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거짓말 탄로 난 尹 대통령, 경호처 뒤 숨지 말고 조사 응하라

그제 공개된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의 공소장에는 윤 대통령이 무려 141차례나 등장한다. 이는 당사자인 김 전 장관보다 훨씬 많은 숫자로 12·3 비상계엄 사태의 주역이 바로 윤 대통령임을 명확히 보여준다. 지난달 12일 윤 대통령은 대국민 담화에서 계엄 선포가 별로 심각한 사안이 아닌 것처럼 강변하며 “실무장하지 않은 병력”이라는 표현을 썼다. 그런데 공소장을 보면 계엄군에 지급된 각종 실탄이 확인된 것만 5만7000여발이다. 국민을 상대로 새빨간 거짓말을 하다니, 윤 대통령은 국가 지도자로서 부끄럽지도 않은가.
앞서 윤 대통령은 ‘수사보다 탄핵심판 대응이 우선’이라는 입장을 내놓았다. 내란 혐의에 대한 공수처의 조사는 최대한 지연시키되 헌재 심판정에는 필요할 때마다 직접 나가서 계엄 선포의 정당성을 논증하겠다는 뜻이다. 윤 대통령 변호인단은 현행법이 탄핵심판에 최대 180일의 심리 기간을 보장한 점을 들어 헌재에 “충분한 시간을 갖고 심리해야 한다”고 요구하기도 했다. 국정 공백 속에 경제와 외교·안보가 모두 위태로운데 행정부 수장 자리를 6개월이나 공석으로 둬도 상관없다는 발상이 어떻게 가능한지 기가 찰 뿐이다.
윤 대통령 체포영장은 오늘이면 유효 기간이 끝난다. 변호인단이 “부당한 체포영장”이라며 낸 이의 신청이 어제 법원에서 기각된 점에 비춰보더라도 윤 대통령 측의 행태는 무리하고 위법한 것임이 명백하다. 윤 대통령이 이렇게 할 수 있는 배경에는 경호처가 있다. 박종준 경호처장은 공수처 등을 겨냥해 “앞으로도 대상자(윤 대통령)에 대한 경호 임무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다. 지금이 유신 시대나 5공화국도 아니고 경호처가 헌법과 법률 위에 군림하는 기관일 수는 없다. 윤 대통령은 더는 경호처 뒤에 숨지 말고 공수처 조사에 성실히 응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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