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청은 “2년 전 모두 폐기”…윤석열 직통 ‘조지호 비화폰’ 정체는?

이지혜 기자 2025. 1. 7.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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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계엄 당시 조지호 경찰청장이 '비화폰'을 통해 윤석열 대통령과 수시 소통한 정황이 드러난 가운데, 경찰청은 '경찰청장 비화폰'을 2023년에 폐기했다고 밝혔다.

경찰청은 조 청장이 사용한 비화폰의 정체를 "모른다"는 입장이라, 대통령실이 '비상계엄 준비용'으로 조 청장에게 비화폰을 따로 건넸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앞서 김봉식 서울경찰청장은 특수단 조사에서 계엄 한 달 전인 지난해 11월에 박종준 대통령 경호처장으로부터 비화폰을 받았다고 진술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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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실 ‘계엄용’ 비화폰 지급 가능성 제기
지난해 10월21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미근동 경찰청에서 열린 제79주년 경찰의 날 기념식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조지호 경찰청장, 이상민 행안부 장관이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비상계엄 당시 조지호 경찰청장이 ‘비화폰’을 통해 윤석열 대통령과 수시 소통한 정황이 드러난 가운데, 경찰청은 ‘경찰청장 비화폰’을 2023년에 폐기했다고 밝혔다. 경찰청은 조 청장이 사용한 비화폰의 정체를 “모른다”는 입장이라, 대통령실이 ‘비상계엄 준비용’으로 조 청장에게 비화폰을 따로 건넸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경찰청은 7일 “과거 경찰청장이 사용하던 안보폰은 지난 2023년 4월 폐기 조처했고, 조지호 청장이 사용한 비화폰은 경찰이 관리하는 비화폰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경찰이 ‘안보폰’이라고 부르는 비화폰 76대를 처음 도입한 건 2014년이다. 이후 경찰 내 비화폰은 시도경찰청장 등에만 19대 운영되도록 규모를 크게 줄였고, 그마저도 2023년 4월 전부 파기했다. 파기 당시에도 2012년형 기종인 ‘삼성 갤럭시 에스(S)3’을 쓸 정도로 구형폰이라 사용률은 저조한데 비용만 든다는 이유였다.

비상계엄 당일 조 청장은 윤 대통령으로부터 ‘국회의원을 체포하라’는 지시를 6차례 받았는데, 모두 비화폰으로 이뤄졌다고 밝힌 바 있다. 경찰청은 “경찰청장과 서울경찰청장이 대통령과 통화했다는 비화폰은 경찰청이 관리 대상이 아니며 전혀 알지 못한다”는 입장이다. 이호영 경찰청장 직무대행도 전날 기자 간담회에서 “저는 직무대행이지만 비화폰은 없다”고 밝히기도 했다. 비화폰은 통화 녹음이 불가능하며, 통화 내용도 암호화하는 등 도·감청 방지 기능을 갖춘 보안용 휴대전화다.

경찰청장 비화폰이 일찍이 파기됐던 것으로 드러나면서, 조 청장이 비상계엄을 위해 비화폰을 수령한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된다. 실제로 조 청장의 비화폰 서버는 대통령 경호처에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경찰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등이 모인 공조수사본부는 지난달 18일 조 청장 비화폰 서버를 확보하기 위해 대통령 경호처 압수수색에 나섰으나, 경호처의 ‘불승낙’으로 실패했다.

앞서 김봉식 서울경찰청장은 특수단 조사에서 계엄 한 달 전인 지난해 11월에 박종준 대통령 경호처장으로부터 비화폰을 받았다고 진술하기도 했다. 김 청장은 비화폰 수령 배경에 대해 “언론이 윤 대통령 골프장 관련 보도를 해 대통령 경호 문제가 있었다”고 진술했으나, 특수단은 이때부터 비상계엄을 위한 경찰력 동원 계획이 구체화됐을 가능성도 들여다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지혜 기자 godo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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