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달러 환율부담에도 미장이 답”… 서학개미 올해도 총알 장전[서정훈의 월가토크]
올 美 경제성장률 상대적 견조
자금 모이며 통화가치 상승압박
트럼프 2기 출범, 강달러 지지
고율관세가 환율 변동성 증폭
달러 내려도 글로벌경기 ‘호황’
투자자들 美주식 매수세 커져


“‘강(强) 달러 시대’, 서학개미들의 투자 전략은?”
최근 달러 가치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고 있지만, 우리나라를 비롯한 많은 비(非)미국인들은 환차손을 걱정하기보다 ‘미국 증시 쇼핑’에 열을 올리고 있다. 달러 가치가 오르든 내리든 미국 증시 매력도가 높다는 판단 때문인데, 올해도 달러로 미국 증시에 투자하는 서학개미는 더 늘어날 분위기다.
◇‘상대국 대비 美 경제성장률’ 올해도 높아, 강달러 압박 = 2025년 미국 경제 성장률은 2.1%로, 올해 2.7%보다 다소 둔화될 것으로 보인다. 반면, 유럽의 주요 경제국인 독일과 프랑스는 1% 성장률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마이너스 성장률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일본과 중국 또한 침체된 경기를 부양하기 위한 정책 마련에 고심 중이다. 국가별 경기 구도의 차이는 통화정책 차별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지난 1992년 ‘헤지펀드의 전설’ 조지 소로스가 영국 파운드화 약세에 베팅하며 막대한 수익을 올린 사례도 당시 영국 경제의 취약성이 그 전략을 뒷받침했기 때문에 가능했다.
미국 경제는 지금까지 예상보다 견조한 흐름을 지속하면서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우려를 다시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에 미 연방준비제도(Fed)도 지난해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금리 인하 속도를 늦추겠다고 공언했다. 반대로 유럽중앙은행(ECB)은 경기 침체를 방어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금리 인하를 추진하고 있으며, 중국 런민(人民)은행 역시 부양적인 통화정책을 예고한 상황이다. 그간 여타 통화 당국 대비 보수적인 정책을 구사해 왔던 영란은행(BOE)도 영국의 경기 둔화를 고려하면 정책 전환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결국, 미국의 금리는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다른 주요 경제권의 금리는 낮아질 가능성이 크다. 글로벌 유동성은 높은 금리를 따라 이동할 수밖에 없으며, 결과적으로 자금이 모이는 곳(미국)의 통화는 가치가 상승할 수밖에 없다. 현재는 달러가 대상이다.

◇도널드 트럼프 2기 출범, 환율 변동성 증폭 요인 = 글로벌 투자를 고려할 때 주요 요소 중 하나인 환율이 최근 높아진 것은 투자 결정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반면, 달러 가치가 크게 하락해 미국 주식 투자의 매력을 현저히 떨어뜨릴 가능성은 작다. 이는 미국 경제가 상대적으로 견조하다는 평가에 기반한 판단이다.
‘자국 중심주의’를 표방하는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출범이 달러 강세를 지지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감세와 규제 완화 등이 미국 경기를 더욱 자극할 수 있다는 점은 물론이고, 모든 국가를 대상으로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트럼프의 정책은 환율 변동성을 증폭시킬 수 있다. 2018년 대중 무역 분쟁 당시, 중국 수출 기업에 대한 대규모 관세 부과로 인해 위안화가 달러 대비 큰 폭으로 절하된 사례가 대표적이다. 만약, 트럼프 2기 정부가 관세 적용 대상을 중국 외 다른 국가로 확대한다면 환율시장은 달러를 강세로, 그리고 여타 미국의 수입국 통화들은 약세로 조정하기 시작할 것이다. 세계에서 가장 큰 시장인 미국에 지속 수출을 유지하기 위해선 가격 경쟁력을 유지하는 것이 필수이고, 이를 위해선 자국 통화의 평가 절하가 필연적이기 때문이다.
◇강 달러 상관없이 美 증시는 올해도 ‘매력적’ = 일부에서는 트럼프 당선인이 달러 약세 정책을 추진할 가능성을 언급하기도 한다. 하지만 현재의 국제금융 환경은 국가 간 합의만으로 환율을 통제하기에는 지나치게 복잡하기 때문에 정책적 의지로 달러 약세를 유도하기에는 한계가 분명하다. 여기에, 트럼프 2기 행정부는 조 바이든 정부의 인플레이션 통제 실패를 기반으로 출범했다는 점도 이전과 다른 점이다. 달러 약세는 수입 물가 상승을 초래할 가능성이 크고, 이는 트럼프 당선인에게도 정치적 부담이 될 수 있다. 또 달러 강세는 미국 외 국가들에 재정적 압박을 가중시키고, 미국이 외교 협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한다. 협상의 대가로 자부하는 트럼프 당선인이 이를 간과할 가능성은 작다.
만약, 달러가 추세적으로 약세를 보이더라도 환율 차이에 따른 손해보다는 더 높은 증시 수익이 예상된다. 대표적 안전자산인 달러가 약세를 나타낸다면 이는 글로벌 경기가 호황임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이 경우 전 세계에서 가장 생산성이 높은 경제권인 미국의 글로벌 경기 호황이 불가피하다. 결국, 달러 가치 방향성과 별개로 현재 시점에서 달러로 미국 주식을 매수하는 것은 전략적 유용성이 높다는 판단이 나온다. 비미국인들이 적극적으로 미국 주식을 매수하는 이유 중 하나이며, 미국 내 투자자들 역시 굳이 미국 바깥에서 투자 기회를 모색할 필요를 느끼지 않을 것이다.
◇ 서정훈 삼성증권 글로벌주식팀장
△국제재무분석사(CFA) △서강대 경제학 석사 △2006년 삼성증권 입사 △전 삼성증권 투자정보팀 △현 삼성증권 글로벌주식팀 팀장
삼성증권 글로벌주식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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