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당한 음주? “한 잔도 안 돼”

뉴욕/윤주헌 특파원 2025. 1. 6. 00:36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발암 경고 문구 부착 의무화”
美 의무총감 주장 거센 논란
주류 기업 일제히 주가 폭락
비벡 머시 의무총감 겸 공중보건서비스단(PHSCC) 단장/AP 연합뉴스

하루 한두 잔 정도 ‘적당한 분량’의 술을 마시면 건강에 도움이 될까, 아니면 음주는 용량과 상관없이 무조건 해로울까. 과음이 아닌 적당한 음주가 건강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는 그동안 전문가마다 의견이 갈리는 주제였다. 이에 대해 지난 3일 미국 연방정부의 공중보건 최고책임자가 “알코올 음료는 유방암을 비롯한 최소 일곱 가지 악성 종양(암) 발병 위험을 높인다”는 보고서를 발표하면서 논란에 다시 불이 붙었다. 이날 비벡 머시 미 의무총감(‘공중보건 서비스단’ 단장)은 “알코올이 들어 있는 모든 술은 암을 유발한다. 많은 이들이 적당한 음주는 건강을 위협하지 않는다고 생각하지만 연구 데이터는 이를 뒷받침하지 못한다”고 했다. 그는 담뱃갑처럼, 술병 등에 ‘음주는 암을 유발한다’는 내용의 경고 문구를 붙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발표에서 머시 의무총감은 “음주는 용량과 무관하게 유방암·대장암·식도암·간암·구강암·인두암·후두암 등 최소 일곱 가지 암의 위험을 증가시킨다”며 “매년 술로 인해 암이 약 10만건 발병하고 약 2만명이 사망한다”고 했다. 머시의 발표는 5년 만에 한 번 이뤄지는 ‘미국인을 위한 식단 지침’ 개정을 앞두고 나와 더 화제다. 2020년 나온 지침에 있는 ‘남성은 하루 두 잔, 여성은 하루 한 잔 마셔도 된다’는 문구가 ‘(모든) 음주는 건강에 좋지 않다’로 수정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세계보건기구는 이미 2022년 “적당량의 술도 절대 안전하지 않다”고 발표했었다.

그래픽=이진영

머시 총감의 권고대로 알코올 음료에 ‘발암 위험을 높인다’는 경고 부착을 의무화하는 작업은 의회 승인이 필요하다. 미 의무총감의 발언이 갖는 영향력을 감안하면 의회 결정과 무관하게 음주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확산하고 술 소비가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이날 발표 후 열린 3일 증시에서 프랑스 주류 전문기업 레미 쿠앵트로 주가는 5.0%, 샴페인 브랜드 ‘모에&샹동’ 등을 보유한 LVMH 주가가 각각 3.8% 내려가는 등 주류 기업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했다.

☞의무총감(Surgeon General)

미국 보건복지부 산하 ‘공중보건서비스단’의 단장. 장교 6000여 명으로 구성된 준(準)군사 조직을 이끌며 일반 국민의 건강을 돌보는 미국 ‘국가 주치의’이자 공중 보건 책임자로 불린다. 과거 흡연 위험성 경고 및 금연 캠페인(1960년대), 에이즈 예방을 위한 조기 성교육(1980년대) 등을 주도했다. 지난해엔 소셜미디어 중독에 따른 청소년 정신 건강 위험을 경고했다.

-

🌎조선일보 국제부가 픽한 글로벌 이슈! 뉴스레터 구독하기https://page.stibee.com/subscriptions/275739

🌎국제퀴즈 풀고 선물도 받으세요!https://www.chosun.com/members-event/?mec=n_quiz

Copyright © 조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