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이재명 대표의 자업자득, 자승자박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어이없는 계엄 파동을 일으킨 지 한 달이 되었다.
그러나 지난 한 달은 이재명 대표가 차기 대통령 자리를 거의 굳힐 수 있는 시간이었다.
그 과정을 국민은 지켜보았고 큰 지도자가 될 수 있을까에 대한 의구심이 깊어진 것으로 보인다.
한 달이 지난 지금 정치를 망치다시피 한 여당과 오차범위 내에서 지지율 다툼을 하고 있다는 것은 이재명식 정치에 국민이 낮은 점수를 주고 있기 때문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시사저널=이한우 논어등반학교장)
윤석열 대통령이 어이없는 계엄 파동을 일으킨 지 한 달이 되었다. 그동안 최대 수혜자일 수도 있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상황을 제대로 관리했을까. 최근 나온 여론조사들을 보면 그러지 못했다는 쪽인 듯하다. 한때 20%포인트로 벌어졌던 국민의힘과의 차이가 오차범위 내로 좁혀졌다. 한덕수 권한대행에 대한 성급한 탄핵이 영향을 준 듯하다.
무안공항에서 일어난 제주항공 여객기 추락 사고도 부정적인 영향을 주었을 가능성이 있다. 행정부를 마비시키는 듯한 무차별 탄핵 드라이브의 결과가 드러나고 있기 때문이다. 이재명의 조급함은 선거법 위반 사건을 비롯한 각종 재판이 진행 중인 데서 비롯됐다고 보인다. 그러나 지난 한 달은 이재명 대표가 차기 대통령 자리를 거의 굳힐 수 있는 시간이었다.
예를 들어 계엄이 발동되던 날, 이 대표가 국회 정문이나 본관 앞에서 군인들과 정면으로 맞서는 모습이 사진으로 찍혔더라면 사법 처리를 뛰어넘어 국민의 지도자상으로 자리 잡았을 것이다. 그러나 그 순간, 이 대표가 어떤 동선으로 이동했는지를 우리는 알지 못한다.
또 완급 조절을 하면서 일반 국민이 안심할 수 있는 방식으로 일을 풀어갔다면 중도층의 마음의 문을 열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지난 한 달 내내 '내란' 타령만 하면서 일방적으로 밀어붙이기만 했다. 골수 이재명 지지층이 아니라면 고개를 돌리고 싶을 정도였다.
윤 대통령의 계엄 조치에 대해서는 절반이 넘는 국민이 비판적 의견을 갖고 있다. 그에 대한 분노 또한 이루 다 표현할 수 없다. 게다가 뻔뻔스러운 몇 차례 기자회견은 분노한 국민 마음에 기름을 끼얹었다.
그럼에도 박근혜 탄핵 국면 때와 같은 국민의 대대적인 분노 표출을 찾아보기 어렵다. 늘 탄핵을 주장해 오던 일부 단체의 깃발만 힘차게 흔들릴 뿐이다. 국민의 타오르는 분노에 이재명이라는 존재가 찬물을 끼얹었기 때문은 아닐까?
이 대표는 정치인으로 등장해 자기를 던질 줄 아는 지도자 이미지를 보여준 적이 없다. 2021년 당 대선 경선에서 이낙연 후보와 무효표 논란이 생겼을 때가 대표적이다. 그때 통 큰 양보를 했더라면 이재명 이미지는 지금과 크게 달라졌을 것이다.
이번에도 자신의 재판이 걸려 있기 때문인지 브레이크를 걸 줄 모르고 눈앞의 이익에만 매달렸다. 그 과정을 국민은 지켜보았고 큰 지도자가 될 수 있을까에 대한 의구심이 깊어진 것으로 보인다.
조기 대선이 가능하다는 전망 때문인지 모든 것을 서두르고 서툴렀다. 지금 우리 국민은 수십 년 전과 분명 다르다. 매체의 다양화로 인해 어느 한 방향으로 몬다고 해서 몰려가지 않는다. 지도자의 작은 행동, 조용한 말 한마디까지 다 지켜보면서 판단을 내리고 있다.
한 달이 지난 지금 정치를 망치다시피 한 여당과 오차범위 내에서 지지율 다툼을 하고 있다는 것은 이재명식 정치에 국민이 낮은 점수를 주고 있기 때문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
그리고 "노(No)"라고 말하지 못하는 민주당의 문화 또한 다 죽어가던 여당을 되살려주는 데 기여했다. 특히 한덕수 권한대행 탄핵 때 당내에도 반대하는 소수 목소리가 있었지만 국민에게는 전해지지 않았다. 정당이라기보다 일개 지자체 같은 더불어민주당 지도부의 아첨 행렬은 낯이 뜨거울 정도다. 윤석열 정권이 이렇게 내려앉은 주 요인 중 하나가 주변에 간신들이 포진했기 때문이다. 이 대표의 주변은 이와 다르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을까? 모든 것은 이 대표의 자업자득(自業自得), 자승자박(自繩自縛)일 뿐이다.
※ 외부 필진의 칼럼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Copyright © 시사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