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리포트]②최대 실적 속 '값싼 안전' 추구한 LCC '안전불감증'
[편집자주] 국내 저비용항공사(LCC)를 향한 불안감이 감돈다. 경제 논리보다 정치 논리로 지방공항이 설치됐고, 공항 적자를 만회하기 위해 지역 거점 항공사가 필요하단 논리에 최소 요건만 갖춘 LCC가 난립했다. 코로나19로 각국 하늘길이 막히기 전까지는 밀려드는 관광객 덕분에 그나마 설득력이 있었다. 하지만 봉쇄 이후엔 '필수업종'의 위기를 막기 위해 국민의 혈세를 쏟아부었고, 현재는 생존 기로를 마주하며 무리한 날갯짓을 이어가는 '잠재적 골칫덩이'로 전락했다.
2003년 한성항공(현 티웨이항공) 출범 이후 국내 LCC 산업은 일본과 동남아 등 중·단거리 여객 수요를 바탕으로 20여년 동안 성장을 거듭했다. 초기에는 대형항공사(FSC)에 비해 지나치게 낮은 가격과 상대적으로 작은 기체 규모로 인해 안전에 대한 불안감이 존재했지만 '저렴한 가격'이라는 경쟁력이 우려를 뒷전으로 밀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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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스피릿 항공은 최근 최고가 요금제인 '고 빅'(Go Big) 패키지를 도입했다. 고 빅은 넓은 좌석과 무료 Wi-FI, 무제한 스낵·음료(주류 포함)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며 총 4가지 요금제를 운용한다.
유럽의 라이언에어는 돈이 되는 것이라면 무엇이든 판매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승객에게 물 한 잔조차 무료로 제공하지 않으며 화장실 이용료, 공항 수속 수수료 등 항공권 외의 모든 서비스에 추가 요금을 부과한다. 또 기내 사물함과 테이블, 항공기 외부 등 다양한 곳에 광고를 부착해 매출은 탑승객을 통해서만 올린다는 기존의 항공사 수익 모델을 바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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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기 월평균 가동시간은 항공사가 보유한 항공기의 총 비행시간을 보유 항공기 대수로 나눈 값이다. 통상 중·단거리 노선에 특화된 LCC의 경우 대형항공사보다 가동시간이 짧다. 단거리 노선은 탑승 준비와 이·착륙, 정비 시간 등 지상 대기 시간이 많기 때문이다. 단거리 국제노선과 중·단거리 소형기체만을 보유한 국내 LCC의 높은 가동시간은 그만큼 빡빡한 운항 일정이 편성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정비 투자도 열악하다. LCC는 조종사 경력, 제공 서비스 등 다양한 분야에서 원가 절감 방안을 모색한다. 지난해 주요 LCC가 고시한 항공기 한 대당 정비 비용('항공기 정비·수리·개조' 비용을 항공기 보유 대수로 나눔)은 ▲제주항공 53억원 ▲티웨이항공 28억원 ▲진에어 36억원 ▲에어부산 79억원이다. FSC인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각각 116억원, 124억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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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국내 LCC의 성장이 저렴한 가격을 앞세운 전략 덕분이었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원가 절감에만 집중하는 경영 방침은 업계의 지속 가능성을 위협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수익 구조를 다각화하고 해외 영업망을 확충해 경영 내실을 다지는 한편, 안전 투자를 확대해 소비자의 신뢰를 회복해야 할 시점이라고 제언했다.
김광일 신라대 항공운항과 교수는 "현재 국내 LCC 업계는 제한된 국내 수요층을 대상으로 우후죽순 설립된 9개의 LCC 항공사들이 경쟁하는 구도여서 가격 경쟁, 곧 원가 절감에만 치우칠 수밖에 없다"며 "싱가포르 항공처럼 해외 영업망 확충을 통해 고객층을 다각화하고 수익 구조를 다변화해 수익 구조를 건전하게 바꿀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안전성이 담보되지 않는 저렴한 가격 전략은 결국 LCC 업계의 생존 가능성을 위협하는 양날의 검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김성아 기자 tjddk99@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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