젤렌스키 "트럼프, 비행기로 우크라 방문하는 첫 지도자될 것"(종합)

신창용 2025. 1. 6. 1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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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취임 직후 만날 것…25일도 가능·美안보보장 후 러와 대화 가능"
트럼프 애용 미국 팟캐스트 통해 열띤 구애 "전례없는 강자"
미국 합의 후 러시아 협상…2단계 우크라전 종식전략 제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EPA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로마=연합뉴스) 장재은 기자 신창용 특파원 =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전쟁을 유리하게 끝내기 위한 전략으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을 향한 칭송 카드를 본격적으로 꺼내 들었다.

5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현지 매체 RBC에 따르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미국 과학자 렉스 프리드먼과의 팟캐스트 인터뷰에서 "전쟁은 끝날 것이고 트럼프는 비행기를 타고 우크라이나를 방문하는 첫 번째 지도자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것은 상징적인 일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러시아의 침공 이후 우크라이나 공항은 폐쇄된 상태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또 트럼프 당선인의 전례 없는 영향력을 보면 그가 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낼 적임자라고 평가했다.

그는 러시아의 침공전을 멈출 방안과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이 의지뿐만 아니라 모든 가능성을 지니고 있다"며 "그냥 말치레가 아니라 나와 우리 국민은 진짜 그에게 믿고 기댄다"고 말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트럼프 당선인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압박해 전쟁을 끝낼 수 있는 충분한 힘을 지니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트럼프 당선인이 오는 20일 취임한 직후 만나기를 희망한다며 취임식에 공식 초청한다면 참석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1월 25일이나 다른 날에 우리(우크라이나)는 누구보다 먼저 트럼프와 마주 앉을 것"이라며 "우리는 전쟁을 멈추고 푸틴을 막을 방법에 대해 동의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트럼프가 우크라이나에 강력한 안보 보장을 제안한다면 러시아와 대화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렉스 프리드먼의 팟캐스트는 미국에서 20∼30대에 인기가 많은 매체다. 혐오하는 기성언론과의 인터뷰를 기피하던 트럼프 당선인도 선거운동 때 이 팟캐스트에 출연해 소신을 털어놓은 적이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의 이번 인터뷰는 트럼프 당선인에 더 친밀하게 다가가려는 우크라이나의 전략적 접근으로 평가된다.

특히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인터뷰에서 트럼프 당선인 개인에 대한 찬사를 쏟아냈다. 외교가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에 대한 비판에 극도로 예민한 반면 아부에 쉽게 흔들린다는 평가가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유럽국 정상들의 반응을 볼 때 트럼프 당선인의 영향력이 미국 대통령 역사에서 전례가 없다는 평가를 내놓았다.

그는 "내가 직접 만나든지, 전화하든지 도널드 트럼프와 뭔가를 얘기했을 때 모든 유럽 지도자가 '어땠느냐'고 항상 묻는다"며 "이는 도널드 트럼프의 영향력을 입증하는 것이며 미국 대통령과 관련해서 예전에 이런 일이 있었던 적은 아예 없었다"고 말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트럼프 당선인의 이 같은 영향력 때문에 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낼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AP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트럼프 당선인에 대한 찬사는 작년 11월 미국 대선에서 고배를 든 조 바이든 대통령과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을 저평가하는 수준으로까지 이어졌다. 정적에 대한 비판도 미국 정치인들이 트럼프 당선인의 환심을 사기 위해 이용하는 전략 가운데 하나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트럼프 당선인이 바이든 대통령, 해리스 부통령보다 훨씬 강력하기 때문에 대선에서 승리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트럼프 당선인이 '지적으로 육체적으로' 힘을 입증했다며 "강한 국가를 가지려면 (지도자가) 강해야 한다는 점을 보여주는 게 중요한데 그는 강하다"고 말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의 구애 전략이 통할지는 현재로서는 불투명하다. 트럼프 당선인은 젤렌스키 대통령이 자국 전쟁에 서방의 전례 없는 지원을 받고 있다는 점을 들어 '역대급 세일즈맨'이라고 조롱해왔다.

그에 비해 트럼프 당선인은 푸틴 대통령은 거의 비판하지 않으며 권위주의 통치를 선망하는 듯한 말을 되풀이해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트럼프 행정부 출범 후 추진할 종전 전략이 트럼프 대통령과 합의, 러시아와 협상 등 두 단계로 구성된다고 밝혔다.

그는 "트럼프와 내가 합의를 이루고 미국이 유럽과 함께 강력한 안전보장을 제공할 것"이라며 "그러고 나서 우리는 러시아와 협상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와 미국이 먼저 종전계획에 합의하면 유럽이 우크라이나의 입장을 지지할 것이라는 구상도 털어놓았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안전보장에 대해서는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NATO) 가입에 따른 집단방위 체제 합류를 선호한다고 답변했다.

그는 "안전보장이 없으면 푸틴이 다시 온다"며 최소한 서방이 러시아에 점령되지 않은 우크라이나 영토에 대한 안전을 보장해야 하고 무기지원, 대러시아 경제제재를 유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트럼프 당선인이 안보비용 분담을 이유로 던진 엄포대로 미국이 나토를 탈퇴하면 이는 '나토의 종말'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미국 없이 안전 보장은 가능하지 않다"며 유럽의 군사력만으로는 러시아의 침공을 방지할 수 없다고 평가했다.

jangje@yna.co.kr, changy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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