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동강 난 러 유조선서 기름 콸콸… 돌고래 32마리 떼죽음
러시아 남부 케르치해협에서 침몰한 러시아 유조선의 기름 유출로 돌고래 32마리가 떼죽음한 것으로 나타났다.
6일(현지 시각) AP통신에 따르면, 러시아 흑해 연안 소치에 본부를 둔 러시아 델파 돌고래 구조연구소는 전날 텔레그램에 3주 전 침몰한 러시아 유조선 2척에서 유출된 기름으로 돌고래 32마리가 죽은 것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달 15일 러시아 남부 크라스노다르와 크림반도 사이의 케르치 해협에서 러시아 유조선 볼고네프트 212호와 239호가 침몰했다. 당시 볼고네프트 212호는 저등급 중유 4300t을, 239호는 연료유 4000t을 실은 상태였다. 이 사고로 212호 승무원 1명이 숨졌고, 239호 탑승자 14명은 전원 구조됐다.
두 선박에서 유출된 정확한 기름의 양은 아직 파악되지 않았으나, 텔레그램 등 소셜미디어에 올라온 사고 현장 영상에는 두 토막 나 수직으로 가라앉고 있는 유조선 잔해에서 검은 기름이 계속 바다로 쏟아져 나오는 모습이 담겼다. 또 러시아 국영 채널 베스티가 보도한 영상에는 기름을 뒤집어쓴 새 여러 마리가 날개를 펄럭이며 날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장면이 포착됐다.
연구소는 “비상사태 선포 이후 고래목 동물 61마리가 사망한 것으로 기록됐다”며 “사체 상태로 미뤄 29마리는 기름 유출 전에 죽었을 것으로 추정되고, 32마리는 기름 유출과 관련 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케르치해협은 아조프해 내륙에서 흑해로 가는 통로를 제공하는 중요한 글로벌 해상 운송로로 알려져 있다. 2014년 모스크바가 이 반도를 합병한 이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갈등의 핵심 지점이자,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격렬한 군사 충돌의 현장이기도 했다.
또 이곳은 돌고래 등 해양 포유류가 대거 이동해 생태학적으로도 중요한 지역인 것으로 알려졌다. 생태 및 진화 연구소의 드미트리 글라조프는 러시아 타스통신에 “선박에서 유출된 기름이 케르치해협 생태의 핵심 지점을 찔렀다고 말할 수 있다”고 했다. 기름이 계속 바다로 쏟아진다면 이미 2년 넘게 이어진 전쟁의 결과로 환경 오염이 심각해진 흑해에 더 큰 환경 재앙이 닥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러시아 비상사태부는 지난 5일 크라스노다르 아나파와 템류크 지역 해안에서 9만6000t 이상의 오염된 모래와 흙을 제거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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