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군, 드론 피하려 러 주민 내쫓고 은신…노인들 추위 속 방치"

집에서 살던 러 노인들은 추위에 방치…집은 북한군 은신처 됐다

러시아 쿠르스크의 한 민가에서 북한군이 드론을 피하기 위해 주민을 내쫓고 집 안에 들어가고 있다. (사진은 인폼네팜 영상 갈무리)

(서울=뉴스1) 김지완 기자 = 러시아 쿠르스크 지역에 파병된 북한군이 드론(무인기) 감시를 피하기 위해 민가로 은신하고 주민들을 내쫓았다는 증언과 영상이 공개됐다.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전쟁 상황을 전해 온 텔레그램 채널 '인폼네팜'(InformNaplam)은 6일(현지시간) 북한군으로 추정되는 인물이 민가로 들어가는 장면과 주민들이 집 밖으로 나오는 모습을 찍은 영상을 공개했다.

영상에서 빨간색 옷을 입은 주민 2명이 집을 나온 뒤 북한군으로 추정되는 군복 차림의 인물이 주민들과 잠시 대화를 나누고 집 안에 들어간다.

인폼네팜은 드론으로 감시를 수행한 군인을 인용해 "쿠르스크 지역의 마흐노브카 마을에서 북한군이 지역 주민(러시아인)들을 집에서 몰아내고 숨는 장면을 녹화했다"며 "지역 노인들은 추위에 방치됐고 그들의 집은 북한군의 은신처가 됐다"고 전했다. 마흐노브카 마을은 러시아군과 우크라이나군이 격렬한 전투를 치르고 있는 곳이다.

영상에 등장하는 군인에 대해 인폼네팜은 "데이터를 여러 번 확인했고 실수는 있을 수 없다. 러시아 해병대였다면 데이터에 표시가 됐을 것"이라며 그가 북한군이라는 확신을 드러냈다. 우크라이나군도 영상에 대해 "그들의 독특한 외모뿐만 아니라 다른 정보 데이터를 통해 그들이 러시아인이 아닌 한국인임을 확실히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우크라이나 제8특수작전연대 미하일로 마카루크 작전하사는 이 영상을 봤고 인폼네팜이 전한 내용이 사실이라고 주장했다. 다만 RFA는 영상의 진위를 자체적으로 확인하지 못했고, 영상에 대한 질문에 미국 국무부는 6일 오후까지 답하지 않았다.

한편 북한군은 1인칭 시점(FPV) 드론으로 인해 큰 피해를 입고 있다. 지난 3일 우크라이나 국방부 군사정보국(DIU)은 파병된 북한군이 우크라이나군 드론 공격에 속수무책으로 당해 사기가 떨어지고 새해 전날 만취하는 사례가 발견됐다고 밝혔다. 2일 우크라이나 매체 '이보케이션 인포'는 북한군 고위 장교가 막대한 병력 손실을 조사하기 위해 쿠르스크에 파견됐다고 보도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3~4일 마흐노브카 마을에서 러시아군이 낙하산 부대와 북한군 보병으로 이루어진 1개 대대를 잃었다고 밝혔다. 러시아군의 병력 손실은 약 1510명에 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그는 5일 미국의 렉스 프리드먼 팟캐스트 인터뷰에서 북한군 사상자가 3800명에 이른다고 주장한 바 있다.

gw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