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견 좁혔다는데, 애초에 서로 애매했다…KIA와 FA 서건창의 딜레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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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로 넘어오면서 KIA 타이거즈와 FA 내야수 서건창(36)의 협상 속도가 조금은 붙은 듯하다.
KIA는 이달 말 1차 스프링캠프 훈련지인 미국 캘리포니아주 어바인으로 출국하기 전까지는 서건창과 협상을 끝내려 하는데, 계약을 마쳐도 구단과 선수 모두 웃을 수 있을지는 물음표다.
서건창은 나이 30대 후반 고령 선수기도 하고, LG 트윈스 시절인 2022년부터 KIA로 이적한 지난해까지 3시즌 연속 풀타임 주전으로 뛰지 못한 것도 걸림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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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민경 기자] 새해로 넘어오면서 KIA 타이거즈와 FA 내야수 서건창(36)의 협상 속도가 조금은 붙은 듯하다. KIA는 이달 말 1차 스프링캠프 훈련지인 미국 캘리포니아주 어바인으로 출국하기 전까지는 서건창과 협상을 끝내려 하는데, 계약을 마쳐도 구단과 선수 모두 웃을 수 있을지는 물음표다.
KIA와 서건창은 FA 개장 때부터 꾸준히 대화를 나눴다. 서건창은 4수 끝에 어렵게 첫 FA 권리를 신청한 만큼 계약 기간과 금액에 대한 기대가 컸을 것으로 예상된다. 서건창은 지난 시즌 94경기에서 타율 0.310(203타수 63안타), OPS 0.820을 기록했다. 백업으로 뛰면서도 왜 그가 2014년 KBO 역대 최초로 200안타(201안타)를 돌파하며 MVP를 차지했는지 증명하며 KIA의 통합 우승에 기여했다. 이 정도 성적이면 연봉 협상을 해도 인상 대상자다.
문제는 미래 가치다. KIA는 지난해 사실상 주전 1루수 없이 한 시즌을 치렀다. 이우성(670⅓이닝) 변우혁(314이닝) 서건창(276⅔이닝)이 나눠 맡는 모양새였는데, KIA는 올해까지 1루수를 맡길 마땅한 적임자를 찾지 못했다. 새 외국인 타자 패트릭 위즈덤을 1루수로 기용하는 그림을 그린 배경이다.
국내 선수들이 외국인 타자와 동일 포지션에서 경쟁하는 것은 매우 불리하다. KBO리그에서 외국인 타자의 비중은 팀 공격력의 절반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기 때문. 외국인 타자가 국내 선수와 경쟁에서 밀렸다는 것은 곧 영입 실패를 의미한다. KIA는 위즈덤이 올 시즌 내내 1루를 든든히 지켜주면서 타석에서 메이저리그 통산 88홈런의 가치를 증명하길 기대하고 있다.
위즈덤의 합류로 자연히 KIA와 서건창의 온도 차는 커졌다. 서건창을 2루수로 쓰기에는 주전 2루수 김선빈의 수비에 미치지 못하고, 1루수로는 위즈덤 탓에 지난해만큼 출전 시간을 확보하기 어렵다. 또 지명타자로 쓰자니 최형우의 방망이를 서건창이 뛰어넘지 못한다. 충분한 계약 기간과 금액을 보장하려면 적어도 어느 한 포지션에서는 주전으로 쓰임이 있어야 하는데, 냉정히 서건창은 현재 좋은 조건을 주장하기 힘든 입지다.
서건창만의 문제는 아니다. 다른 국내 선수들도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이우성은 출전 시간 확보를 위해 소크라테스 브리토가 빠진 외야 한 자리를 차지하는 경쟁에 다시 뛰어들기로 했고, 내야수인 변우혁은 일단 1, 3루 백업을 준비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FA 시장에 나와 있는 서건창이 이들보다 조금 더 추운 겨울을 보내고 있을 뿐이다.
서건창이 현재 KIA가 제시하는 조건보다 더 좋은 계약을 하려면 그를 원하는 새로운 구단이 나타나야 한다. 서건창을 중용할 뜻이 있는 구단이 영입 의사를 보여야 하는데, 지금까지는 조용하다. 서건창의 FA 등급은 C등급으로 보상 규모가 크지 않지만, 샐러리캡 제도가 도입되면서 구단이 한 해에 선수단에 쓸 수 있는 금액이 한정적이라 요즘은 C등급 선수도 자유로운 이적은 힘들다. 서건창은 나이 30대 후반 고령 선수기도 하고, LG 트윈스 시절인 2022년부터 KIA로 이적한 지난해까지 3시즌 연속 풀타임 주전으로 뛰지 못한 것도 걸림돌이다. 장기 계약과 높은 금액 모두 기대하기 어려운 이유다.
KIA가 지금까지 서건창과 협상을 이어온 것은 주전을 보장하긴 어려워도 뎁스 강화에는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한 시즌을 치르면 부상자는 꼭 발생하기에 그럴 때 서건창을 백업 카드로 데리고 있는 것은 분명 플러스다. 구단 내부적으로는 그런 의미에서 백업 선수에 준하는 계약 조건을 제시하는 쪽으로 뜻을 모았을 것이다. 물론 서건창은 바로 수용하기 힘들었을 것이다. 처음부터 구단과 선수 모두 흡족할 수 없는 애매한 상황에 협상이 시작됐다.
김민경 기자 rina113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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