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신 김에 도수치료나 한 번 받고 가시죠”…건보 비적용 치료 연 22조

심희진 기자(edge@mk.co.kr) 2025. 1. 7. 0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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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전체 의료기관의 비급여 진료비가 지난해 22조6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권병기 복지부 필수의료지원관은 "지난해 처음 시행한 비급여 보고제도가 전체 의료기관의 적극적인 협조로 안정적으로 정착되고 있다"며 "의료계를 포함한 전문가들과 비급여 관리 방안을 논의하고 있는데, 필수의료를 강화하는 의료체계와 조화를 이룰 수 있는 개혁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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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급여 진료비 1위 도수치료
8000원부터 50만원 고무줄
도수치료. [사진 = 연합뉴스]
국내 전체 의료기관의 비급여 진료비가 지난해 22조6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비급여 진료비 1위인 도수치료는 8000원부터 50만원까지 ‘고무줄 가격’이 책정돼 의료기관에 따라 최대 62.5배나 차이가 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분석 결과는 전체 의료기관의 비급여 진료비 현황을 분석한 첫 통계자료다.

비급여 진료비는 환자들이 전액 부담해야 하는 의료비인 데다 연간 수조 원에 달하는 실손의료보험 적자의 주범으로 지목되는 만큼 이를 체계적으로 관리·감독할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는 오는 9일 비급여 관리 방안 등에 관한 공청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한 2차 의료개혁안을 내놓을 예정이다.

6일 보건복지부와 국민건강보험공단이 ‘2024년 상반기 비급여 보고제도’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3월 기준 1068개 항목의 비급여 진료비는 1조8869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를 연간으로 환산하면 22조6425억원 규모에 달한다. 같은 날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비급여 가격 실태 및 합리화 방안 이용자 설문’을 발표했는데, 국민 10명 중 8명(84%)은 천차만별인 비급여 진료비를 통제해야 한다고 답했다.

비급여 진료란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아 환자가 진료비 전액을 부담해야 하는 의료행위를 말한다. 병원이 자체적으로 금액을 정하기 때문에 기관마다 가격이 다르다. 의료기관 종류별로는 치과의원이 7414억원(39.3%)으로 비급여 진료비 규모가 가장 컸다. 의원 4316억원(22.9%), 병원 2616억원(13.9%), 한의원 1417억원(7.5%)이 뒤를 이었다.

항목별로 살펴보면 의과 분야에선 도수치료 진료비가 1208억원(13.0%)으로 가장 많았고, 체외충격파치료비 700억원(7.5%), 1인실 상급병실료 523억원(5.6%) 등으로 파악됐다. 치과 분야에선 임플란트(지르코니아) 진료비가 2722억원(34%)으로 가장 컸고, 크라운(지르코니아) 1610억원(20.1%), 치과교정(기타 부정교합의 고정식 포괄적 치과교정) 419억원(5.2%)이 뒤를 이었다.

한의과 분야에선 한약첩약과 한방생약제제(한약첩약) 진료비가 1209억원(76.7%)으로 가장 컸다. 약침술(경혈) 151억원(9.6%), 한약첩약과 한방생약제제(기타) 128억원(8.1%) 등이 뒤를 이었다.

정부는 2023년 9월 비급여 정보에 대한 국민의 알권리와 의료선택권을 보장하기 위해 ‘비급여 보고제도’를 만들었다. 초반에는 병원급 의료기관에 한해 비급여 진료 내용을 보고하도록 했으나, 지난해 3월 대상 기관을 의원급을 포함한 전체 의료기관으로 확대했다. 보고 항목도 기존 594개에서 1068개로 늘렸다.

권병기 복지부 필수의료지원관은 “지난해 처음 시행한 비급여 보고제도가 전체 의료기관의 적극적인 협조로 안정적으로 정착되고 있다”며 “의료계를 포함한 전문가들과 비급여 관리 방안을 논의하고 있는데, 필수의료를 강화하는 의료체계와 조화를 이룰 수 있는 개혁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정부는 이달 말 ‘비급여 통합 포털’(가칭)을 개설해 비급여 의료행위의 가격과 안전성, 유효성 등을 평가한 결과를 공개한다. 또 비중증 과잉 비급여에 대한 집중관리 방안을 오는 9일 열리는 공청회를 거쳐 2차 의료개혁 실행 방안에 포함해 발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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