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관세 압박 끝에 트뤼도 캐나다 총리, 11년 만에 당대표직 사임(종합)
美 관세 압박 대응 두고 장관들 잇따라 사임…인플레도 지지율에 악영향
(서울=뉴스1) 권진영 기자 =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가 6일(현지시간), 집권 자유당 대표직을 내려놓겠다며 후임이 선출되면 물러나겠다는 뜻을 밝혔다.
트뤼도 총리는 이날 오전, 거주지인 리도 코티지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영어와 프랑스어로 사임 의사를 표명했다. 그는 이 같은 결정에 따라 의회 일정이 오는 3월 24일까지 정지된다고 했다.
트뤼도 총리는 2015년부터 이어진 재임 기간 동안 "캐나다를 위해 싸웠다. 매일 아침 총리로서 깨어날 때마다 캐나다 국민의 회복력·관대함·결의에 영감을 받았다"는 말로 회견을 시작했다.
이어 "우리는 팬데믹을 거치며 서로를 돕기 위해 뭉쳤고, 우크라이나와 민주주의를 위해 굳건히 대항했으며 기후변화에 맞서고 미래 경제에 대비했다"고 했다. 그는 "우리는 지금 세계에서 중요한 순간을 맞이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재임 기간에 달성한 가장 큰 업적으로 우크라이나 지원과 코로나19 팬데믹 대응을 내세우면서도 캐나다의 선거제도를 바꾸지 못한 점은 후회된다고 했다.
트뤼도 총리는 "나는 이 나라에서 정부를 선출하는 방식을 바꿔 사람들이 같은 투표용지에 두 번째 선택이나 세 번째 선택을 할 수 있었으면 한다"고 말했는데, 비례대표가 없이 100% 지역구 선거로 의회가 구성되는 선거제도를 꼬집은 것이다.
뉴욕타임스(NYT)는 트뤼도 총리의 사임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취임 첫날부터 캐나다의 모든 수입품에 엄청난(25%)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공약을 어떻게 적용할지 고심하는 가운데 일어났다"고 보도했다. 캐나다와 미국은 서로의 가장 큰 무역 파트너다.
트럼프 당선자의 관세 압박에 트뤼도 총리는 최근 당 내부에서도 압력을 받아온 것으로 전해졌다. 그가 기자회견에서 "내가 경선을 치르게 된다면 다음 선거에서 최선의 선택이 될 수 없다"고 말한 배경이다.
트뤼도 총리는 당 내외적으로 코너에 몰리자 트럼프 당선인의 개인 저택이 있는 플로리다로 날아가 관세 정책을 재고해 달라고 요청했다. 하지만 돌아온 것은 "(캐나다가) 미국의 51번째 주가 되는 것이 어떠냐"는 농이었다.
여기에 '포스트 트뤼도'로 불리며 정권 내에서 요직을 맡아온 크리스티아 프릴랜드 부총리 겸 재무장관마저 관세 위협 대응책을 두고 마찰을 빚은 끝에 사표를 던졌다. 아울러 숀 프레이저 주택 장관도 지난달 사임 의사를 밝혔다.
측근 이탈로 트뤼도 리더십에 빨간불이 켜진 상황에서, 지난달 입소스 여론조사에 따르면 캐나다 국민 10명 중 7명 이상은 트뤼도 총리가 당대표직에서 물러나야 한다고 답했다. 높은 인플레이션도 국민이 등을 돌린 원인으로 꼽힌다.
구체적인 총선 일정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지만, 전문가들은 올해 봄쯤 선거가 치러질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캐나다 선거법에 따르면 총선 실시 기한은 오는 10월까지다.
유력한 차기 대표 후보로는 프릴랜드 전 부총리, 숀 프레이저 전 주택부 장관, 도미니크 르블랑 공공안전부 장관, 프랑수아-필립 샴페인 혁신과학경제개발부 장관, 아니타 아난드 교통부 장관 등이 물망에 올랐다.
한편 트뤼도 총리는 2008년 국회의원 당선을 기점으로 정계에 입문해 5년 만에 자유당 대표직을 차지해 11년간 자리를 유지했다.
그는 2015년 연방 선거에서 승리하며 캐나다 역사상 최연소 지도자로 주목은 받았으며, 2019년과 2021년 선거에서 연거푸 승기를 쥐었다. 9년에 걸친 연임 기간 내내 의석수는 감소세였으며, 2021년 선거에서는 단독 과반 의석을 얻는 데 실패해 제3야당인 신민주당(NDP)과 연합을 맺었다.
최근 여론조사에 따르면 자유당의 지지율은 16%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악시오스에 따르면 트뤼도 총리가 사임 의사를 밝힌 것은 그의 아버지 피에르 엘리엇 트뤼도 전 총리가 사임 의사를 밝힌 지 40년 만의 일이다.
realkw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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