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성특급 다음은 안우진, 안우진 다음은? 영웅들이 보석을 찾는다…지명권 수집이 전부 아니다

김진성 기자 2025. 1. 5.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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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후와 김혜성/마이데일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고등학생들은 동계훈련에서 확확 달라진다.”

키움 히어로즈는 근래 신인드래프트 지명권 트레이드로 미래를 착실히 대비한다. 핵심전력을 포기하면서도 지명권을 얻어 미래를 바라보는 건 절대 쉬운 일이 아니다. 핵심전력을 포기한만큼 선수지명을 잘 해야 한다는 부담감, 무게감이 생기기 때문이다.

김혜성./LA 다저스 SNS

극단적인 조치로 보일 수 있지만, 당장 강팀을 만들기 어렵다면 미래를 확실히 도모하는 게 낫다는 생각에 2023년 후반기부터 적극적인 행보다. 지난 4년간 신인지명권이 포함된 트레이드를 8차례 단행했다. 지난해 12월 조상우 트레이드까지 신인지명권만 10장을 받아왔다.

▲키움 최근 4년간 신인지명권 트레이드 일지

2021년 1월14일 SSG 김상수(FA)/2022 4라운드(노운현)+3억원

2022년 4월25일 KIA 박동원/2023 2라운드(김동헌)+김태진+10억원

2022년 11월11일 KIA 주효상/2024 2라운드(이재상)

2023년 4월27일 삼성 김태훈/2024 3라운드(이우현)+이원석

2023년 7월29일 LG 최원태/2024 1라운드(전준표)+이주형+김동규

2024년 1월12일 SSG 이지영(FA)/2025 3라운드(박정훈)+2억5000만원

2024년 5월30일 NC 김휘집/2025 1라운드(김서준)+3라운드(여동욱)

2024년 12월19일 KIA 조상우/2026 1라운드+4라운드+10억원

특히 키움은 2024년 드래프트부터 2026년 드래프트까지 3년 연속 1라운드에서 2명의 신인을 뽑는다. 상당히 치밀하고 계획적이라는 게 업계의 평가다. 이미 김동헌이 항저우아시안게임 금메달로 병역혜택을 받았다. 김동헌을 제외하면 아직 트레이드로 얻은 지명권으로 뽑은 신인들이 주축으로 올라서지는 못했다. 그러나 곧 그렇게 될 가능성이 크다.

무엇보다 키움은 지명권 트레이드 그 자체에만 열을 올리지 않는다. 지명권을 잘 확보하면, 그 지명권을 통해 조금이라도 장래성, 잠재력 높은 신인들을 위해 부지런히 발품을 판다. 당장 다가올 2026 드래프트에도 좋은 선수가 상당히 많다는 게 스카우트 전문가 고형욱 단장의 설명이다.

고형욱 단장은 “고등학생들은 동계훈련 때 확확 달라진다”라고 했다. 성장속도가 남다르기 때문에 지속적인 관찰 및 업데이트만이 신인지명 성공률을 올리는 방법이라는 의미다. 최근 고등학교나 대학교의 훈련도 프로 수준까지는 아니어도, 상당히 체계화, 과학화 되고 있다는 게 고형욱 단장의 평가이기도 하다. 또 그 효과가 선수들 성장과정에서 고스란히 확인된다고 했다.

고형욱 단장은 “2026 드래프트는 외야수가 좋다는 얘기가 많다. 그런데 꼭 그렇지도 않다. 전주고에 150km 넘게 던지는 투수도 있고, 북일고에도 좋은 투수가 한 명 있다. 투수들이 절대 약하지 않다”라고 했다.

투타를 겸업하는 광주일고 김성준도 김도영(KIA 타이거즈)급 재능이라며 아마추어 관계자들 사이에선 잔잔한 화제다. 고형욱 단장은 웃더니 천재성은 있다면서도 ‘단정’은 하지 않았다. 항상 신인들 얘기를 할 때마다 “1달 다르고, 2달 다르다”라고 한다. 선수들의 발전속도가 다 다르고, 장점과 단점이 계속 혼재되기 때문에 정말 지켜보고 체크하는 것 말고는 별 다른 방법이 없다. 10개 구단 모두 신인관리 시스템이 체계적이지만, 고형욱 단장은 특히 애정을 갖고 지휘한다.

고등학생들에겐 FA 대형계약을 맺는 선수들, 이정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나 김혜성(LA 다저스)처럼 인정 받고 메이저리그에 가는 것 이상의 꿈이 있을까. 특히 키움은 트레이드도 많이 하지만 메이저리거도 꾸준히 배출하면서 신인들에겐 ‘기회의 땅’으로 불린다.

고형욱 단장은 “우린 선수의 꿈을 적극적으로 협조한다. 그런 희망이 있어야 동기부여가 되는 것이다”라고 했다. 김혜성이 메이저리그에 가면서, 다음 선수는 안우진(사회복무요원)이라는 게 대체적 시선이다.

2022년 8월 17일 경기도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진행된 '2022 프로야구 키움-kt'의 경기.안우진/마이데일리

좋은 트레이드, 메이저리거 배출의 출발은 역시 스카우트다. 지명권 트레이드를 아무리 잘 해도 지명권에 맞는, 최고의 선수를 못 뽑으면 허사다. 키움이라고 항상 신인농사에 성공한 건 아니었다. 그러나 우승은 못해도 어떻게든 사람들에게 꿈과 희망을 주려고 하는 마음만큼은 진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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