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학개미 32% 벌 동안…동학개미 17% 잃었다

NH투자증권 359만명 투자 분석
삼성전자·이차전지株 등 순매수 상위종목 부진에 격차 커져
국내외 증시 '디커플링' 심화...국장 투자자 상대적 박탈감

2024년 개인 투자자 국내 주식 투자 결산/그래픽=이지혜

-16.77%. 2024년 국내 증시에 투자한 개인의 평균 수익률이다. 개인 투자자가 사모은 삼성전자와 이차전지 관련주가 약세를 보인 탓에 코스피 지수 수익률을 밑돌았다. 한국 증시가 글로벌 랠리에서 소외돼 하락하면서 해외 주식 투자자와의 격차도 커졌다.

5일 머니투데이가 NH투자증권에 의뢰해 개인투자자 358만9689명(305만여계좌)의 지난해 투자 성과를 분석한 결과 국내 주식 평균 수익률은 -16.77%로 집계됐다. 코스피는 이 기간 9.6% 하락했다. 다만 코스닥 수익률(-21.7%)보다는 상황이 나았다.

개인의 수익률은 전년에 비해 크게 악화했다. 지난해 평균 수익률은 2023년 기록한 16%보다 대폭 낮았고, -32.76%를 기록했던 2022년보다는 선방했다. 다만 2022년엔 국내 주식(-32.76%)과 해외 주식(-47.70%) 수익률이 모두 낮았다면, 지난해는 국내 주식 수익률만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모든 연령대 투자자가 손실을 봤다. 30대 투자자의 수익률이 -13.49%로 전 연령대에서 가장 높았다. 이어 20대(-13.69%), 40대(-16.77%), 19세 미만(-17.12%), 60세 이상(-18.84%), 50대(-20.31%) 순이었다.

개인 순매수 상위 1위는 삼성전자였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상반기 8만8800원까지 오르면서 기대감을 키웠지만, 하반기에는 HBM(고대역폭메모리) 경쟁력 논란, 외국인의 대규모 순매도세 등으로 4만9900원까지 내렸다. 결국 연간으로는 33%대 하락했다.

다른 개인 순매수 상위 종목의 주가도 대폭 내렸다. 특히 이차전지 관련주인 삼성SDI(2위), LG화학(4위), POSCO홀딩스(8위)는 주가가 연초 대비 반토막났다. 그나마 미국 주식 관련 ETF(상장지수펀드)인 TIGER 미국S&P500(3위), KODEX 미국S&P500TR(10위) 등 종목이 두자릿수대 오르며 평균 수익률을 방어했다.

개인 투자자 국내·해외주식 투자 수익률/그래픽=이지혜

미국 증시 랠리에 해외 주식 수익률은 전년 대비 상승했다. 개인의 해외 주식 평균 수익률은 32.08%로 전년 대비 1.6%포인트 올랐다. 미국의 대표 배당성장 ETF인 '슈왑 미국 배당주 ETF'(SCHD)를 가장 많이 순매수했고, 2X 비트코인 스트래티지 ETF(BITX), 테슬라(TSLA) 등에도 투자해 수익을 거뒀다.

증권가에서는 지난해 국내외 증시의 '디커플링'이 두드러졌다고 분석한다. 강대석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한국 증시는 유난히 부진했다.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 뿐 아니라 신흥국 내 주 비교 대상인 대만과도 격차가 커졌다"며 "국내 시장 참여자들의 상대적 박탈감이 더욱 확대됐다"고 말했다.

박수현 기자 literature1028@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