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끝내 주저한 공수처… 시민들 '밤샘' '릴레이' 이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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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경찰이 하지 못한 윤석열 대통령 체포를 위해 한 겨울 차가운 아스팔트에서 2박3일 간 외치고 있다." 양옥희 전국여성농민회총연맹 회장의 말이다.
집회에 참여한 시민들은 한목소리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와 경찰이 원칙대로 윤석열 대통령을 체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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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 새고, 교대하며 현장 지키는 시민들… 6일까지 철야 이어가기로
"각자의 자리에서 조용하지만 뜨거운 마음으로 연대"
[미디어오늘 금준경 기자]
“우리는 경찰이 하지 못한 윤석열 대통령 체포를 위해 한 겨울 차가운 아스팔트에서 2박3일 간 외치고 있다.” 양옥희 전국여성농민회총연맹 회장의 말이다.
5일 새벽 폭설이 내렸지만 시민들은 관저 인근에서 자리를 지키며 철야농성을 이어갔고 5일 오후 9시가 넘도록 많은 시민들이 현장을 지키고 있다. 시민들은 은박 담요를 두르고 다시 철야를 준비하고 있다.
20대 여성 이아무개씨는 “밤을 지샌 분들도 있고, 집에 갔다가 다시 아침에 돌아온 분들도 있다. 서로 교대해가면서 자리를 지키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월요일에도 퇴근하고 다시 돌아오겠다”고 했다. 30대 남성 정아무개씨는 “밤 새도록 눈을 맞으면서도 현장에 있는 분들 사진을 SNS로 보고 달려오게 됐다”고 했다.
5일 새벽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소속 의사들이 철야에 나선 시민들이 저체온증으로 정신을 잃지 않도록 지켜보며 깨우기도 했다.
주최측인 '윤석열 즉각체포 긴급행동'은 5일 오후 2시와 7시, 9시 세 차례 집회를 열었다. 체포영장 효력이 만료되는 6일까지 농성을 이어갈 계획이다. 주최측은 일반 시민들이 참여하는 집회는 오후 10시경 마무리하고 대표단이 철야농성에 돌입하겠다고 밝혔다.
집회에 참여한 시민들은 한목소리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와 경찰이 원칙대로 윤석열 대통령을 체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민들은 '공수래 공수처' 문구가 쓰인 피켓을 들었다.
자신을 20대 여성이라고 소개한 한 참가자는 무대에 올라 “(탄핵집회 때) 민주노총이 집회에서 경찰을 뚫고 길을 여는 모습을 봤다. 멋있고 존경스러웠다”며 “경찰 역시 노동자이며 시민이다. 경찰은 노동자, 시민에게 가하는 폭력을 멈추고 내란수괴 윤석열을 체포하는 길을 열어달라. 그러면 민주노총이 그랬듯 우리가 연대하겠다”고 했다.
양옥희 회장은 “남태령에서 농민을 강제연행하겠다며 트랙터 창문도 부순 경찰이 안전을 고려해 5시간 만에 철수했다고 한다. 누가 믿겠나. 국민은 강자에게 약하고 약자에게 강한 공권력을 더는 두고보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참가자들 간의 '연대'를 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거듭 나왔다. 30대 중반의 한 여성은 “많은 소수자분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많은 생각이 들었다. 많은 걸 배워간다”며 “남태령에선 어느 시민이 전세사기 피해를 입고도 집회에 나온 모습을 보고 같이 울었다. 우리 모두는 그렇게 각자의 자리에서 조용하지만 뜨거운 마음으로 연대하고 있다”고 했다.
이날 집회에서도 무료로 커피, 핫팩 등을 나눠주는 시민들이 있었다. 화물연대는 버스에 쉼터를 마련했다. 꼰벤뚜알 프란치스코수도회는 화장실과 쉼터를 개방했다. '방구석 웹툰작가 모임'이 '탄핵 전에는 마감을 못해요'라는 문구가 쓰인 현수막을 내걸고 간식을 무료로 제공했다.
당초 이날 공수처가 영장 2차 집행에 나설 것으로 전망됐으나 집행하지 않았다. 공수처는 6일 재집행에 나서거나 체포영장 기한연장을 신청할 것으로 보인다. 체포 절차를 거치지 않고 사전 구속영장 청구로 선회할 가능성도 있다.
윤석열 대통령측은 법원에 체포영장 집행을 불허해달라는 이의신청을 냈으나 5일 기각됐다. 윤 대통령측은 재항고를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영장 2차 집행이 이뤄질 경우 경호처는 더욱 강경하게 대응할 것으로 보인다. 박종준 대통령경호처장은 5일 입장을 내고 “대통령경호처가 (체포에) 응한다는 것은 대통령 경호를 포기하는 것이자 직무유기”라며 “어떠한 사법적 책임도 감수하겠다”고 했다.
한편 한강진역 인근에선 보수단체의 집회도 열렸다. 이들은 부정선거 음모론을 주장하는 피켓을 들었다. 사회자는 퇴진촉구집회에 중국인들이 대대적으로 참가했다는 주장을 되풀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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