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2기 주한 미국대사에 한국계 미셸 박 스틸 전 의원 등 거론

1955년생으로 1975년 미국 이주
LA 폭동 겪으며 한국계 정계 진출 절감
2021년부터 4년간 하원의원 역임
조셉 윤 대북정책특별대표, 대리 대사

미셸 박 스틸 전 하원의원이 지지자들과 만나고 있다.[미셸 전 의원 인스타그램 캡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오는 20일(현지시간) 취임을 앞둔 가운데 트럼프 2기 행정부 첫 주한 미국대사로 재선 연방 하원의원 출신인 한국계 미셸 박 스틸 전 의원(박은주) 등이 거론되고 있다.

6일(현지시간) 워싱턴 외교가에 따르면 스틸 전 의원, 앨리슨 후커 전 국가안보 부보좌관, 전직 외교관 등이 거론되고 있다.

1955년 서울에서 태어난 스틸 전 의원은 1975년 가족과 함께 미국으로 이주했다. 평범한 주부였던 스틸 전 의원은 로스앤젤레스(LA) 폭동 사태를 계기로 한국계의 정계 진출 필요성을 절감하면서 정치에 관심을 갖게 됐다.

캘리포니아주 공화당 의장을 지낸 남편 숀 스틸 변호사의 도움을 받아 정치권에 입문했고, 캘리포니아주 조세형평국 선출 위원, 오렌지카운티 수퍼바이저(행정책임자) 등을 역임했다.

이후 2021년부터 4년간 연방 하원의원을 지냈으나 지난해 11월 선거에서 600여표 차이로 석패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선거 직전인 지난해 10월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 올린 글에서 스틸 전 의원에 대해 “가족과 함께 공산주의에서 탈출한 미국 우선주의 애국자”라면서 공식 지지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친트럼프 인사인 마이크 존슨 현 하원의장, 케빈 매카시 전 하원의장 등 공화당 하원 전·현직 지도부도 사적으로 트럼프 당선인에게 스틸 전 의원을 주한미국 대사로 추천한 것으로 알려졌다.

스틸 전 의원은 연방정부 부처의 차관 등 정무직에 임명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스틸 전 의원과 함께 트럼프 1기 정부에서 북미 정상회담에 관여했던 후커 전 부보좌관도 주한 미국대사 후보로 거론된다.

그는 트럼프 1기 정부 때 국가안보보좌관을 지냈고, 2기 정부의 여러 외교·안보 직책 후보로 거론된 로버트 오브라이언 전 국가보좌관의 측근이기도 하다.

또 후커 전 부보좌관은 오브라이언 전 보좌관이 회장으로 있는 미국글로벌전략(AGS)의 선임 부회장이다.

앞서 트럼프 당선인은 지난달 5일 주중대사에 데이비드 퍼듀 전 연방 상원의원, 같은 달 16일 주일대사로 조지 글래스 전 포르투갈 대사를 각각 내정했다.

주한대사는 아직 발표하지 않았다.

바이든 정부는 필립 골드버그 현 주한 미국대사 퇴직에 따라 한국계인 조셉 윤 전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를 임시 대리 대사로 파견하기로 했다.

윤 임시 대리 대사는 국무부 내부 절차를 마치고 이르면 이번 주에 부임할 것으로 전해졌다.

통상 현직 대사가 이임할 경우 공관 차석 대사가 대사 대리로 업무를 수행하기 때문에 윤 전 대표를 임시 대리 대사로 한국에 보내는 것은 이례적이다.

이를 두고 아그레망(외교사절에 대한 사전 동의), 상원 인준 등의 절차로 정식 대사를 임명하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리는 상황을 고려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바이든 정부는 윤 전 대표를 임시 대리 대사로 파견하는 문제를 사전에 트럼프 인수위팀과 협의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