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아파트 ‘폭락’하기만 기다린 이들이 있다고요? [일상톡톡 플러스]

김현주 2025. 1. 6. 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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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속·증여 통해 자산 확보한 부유층 자녀…코인 투자로 자산 형성한 20·30대
“젊은 자산가들, 초고가 아파트 안전자산으로 인식해 적극 매수하고 있는 듯”
작년말 고가 주택 중심의 증여 집중…“단기적으로 증여 수요 유지 가능성 커”

지난해 4분기 서울 강남지역을 중심으로 아파트 증여가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국세청의 증여세 산정 기준 강화와 대출 규제 등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분석된다.

서울의 '노른자위' 지역에서는 초고가 아파트를 매입하는 20·30대 젊은 층도 증가하고 있다. 이와 같은 현상은 자산가들이 초고가 아파트를 안전자산으로 인식하고 적극적으로 매수에 나선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특히 강남권을 비롯한 고가 주택 밀집 지역에서는 아파트 증여가 절세 전략의 일환으로 활용되는 경향이 뚜렷해졌다. 전문가들은 증여세 부담 증가와 대출 규제로 인해 현금 여력이 있는 고소득층이 자녀 세대에 재산을 이전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해졌다고 지적한다.

이와 함께 부동산 시장에서는 초고가 아파트의 매매가 활발해지면서, 이러한 자산의 안정성에 대한 신뢰가 높아지고 있다. 젊은 층의 구매 증가세는 부모 세대로부터 재산을 증여받은 사례와 함께, 부동산 시장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 성향을 보여주는 것으로 해석된다.

뉴스1 자료사진
 
5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아파트 거래원인별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10월과 11월 서울 아파트 거래 중 증여가 차지하는 비중은 각각 14.4%와 13.6%로 집계됐다.

이는 2022년 12월 기록했던 29.9% 이후 가장 높은 수치로, 전년 동기 대비 약 두 배 증가했다. 같은 기간 전국 평균 증여 비중이 각각 5.8%와 5.5%에 불과했던 점을 감안하면, 서울의 증여 증가세는 더욱 두드러진다.

특히 강남 4구(강남·서초·송파·강동)의 증여 비중 상승이 눈에 띄었다.

서초구는 10월 아파트 거래 중 증여 비중이 무려 55.0%에 달했으며, 11월에도 40.0%를 기록했다. 송파구의 경우 9월 1.4%에 불과했던 증여 비중이 10월 17.0%, 11월 36.0%로 급등했다. 강남구와 강동구 역시 각각 10월과 11월 비중이 꾸준히 확대됐다.

반면 노원·도봉·강북구 등 중저가 아파트가 몰려 있는 지역에서는 증여 비중이 2~5%대에 머물러 강남권과 뚜렷한 대조를 보였다.

지난해 말 증여 거래 증가의 주요 배경으로는 국세청의 감정평가 방식 확대가 지목된다.

초고가 아파트와 호화 단독주택의 증여세 산정 시 기존 공시가격 중심의 보충적 평가 방식을 줄이고, 감정평가 결과를 반영하는 방안이 본격 시행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일부 고가 아파트 소유주들이 증여세 부담이 커지기 전에 증여를 서둘렀을 가능성이 크다.

정부의 증여 취득세 과세 표준이 공시가격에서 매매 사례가액 등 실거래가를 반영한 시가 인정액으로 변경되면서, 증여세와 취득세 부담이 동시에 커졌다.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보유세 부담은 줄어들어, 증여를 통한 자산 이전이 상대적으로 유리해진 점도 증여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

거래량 감소와 실거래가 하락세도 증여 증가의 또 다른 배경으로 작용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해 7월 9216건에 달했던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9월 3148건으로 급감했으며, 10월과 11월에도 각각 3782건, 3296건에 그쳤다. 거래가 줄어들면서 시세 하락 우려가 커지자 일부 소유주들이 매매 대신 증여를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새 아파트 입주나 재건축 단지의 '1+1' 조합원 지분 정리, 부부 공동명의 변경 등도 증여 증가 요인으로 꼽힌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한편 서울 핵심 지역에서 초고가 아파트를 매입하는 MZ세대가 늘고 있다는 점도 주목된다.

전문가들은 이들 젊은 자산가들이 초고가 아파트를 안전자산으로 인식해 적극적으로 매수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MZ세대의 초고가 아파트 매수는 주로 두 부류로 나뉜다”며 “상속이나 증여를 통해 자산을 확보한 ‘금수저’ 자녀와 주식, 코인 투자로 자산을 형성한 젊은 세대가 이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최근에는 벤처 및 바이오 기업 오너 일가가 한강변 초고가 주택을 매입해 실거주와 사업 공간으로 활용하는 사례도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말 고가 주택 중심의 증여가 집중되었으며, 단기적으로 증여 수요는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문가들은 전망했다. 다만 향후 집값 하락세가 본격화할 경우 증여 수요는 변동 가능성이 있다는 점도 지적됐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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