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태석의 빛으로 쓴 편지] 서설(瑞雪)이 만든 새로운 세상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을사년 새해, 희망과 안녕을 기원하며 한 해의 계획을 세울 때지만 정국은 더욱 혼란스럽다.
이때 위로라도 하듯, 하늘에서 새하얀 눈이 내려와 어지러운 세상을 뒤덮었다.
현실 속 또 다른 세상, 희망과 두려움이 교차하는 순간이었다.
첫 발자국을 남기듯 조심스럽게 혼란한 세상을 향해 '한 글자 한 글자'를. 지난해는 아쉬움과 후회가 눈처럼 겹겹이 쌓였지만, 새해엔 '한 겹 한 겹' 걷어내고 새 꿈을 향해 나아가야 한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을사년 새해, 희망과 안녕을 기원하며 한 해의 계획을 세울 때지만 정국은 더욱 혼란스럽다. 계엄과 탄핵 사태는 사람들의 마음을 어둡게 물들였다. 이때 위로라도 하듯, 하늘에서 새하얀 눈이 내려와 어지러운 세상을 뒤덮었다. 조금씩 흩날리던 '눈송이'는 시간이 흐르자 탐스러운 '눈꽃'으로 변모하여 세상을 하얀 백지로 만들었다. 겨울 한파 속에 얼어붙었던 감나무의 붉은 홍시마저, 솜털 같은 '눈이불'에 덮여 잠시나마 포근한 휴식을 누렸다
눈을 처음 본 강아지처럼 창밖 설경에 홀려 들뜬 마음으로 집을 나섰다. 눈이 제법 내리자 익숙한 풍경은 사라지고 설국이 펼쳐졌다. 소복하게 쌓인 눈 위에 발자국을 남기며 조심스럽게 걸었다. 점점 굵어지는 '눈세례'를 맞으며 동네를 한 바퀴 돌았다. 현실 속 또 다른 세상, 희망과 두려움이 교차하는 순간이었다.
새하얀 눈으로 뒤덮인 나무들은 흰 옷을 입고 서로 속삭이는 듯했다. 오랜만에 도심에서 고요한 정적이 흘렀다. 세상의 소리가 멈추자 온몸으로 자연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었다. 백지 같은 눈 위에 우리는 우리만의 이야기를 쓰고 싶었다. 첫 발자국을 남기듯 조심스럽게 혼란한 세상을 향해 '한 글자 한 글자'를…. 지난해는 아쉬움과 후회가 눈처럼 겹겹이 쌓였지만, 새해엔 '한 겹 한 겹' 걷어내고 새 꿈을 향해 나아가야 한다. 눈이 세상을 정화하듯 새롭게 정리하고 시작할 때다.
왕태석 선임기자 kingwang@hankookilbo.com
Copyright © 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계엄 준비·실행·해제' 尹 주장 모두 거짓말… "국헌 문란 목적 폭동" | 한국일보
- 펑펑 내리는 눈 맞으며… '尹 퇴진 집회' 참가한 사람들 | 한국일보
- 행시 출신 30대 공무원, 4급 승진하자마자 사표 낸 이유 [인터뷰] | 한국일보
- 심현섭, 11세 연하 여친과 이별 위기… 결국 오열 ('조선의 사랑꾼') | 한국일보
- 계엄 지지도 반대도 아닌 "몰랐다"... 조태용 국정원장의 생존법 [문지방] | 한국일보
- 이정재 "한동훈과 사진? 김치 감사해 찍은 것" [인터뷰] | 한국일보
- 내란 혐의 윤석열 옹호 댓글은 '내란 선동죄'? 법조계 의견은... | 한국일보
- 린, '성매매 논란' 이수 언급 "내가 긁어 부스럼 만들었다" | 한국일보
- 정치인 체포에 선관위 서버 분석 투입까지 언급됐는데...국정원, 계엄 정말 몰랐나 | 한국일보
- '군 면제 논란' 박서진 "모래알 씹는 기분이었다" 심경 고백 ('살림남') | 한국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