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배드민턴 새해 출발부터 '국제적 망신' 초유의 감독-코치 공백사태

최만식 2025. 1. 7.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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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희망찬 새출발을 다짐하는 이때, 한국 배드민턴은 여전히 우울하다.

세계랭킹 1위를 보유한 한국 배드민턴이 새해 첫 국제대회에 출정했지만 대표팀 감독-코치가 없는 초유의 사태로 국제적 망신을 초래한 것으로 드러났다.

6일 스포츠조선 취재를 종합하면 한국 배드민턴대표팀은 국가대표팀 감독-코치가 공석인 상태로 7일부터 시작하는 1월 4개 국제대회에 출전할 계획이다.

새 집행부를 결성하고, 대표팀 감독-코치의 재임용 여부를 재심의하기까지 최소 1개월 이상 소요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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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올림픽 출전을 위해 출국할 당시 배드민턴대표팀. 연합뉴스
안세영이 2024년 파리올림픽에서 여자단식 금메달을 딴 뒤 김학균 감독과 로니 코치와 함께 감격의 눈물을 흘리고 있다. 파리(프랑스)=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

[스포츠조선 최만식 기자] 새해 희망찬 새출발을 다짐하는 이때, 한국 배드민턴은 여전히 우울하다. 세계랭킹 1위를 보유한 한국 배드민턴이 새해 첫 국제대회에 출정했지만 대표팀 감독-코치가 없는 초유의 사태로 국제적 망신을 초래한 것으로 드러났다.

6일 스포츠조선 취재를 종합하면 한국 배드민턴대표팀은 국가대표팀 감독-코치가 공석인 상태로 7일부터 시작하는 1월 4개 국제대회에 출전할 계획이다. 7일부터 12일까지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열리는 2025년 첫 국제대회 '말레이시아오픈(슈퍼1000)'을 시작으로 인도오픈(슈퍼750·14~19일), 인도네시아마스터즈(슈퍼500·21~26일), 태국마스터즈(슈퍼300·1월28~2월2일) 등 이른바 '동남아투어'가 펼쳐진다.

이들 대회에는 여자단식 세계 1위 안세영(삼성생명)을 비롯해 여자복식 세계 2위 이소희(인천국제공한)-백하나(MG새마을금고) 등 국가대표 1진들이 출전한다. 특히 서승재-김원호(이상 삼성생명), 강민혁(삼성생명)-진용(요넥스)은 올들어 새롭게 남자복식조를 결성해 중요한 테스트 기회로 삼을 예정이어서 지도자의 손길이 절실한 상황이다.

안세영과 로니 코치. 안세영 인스타그램 캡처

하지만 이번 대표팀 투어에는 정식 감독-코치가 아무도 없다. 외국인 지도자로 단식을 전담하는 로니 아구스티누스 코치(47·인도네시아)만 남아 있을 뿐이다. 로니 코치는 비자 재발급으로 다시 귀국해야 하기 때문에 인도오픈까지만 지도할 수 있다. 배드민턴협회는 임시 방편으로 선수들의 소속팀 지도자가 이번 국제대회에 동행하도록 협조 요청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감독-코치가 무더기 공석인 기형적인 사태는 김택규 회장 시절 전임 집행부가 자초한 것이다. 김 회장은 지난달 중순 차기 협회장 선거 재선 도전을 위해 회장직을 반납, 직무정지된 상태다. 김 회장이 직무정지되기 직전 대표팀 감독-코치의 재임용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불정공 시비를 불러일으켰다. 김학균 감독을 비롯해 한동성 이경원(이상 복식 담당) 정훈민 성지현(이상 단식 담당) 코치 등 5명의 코칭스태프 임기는 작년 12월 31일까지였다. 이들은 임기 만료로 대표팀을 떠났고, 후임 지도자 선임이 무산되면서 공백 사태가 생겼다.

후임 지도자 선임이 무산된 것은 전임 협회 집행부가 김 감독 등 기존 코칭스태프에 대한 재임용 평가를 실시하면서 규정 위반, 불공정 평가 시비를 불러일으켜 문화체육광광부, 대한체육회 등 상급기관에 민원이 접수됐기 때문이다. 김 감독과 한동성 이경원 코치는 지난달 9일 협회가 성 코치(재임용 판정)를 제외한 4명에 대해 재임용 불가 판정을 통보하자 강력 반발하며 협회의 부실행정을 고발한 바 있다.

2024년 10월 24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서 질의 답변하고 있는 김택규 회장. 연합뉴스

이후 김 회장은 선거 출마를 위해 회장직을 내려놓았고, 김영복 부회장이 회장 직무대행을 맡았다. 김영복 회장 직무대행은 김 감독 등의 민원 제기에 대해 일리가 있다고 판단하고 차기 회장 집행부에서 재심의하도록 조치했다.

차기 회장 선거는 오는 16일 열린다. 새 집행부를 결성하고, 대표팀 감독-코치의 재임용 여부를 재심의하기까지 최소 1개월 이상 소요될 전망이다. 새로운 감독-코치를 공개모집하더라도 1개월 이상 공모기간을 거쳐야 하는 의무 규정도 있다. 2월에는 아시아선수권과 유럽대회가 예정돼 있어 대표팀 코칭스태프 공백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한국 배드민턴의 경기력에 악영향을 끼칠 우려가 크다. 협회 임원진 관계자는 "전임 집행부에서 단추를 잘못 끼우는 바람에 선수들만 애꿎은 피해를 당하고 있다"며 "누구도 책임지려는 사람이 없다는 게 더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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