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CEO들이 던진 ‘위기’ ‘혁신’ ‘이순신 리더십’ 메시지

2025. 1. 7.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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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회장이 6일 그룹 신년회에서 '위기'를 14차례나 언급하며 현재 경영 환경을 '퍼펙트 스톰'으로 묘사했다.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SK그룹 회장)도 같은 날 서울시 신년인사회에서 관세·인플레·AI(인공지능) 등 3개의 폭풍에 직면해 있다고 했다.

최태원 회장이 AI를 국가 경쟁력을 좌우할 핵심 요소로 보고 서울시에 새로운 AI 인프라 마련과 기술 실험 확대를 주문한 것도 이런 위기의식을 반영한 것으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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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회장이 6일 그룹 신년회에서 ‘위기’를 14차례나 언급하며 현재 경영 환경을 ‘퍼펙트 스톰’으로 묘사했다.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SK그룹 회장)도 같은 날 서울시 신년인사회에서 관세·인플레·AI(인공지능) 등 3개의 폭풍에 직면해 있다고 했다. 기업이 마주한 위기의 심각성을 드러낸 것이다.

정 회장이 언급한 것처럼 지금 시장은 생존 자체가 위협받을 수 있을 정도로 우리 기업에겐 힘든 상황이다. 중국의 비야디(BYD)와 미국 테슬라는 자동차 산업 판도를 빠르게 바꾸고 있다. 특히 BYD는 기술력까지 갖춘 저가 공세로 테슬라를 제치고 전세계 전기차 1위를 꿰찼다. 올해 국내 시장에도 야심차게 진출할 예정이다. 유럽 전통 강자인 폭스바겐그룹의 독일 내 공장 폐쇄, 스텔란티스 경영난 등 중국발 공세의 위기감이 남의 일이 아니다. 정 회장의 발언은 이런 상황에서 자칫 멈칫하다간 파도에 쓸려나갈 수 있다는 우려를 반영한 것이다.

AI 기술 발전은 더 위협적이다. 시장의 경쟁 양상을 완전히 뒤바꿔 놓고 있다. 일본은 제조업 강국의 강점을 바탕으로 AI로 산업 부활을 노리고 있고 중국은 AI 강자로 내년 출시 예정인 하늘을 나는 자동차까지 놀라운 결과물들을 속속 내놓고 있다. 기술 진보가 가속화하는 상황에서 AI가 산업판도를 확확 바꾸고 있는 것이다. 최태원 회장이 AI를 국가 경쟁력을 좌우할 핵심 요소로 보고 서울시에 새로운 AI 인프라 마련과 기술 실험 확대를 주문한 것도 이런 위기의식을 반영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기업이 전통적인 강점만 유지하다가 뒤로 밀리는 건 시간 문제다. 그런 면에서 정 회장이 제시한 이순신 리더십은 주목할 필요가 있다. 변화하는 전황 속에서 유연하게 대응하고 전투의 세부 사항까지 철저히 챙기면서 큰 그림을 놓치지 않는 용의주도함과 통찰력, 결정력이야말로 복합 위기에 처한 기업들에게 꼭 필요한 역량이라 할 만하다.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혁신의 리더십인 셈이다.

지금 한국 경제가 처한 상황은 온통 잿빛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 차기 정부의 관세정책과 미중 무역 갈등, 내수 침체와 수출 둔화, 물가·환율 불안까지 암울하다. 정국 불안으로 경제 심리는 더 악화해 글로벌 투자은행들이 올해 경제성장률을 잇따라 내리면서 1%대 저성장이 예고된 상태다. 당장의 경제 위기 극복은 물론이고 전면적이고 장기적인 국가 경쟁력 제고가 필요한 시점이다. 이런 중차대한 시기에 정치권은 경제는 안중에도 없이 대통령 탄핵 수사·재판을 놓고 정쟁만 벌이고 있으니 답답한 노릇이다. 각국이 빛의 속도로 달리는데 우리만 과거로 퇴행하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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