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시대 ‘電의 전쟁’… 전력 75% 덜 쓰는 기술 나왔다

라스베이거스/윤진호 기자 2025. 1. 7. 0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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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세상을 뒤바꾸다] [6] 전력 절감, 산업 인프라 혁신
"데이터센터를 백팩 사이즈로" - 5일 미국 라스베이거스 만덜레이 호텔에서 열린 CES 2025 ‘언베일드(Unveiled)’ 행사에서 프랑스 스타트업 ‘데이터그린’ 관계자가 백팩을 메고 서 있다. 중형 데이터센터를 가방 크기까지 줄일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한 퍼포먼스다. /라스베이거스=박지민 기자

인공지능(AI)과 전기차를 중심으로 전개되는 미래 산업에서 풀어야 할 가장 큰 숙제는 전력이다. 2023년까지 2%대 수준이었던 세계 전력 수요 증가율은 지난해 4%대로 늘었다. 데이터 센터와 전기차 충전에 엄청난 전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빅테크들이 원전 등 전력 확보에 매달리는 이유다.

발전소 건설 등 전력 공급량을 한 번에 늘리는 것이 어려운 만큼, 전력을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핵심 과제가 되고 있다. 효율적인 전력·에너지 관리를 위한 AI의 중요성도 커지고 있다.

기업들은 고도화된 AI 기술로 시시각각 변하는 전력 사용량 변화를 분석, 에너지 사용 효율을 높이는 사업에 투자하고 있다. 미국 전기차 기업 테슬라는 태양광 등 건물이나 가정의 신재생에너지 발전량을 분석해 남는 전기를 다른 지역 공장과 가정에 판매할 수 있는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이를 위해 수천~수만 개 태양광발전 현황을 실시간으로 파악해야 하는데, AI를 통해 달성하고 있다. 테슬라는 AI 주식 거래 프로그램이 실시간으로 주가 변동을 확인하듯, AI가 지역별 전력 생산량과 가격을 예측해 남는 전기를 높은 가격으로 판매할 수 있도록 한다. 분산된 전력 자원을 통합해 하나의 거대한 발전소처럼 운영하는 것이다. 테슬라는 현재 미국, 일본, 호주 등에서 AI 전력 관리 시스템을 운영 중인데 이를 통해 가정에선 전기 요금을 평균 30% 절감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그래픽=양진경

미국의 소형 발전소 개발 기업인 에코플로는 이번 CES 2025에 주거용 AI 에너지 관리 시스템을 선보인다. 실시간으로 주택과 날씨 데이터와 함께 과거 에너지 사용 패턴, 날씨 패턴, 지역 전기 요금까지 감안해 가정 전력 소비를 최적화하는 시스템이다. 이 시스템이 내장된 생성형 AI는 사용자가 “오늘 태양열 에너지를 최대한 쓰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등 자연어로 질문을 하면 해결 방안을 제시해주기도 한다.

미국의 에너지 관리 기업 이턴은 AI 기술을 활용해 가정과 차량, 건물의 에너지 사용량을 예측하고, 가장 효율적인 전력 공급 방식을 제안하는 설루션을 선보인다.

독일의 지멘스는 클라이매틱스IC라고 하는 원격 에너지 모니터링 설루션에 AI를 적용했다. 건물의 난방 수준과 전력 사용량, 관련 시설 성능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분석한 뒤 날씨 등을 감안해 에너지 사용을 최적화하는 시스템이다. AI 도입으로 에너지 소비를 기존보다 15% 줄였다. 지멘스는 작년 8월에는 더 진화한 전기 인프라 혁신 설루션 그리드스케일X와 일렉트리피케이션X를 출시했다.

프랑스의 에너지 기업인 슈나이더 일렉트릭은 AI로 전력망을 관리하는 ‘스마트 그리드’를 통해 도시 수준에서 전력 소모를 최적화하는 설루션을 선보인다.

호주의 AI 기업인 브레인칩은 AI 칩으로 기기에 내장된 반도체 성능을 높여 클라우드(가상 서버)에 접속하는 것보다 전력 소비를 줄이는 기술을 개발했다.

이번 CES에서는 전력 소모량을 75% 줄인 프랑스의 데이터 그린을 포함해 데이터 센터 자체 전력 소비량을 줄이는 각종 기술도 소개된다.

SK는 CES에서 AI 데이터 센터(AI DC)를 핵심 주제로 잡고, 액침 냉각 기술과 AI 데이터 센터 인프라 기술 등을 선보인다. 액침 냉각은 각종 서버를 전기가 통하지 않는 특수 냉각유(油) 속에 넣어 냉각하는 차세대 열관리 방식이다. SK 관계자는 “액침 냉각 기술로 기존 공기냉각 대비 전력 사용을 37%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CES 특별취재팀]

변희원 팀장, 윤진호·오로라·이영관·박지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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