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임 후 8개월 만에 동남아 정복… 김상식 감독의 베트남, 태국 무너뜨리고 AFF 미쓰비시 일렉트릭컵 정상

(베스트 일레븐)

김상식 감독이 베트남 축구 국가대표팀을 동남아 정상으로 끌어올렸다.

김상식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은 5일 밤 10시(한국 시각) 태국 방콕 라자망갈라 국립경기장에서 벌어졌던 2024 AFF(동남아시아축구연맹) 미쓰비시 일렉트릭컵 결승 2라운드 태국전에서 3-2로 이겼다. 베트남은 전반 8분 팜뚜언하이, 후반 37분 태국 수비수 판자 팸비분의 자책골, 경기 종료 직전 응우옌 하이룽의 득점에 힘입어 전반 28분 벤 데이비스, 후반 19분 수파촉 사라찻의 연속골을 앞세운 태국과 비겼다.

이로써 베트남은 지난 2일 비엣찌 푸토 스타디움에서 벌어졌던 결승 1차전 2-1 승리와 합산해 종합 스코어 4-3으로 태국을 꺾고 2018년 대회 이후 6년 만에 동남아 정상을 탈환했다.

출발이 좋았다. 전반 8분 박스 안에서 팜뚜언하이가 튀어오른 볼을 재치있게 왼발 슛으로 연결하며 선제골을 만들었다. 두 골 차로 벌어지자 태국의 총공세가 더욱 심해졌다. 전반 28분 태국 미드필더 벤 데이비스가 상대 수비수의 패스 미스를 곧바로 중거리슛으로 연결해 동점골을 만든 것이다.

사기가 오른 태국은 후반 19분 수파촉의 환상적인 오른발 중거리슛이 그대로 베트남 골망을 흔들며 종합 스코어 3-3 상황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후반 29분 미드필더 위라텝 뽐판이 지나친 백 태클로 퇴장당하면서 상황이 요동쳤다. 베트남도 주포인 응우옌 쑤언손이 심각한 부상으로 경기 도중 이탈한 터라 양 팀 모두 전력 손실이 심했다.

하지만 승리의 여신은 베트남을 향해 미소지었다. 후반 37분 선제골의 주인공 빰뚜언하이가 박스 왼쪽 공간에서 날린 땅볼 슛을 태국 센터백 판자 팸비분이 건드리자 자책골로 연결된 것이다. 태국은 후반 44분 수파난 부리랏이 박스 안에서 날린 회심의 슛이 크로스바를 강타하고 나오는 불운을 맛봤다. 무려 20분이라는 추가 시간이 주어진 끝에 막판 응우옌 하이룽이 역전승을 확정짓는 골을 만들어냈다. 동남아 우승컵이 비로소 베트남을 향하는 순간이었다.

지난 5월 초 베트남 지휘봉을 잡은 김상식 감독은 이번 우승을 통해 자신의 입지를 현지에서 더욱 공고히 다지는 계기가 되었다. 베트남은 박항서 감독 시절이던 2018년 이후 6년 만에 우승컵을 들어올렸는데, 박 감독이 지휘봉을 잡았던 시절에도 이 대회에서 우승은 한 번밖에 차지하지 못했다.

또한, 김 감독은 '영원의 라이벌'이라 할 수 있는 태국을 상대로 적지에서 우승컵을 가져오면서 더욱 상징적인 장면을 연출했다. 김 감독이 베트남에서 또 하나의 '한류 감독 성공기'를 연출하는 데 성공했다.

글=김태석 기자(ktsek77@soccerbest11.co.kr)
사진=베트남축구협회(VF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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