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상목 탄핵' 카드 만지작…민주, 역풍 우려에 강행 주저

김경민 기자 2025. 1. 7. 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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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제2의 내란 행위 엄정하게 책임 물어야"
박지원 "불만 있지만 최상목 탄핵 얘기는 성급"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 News1 이재명 기자

(서울=뉴스1) 김경민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경제부총리 탄핵을 놓고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 상설특검 후보자 추천의뢰 등 문제로 당내 비토 여론이 확산하고 있지만, 자칫 '대대행 체제'까지 흔든다는 줄탄핵 역풍 우려에 쉽사리 행동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

7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은 최 권한대행에 대한 탄핵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전날 의원총회에서 "대통령 권한대행의 질서 파괴 행위, 제2의 내란 행위에 대해 우리가 엄정하게 책임을 물어야 하지 않을까 심각하게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이 대표가 의원총회에서 직접 공개 발언에 나선 것은 다소 이례적이란 평가가 많다. 그만큼 현 시국에 대한 답답함을 방증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당 지도부 차원에서 최 권한대행 탄핵 여부를 결정 짓진 않았다. 잇따른 탄핵으로 부정적인 여론이 확산될 가능성을 고려하는 걸로 보인다.

만약 민주당이 최 권한대행 탄핵안을 발의하면 12·3 비상계엄 후에만 8번 째가 된다.

앞서 민주당은 지난달 4일 윤 대통령에 대한 1차 탄핵안과 김용현 국방부 장관에 대한 탄핵안을 발의했다. 비상계엄의 책임을 묻기 위해 이후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박성재 법무부 장관 △조지호 경찰청장 △윤 대통령 △한덕수 국무총리 등에 대한 탄핵안을 제출했다. 이 중 윤 대통령에 대한 1차 탄핵안은 정족수 미달로, 김용현 전 장관과 이상민 전 장관의 탄핵안은 표결 전 사퇴로 각각 폐기됐다.

일단 대내외 여건이 심상치 않다. 탄핵 정국으로 인한 불확실성에 글로벌 강달러가 더해지며 환율은 급등하고, 내수 경제는 얼어붙고 있다. 트럼프 2기 행정부는 한국을 제외한 동아시아 주요국들과 활발한 소통을 예고함에 따라 한국 패싱 우려가 커지고 있다. 북한이 동해상으로 중거리급 탄도미사일 1발을 발사하며 새해 첫 무력도발에 나서는 등 안보 위기감도 고조된다.

더구나 거대 양당 지지도가 사실상 윤 대통령 탄핵 이전 수준으로 회귀한 점도 민주당이 섣부른 강공 일변도로 나서는데 큰 부담으로 작용한다.

12·3 비상계엄 직후인 지난달 5~6일 여론조사 전문업체 리얼미터가 에너지 경제 의뢰로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1012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12월 1주 차 정당 지지도 조사에서 민주당은 47.6%였으며 국민의힘은 26.2%였다. 양당의 격차는 21.4%P로 윤석열 정부 출범 후 최대 차로 벌어졌다.

하지만 지난 2~3일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100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1월 1주 차 정당 지지도 조사에서 민주당은 45.2%였고 국민의힘은 34.4%로 집계됐다. 양당 간 차이는 10.8%P로 다시 좁혀졌다.

당내 중진 의원들도 최 권한대행이 2차 내란에 방조하고 있다는 데에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지만, 탄핵 추진에 대한 시각은 엇갈리고 있다.

6선 추미애 의원은 "최 권한대행은 한시 빨리 내란 수괴를 체포할 수 있도록 권한과 책무를 다해야 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국회가 가진 국정 정상화를 위한 마지막 수단인 탄핵까지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반면 5선 박지원 의원은 "최 권한대행이 헌법재판관 2명을 임명해 8인 체제로 만들어 준 것은 인정해야 한다"면서 "최 권한대행에 굉장한 불만을 갖고 있고, 나도 SNS를 통해 비열한 태도를 비난했지만, 민주당에서 최 대행의 탄핵을 얘기하는 건 성급하다"고 신중한 판단을 주문했다.

기사에 인용한 여론조사의 표본 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P다. 응답률은 12월 1주 차는 4.8%, 1월 1주 차는 4.9%다. 무선(97%)·유선(3%) 자동응답 방식, 무작위 생성 표집틀을 통한 임의 전화걸기 방법으로 실시했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km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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