨어 기업 급부상 중
올해도 미국 주식으로 자금 이탈 지속

2025년 국내 증시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시작된 악재로 상반기 부진과 하반기 반등이라는 ‘상저하고’ 흐름이 예상된다. 지난해 AI(인공지능)기술주를 중심으로 한 미국 주식으로의 자금 이탈 현상은 올해도 유효할 전망이다. 원/달러 환율 1400원대의 ‘뉴노멀’은 당분간 이어진다는 관측이다.

헤럴드경제는 7일 국내 증권사 5곳(삼성증권·미래에셋증권·한국투자증권·NH투자증권·키움증권)의 리서치센터장들게 ‘2025년 한국 증시 전망과 트럼프 당선에 따른 미국 증시 투자 전략’을 물었다.

이종형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코스피가 상반기 2400~3000포인트 박스권에 머물겠지만, 하반기에는 수출 턴어라운드와 이익 개선으로 상승세로 전환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일부 리서치센터장은 이르면 2분기부터 반등의 기회가 있다고 내다봤다. 조수홍 NH투자증권 센터장은 “기업 실적 전망치 하향 조정이 마무리되기 시작하고, 미국 감세 효과가 나오기 시작하면서 2분기부터 주가 반등 기회를 예상한다”고 말했다. 박희찬 미래에셋증권 리서치센터장 역시 “올해 한국 증시는 전반적인 상승 흐름을 예상한다”며 “지난해 이후 전세계 금리인하가 누적되면서 2025년 중 글로벌 경기 회복 전환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윤석모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올해 국내 증시를 결정할 3가지 요소로 ‘미국 경기’, ‘미 연방준비제도의 금리 인하 속도’, ‘주요국 정부 정책’을 지목했다.

윤 센터장은 “미국 경기 소프트랜딩 환경에서 연준 통화 완화 정책은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주요국의 경제 정책 불확실성은 기업 이익 가시성을 낮추는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세부적으로 미국 정부 정책 중에서는 관세 인상, IRA 보조금 폐지 등은 한국 기업이익 전망치를 하향 조정 요인이 될 것으로 분석했다.

▶뉴노멀 된 환율 1400원대…트럼프 취임 앞두고 달러 강세 지속=원/달러 환율이 1500원에 근접하는 ‘초강달러’ 현상은 나타나기 어려운 흐름이지만 트럼프 당선인의 취임을 앞두고 경기부양 기대 가능성에 따른 달러 강세는 지속될 전망이다.

이종형 센터장은 “단기적으로 달러 강세가 주춤해질 것으로 보이나 하반기 중반 이후 미국의 양호한 펀더멘털을 바탕으로 달러 강세 흐름이 재개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조수홍 센터장은 “경상 수급 회복 등 유동성 상황을 고려했을 때 1450원 이상의 환율 레벨은 지속되기 어렵다고 판단하며 오버슈팅이라고 본다”고 했다. 그러면서 “단기적으로는 트럼프 취임을 앞두고 신정부 하 재정 및 경기부양 기대 가능성에 따른 미국 우위(강달러) 전망이 지속되고 있는 만큼 상반기까지 원/달러 환율은 1400원 부근에서 횡보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현재는 한국의 달러 순공급 회복 대비 원화 약세가 심화한 상황으로, 강달러 이후 달러 지수가 하락 흐름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

박희찬 센터장은 원화 약세는 제한적이라고 전망하며 고환율에 따른 수출기업 수혜를 언급했다. 그는 “단기 정치적 혼란으로 환율이 높은 변동성을 경험하고 있지만, 앞으로의 원화 약세는 제한적일 전망”이라며 “한국의 달러 수급 상황은 양호한 편이고 금융투자금의 순유출이 진행 중이지만 경상수지 흑자가 상쇄해 줄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2기, “관세 정책, 美 무역적자 해소용보단 프렌드 쇼어링 목적”=주요 증권사 리서치센터장들은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정책이 미-중 무역 갈등, 관세 정책, 금융 규제 완화 등에서 증시에 영향을 미치는 핵심 요인으로 전망했다. 이 가운데에서도 트럼프 행정부의 가장 큰 변수로 지목된 정책은 대중국 관세 강화다.

이종형 센터장은 트럼프의 관세정책이 미국의 무역적자를 메우려는 방편이었지만 그의 1기 시절 내내 미국의 무역적자는 오히려 확대됐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이 센터장은 “2기 행정부에서는 무역적자 해소보다는 미국 중심의 공급망 구축(프렌드 쇼어링)을 위한 협상 카드로 활용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조수홍 센터장은 “트럼프는 중국의 기술 자립화를 견제하기 위해 전략적 디커플링(탈동조화)을 가속화할 것”이라며 “중국의 희토류 등 전략 자원 무기화 가능성까지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금융 규제 완화는 미국 증시에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반면, 박희찬 센터장은 “트럼프의 이민 정책 강화와 관세 인상은 미국 내 물가 상승과 연준의 금리 정책에 제약을 줄 수 있다”며 “국내 증시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대일본 정책도 살펴봐야 할 부분이다. 일본에 대한 관세 압박과 엔화 강세 유도 가능성은 글로벌 외환 시장의 변동성을 높일 수 있다.

조수홍 센터장은 “엔화 강세는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을 자극해 글로벌 증시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고 경고했다.

▶AI 기술주, ‘AI 칩’에서 ‘소프트웨어·생태계’로 확장=올해에도 미국ETF 및 지수 투자 쏠림 현상은 지속될 전망이다. 아울러 미국의 ‘AI 기술주’ 역시 올해도 서학 개미들의 뜨거운 관심사다. 변화가 있다면 지난해는 엔비디아와 브로드컴을 필두로한 ‘AI칩’ 관련 주가 급부상했다면 이제는 AI 생태계를 구축하는 기업으로 투자가 확대되고 있다는 점이다.

유종우 한국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2025년에도 안정성과 수익성 측면에서 우위에 있는 미국 증시로 자금이 이동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조수홍 센터장은 “미국은 AI 산업의 최전선에 있는 주요 기업들을 다수 보유하고 있다”며 “2025년에도 미국 ETF 및 지수 투자 쏠림 현상이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그는 “미국은 IT와 커뮤니케이션 섹터의 탄탄한 실적 전망과 함께 헬스케어, 산업재, 소비재 등 다양한 업종에서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이종형 센터장도 “AI 기술이 다양한 산업에 도입되면서 AI 투자 사이클이 2025년 내내 유지될 것”이라며 “AI 소프트웨어를 활용해 비용 효율화와 수익성을 극대화하는 기업들이 성과를 낼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희찬 센터장은 “미국 증시가 강세를 보이는 가운데 고환율 문제와 밸류에이션 부담이 제기되고 있어 인도, 한국, 중국 등 대안 시장으로 분산 투자가 시도될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AI 관련 빅테크주로는 맞춤형 반도체 설계 기업과 소프트웨어 기업들이 급부상하고 있다. 윤석모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맞춤형 반도체 설계 기업 가운데 브로드컴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그는 “AI 투자를 견인 중인 하이퍼스케일러들 모두 성능과 비용 최적화를 위해 커스텀 솔루션(ASIC)을 개발 중으로, 작년 하반기부터 시장의 관심이 커스텀 반도체 밸류체인으로 이동했다”고 했다.

더불어 빠른 데이터 이동을 위한 네트워크와 스토리지 환경 고도화의 고속 성장이 나타나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박희찬 센터장은 “AI 에이전트 도입이 본격화되면서 소프트웨어 기업들 매출 증가, 생산성 증가 등이 기대되는 한편 AI 생태계가 빠르게 확장하면서 반도체 전력기기 등에 대한 수요가 강하게 유지될 전망”이라고 했다.

조수홍 센터장은 “2025년은 피지컬 AI, 즉 AI와 사물을 결합한 로봇과 자율주행이 주요 테마가 될 것”이라며 “엔비디아, 테슬라, 아마존과 같은 기업들은 여전히 강력한 투자 대상”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소프트웨어 측면에서는 AI 에이전트, 에이전트 스웜(Agent Swarm, AI 에이전트를 연결해 복잡한 작업을 처리할 수 있도록 돕는 프레임워크)이 주목받고 있다”며 “디지털 자산 시장에서 AI 에이전트 트렌드를 반영하는 움직임이 보이며, 버추얼 프로토콜 관련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테크 기업에 관심을 가져야한다”고 말했다.

올해에는 ‘제2의 엔비디아’를 찾는 움직임도 활발하다. 박희찬 센터장은 “‘엔비디아 제품보다 더 효율적이거나 더 경제적인 반도체를 개발할 수 있을 것인가’, ‘생성 AI를 활용한 강력한 플랫폼을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인가’가 관건”이라고 설명했다.

윤석모 센터장은 “지금까지 AI 모델을 만드는 데 필요한 인프라 투자에 초점을 맞추어 엔비디아로 관심이 집중됐다면 이제는 AI 모델을 활용한 서비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라며 “2025년은 이익이 AI 기술을 공급하는 곳에서 AI 기술의 혜택을 받는 쪽으로 확산하기 시작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했다. 그는 아마존, 월마트, 비자 등 AI를 적극 도입하는 어플리케이션이 수혜 대상이라고 내다봤다.

신주희·김민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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