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투족 눈물”… 작년 강제처분된 주식 1위는?
삼성전자, 433억원 반대매매 1위… 이차전지株 상위권
반대매매로 추가 하락… 현·선물 괴리율 커진 영향도
지난해 하반기 국내 증시가 폭락하면서 ‘빚투’(빚내서 투자)에 나섰던 투자자들의 주식이 대규모 반대매매 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많이 반대매매 당한 종목은 삼성전자였다. 그 외 개인투자자 비중이 높고 주가가 크게 하락한 포스코홀딩스, 에코프로비엠 등 이차전지 종목의 반대매매 규모가 컸다.
6일 한 의원실을 통해 금융감독원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자산 총계 기준 국내 상위 10곳 증권사(미래에셋·한투·KB·NH·삼성·메리츠·신한·하나·키움·유안타)의 작년 신용융자 거래 반대매매 규모(2024년 1월 2일~12월 19일)는 1조4685억원으로 집계됐다.
작년 상반기 반대매매 규모는 5521억원이었지만, 하반기에는 그 규모가 두 배 가까이 급증했다. 지난해 8월 증시가 대폭락한 ‘블랙 먼데이’ 사태와 12월 초 비상계엄 선포 등 악재가 잇따르면서 증시가 급락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신용거래 반대매매는 투자자가 증권사로부터 돈을 빌려 주식을 산 뒤 주가가 담보비율 아래로 떨어지면 증권사가 대출해 준 돈을 회수하기 위해 이를 강제매각하는 절차다. 투자자는 신용거래를 이용해 본인이 가진 돈보다 많은 주식을 매수할 수 있어 수익률을 극대화할 수 있지만, 반대매매가 진행되면 투자 원금도 대부분 날리기 때문에 큰 손해를 입게 된다. 현재 신용융자 거래 반대매매 규모는 따로 공개되지 않고 있다.
반대매매 규모를 살펴보면 작년 8월에 월별 최대치인 2602억원을 기록했다. 당시 ‘블랙 먼데이’ 사태가 터지며 8월 5일 하루에만 코스피 지수가 8.8%, 코스닥 지수는 11.3% 급락했다.
이후 주가 약세가 이어지면서 ▲9월 1133억원 ▲10월1165억원 ▲11월 1870억원 ▲12월 928억원 등 연말까지 1000억원 안팎의 반대매매가 나왔다. 집계되지 않은 12월 말 반대매매 규모까지 합치면 전체 금액은 더 늘어났을 것으로 예상된다. 작년 7월 11일 2891.35까지 올랐던 코스피 지수는 폐장일인 12월 30일 2399.49까지 떨어졌다. 이는 고점 대비 17% 하락한 수치다. 코스닥은 연중 고점(916.09) 대비 26% 내렸다.
반대매매가 가장 많이 이뤄진 종목은 삼성전자로, 금액은 433억원이었다. 삼성전자는 작년 7월 9일 8만7800원까지 오른 뒤 연말 5만3200원까지 내리며 40% 급락했다. 이차전지주인 포스코홀딩스(253억원·2위), 에코프로비엠(223억원·3위), 에코프로(194억원·5위), 포스코퓨처엠(172억원·6위) 등도 상위권을 차지했다.
그 외 SK하이닉스(198억원·4위), 두산에너빌리티(145억원·7위), 유한양행(141억원, 8위), 셀트리온(135억원·9위), LG화학(125억원·10위)이 반대매매 10위 안에 이름을 올렸다.
주가 하락에 따라 발생한 반대매매 규모가 커지면 주가가 추가 하락하는 원인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주식이 시가보다 낮은 가격에 대량 매도되기 때문이다. 이에 급증한 반대매매가 주가 하락 압력을 더 키웠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상호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유동성이 받쳐주지 못한 증시 상황에 반대매매로 인한 대규모 투매가 나오면 다시 주가 하락으로 이어지는 흐름이 나타나게 된다”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공매도 거래가 어려워지면서 선물 가격이 현물(주식)보다 낮아지는 ‘백워데이션(Backwardation)’ 현상이 심화하자, 주가 변동성이 커졌다는 지적이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공매도가 금지된 기간 동안 일부 종목에서 선물과 현물 가격 사이의 괴리율이 높아졌다”며 “현물 매도 포지션을 잡기 어려운 상황에 (증시 하락으로) 선물 가격까지 흔들리면 마진콜(추가 증거금 요구)이 발생하는 경우가 발생해 시장 변동성이 더 커진 영향도 있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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