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헤즈볼라, 휴전 합의 위반 놓고 비방전 펼쳐

지난해 11월 27일 기점으로 일시 휴전 중
이달 25일 휴전 종료 예정 앞두고 긴장감↑

이스라엘과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 간 임시휴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불안한 정세가 이어지고 있다. [REUTERS]

[헤럴드경제= 정주원 기자] 이스라엘과 레바논의 친이란 무장정파 ‘헤즈볼라’가 서로 휴전 합의를 어겼다고 비방전을 벌이고 있다.

타임스오브이스라엘에 따르면 이스라엘 카츠 국방부 장관은 현지 시각으로 5일 북부 군기지를 방문해 헤즈볼라는 휴전 합의대로 서둘러 병력을 물려야 한다고 압박을 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카츠 장관은 “합의 이행을 위한 첫 번째 조건은 리타니강 너머로 헤즈볼라 테러조직이 완전히 철수하고 레바논군이 이 지역 테러 인프라를 제거하는 것”이라며 “이는 아직 이뤄지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이스라엘은 레바논에서 휴전 합의를 따르고자 한다”면서도 “이러한 조건이 충족되지 않으면 합의도 없는 것이며 이스라엘은 북부 주민들이 안전하게 집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독립적으로 행동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반면 AFP 통신은 전날 헤즈볼라 수장 나임 가셈이 성명에서 “이스라엘의 위반을 예방하고 합의가 이행될 수 있도록 인내할 것”이라면서도 “우리가 60일 동안 기다린다는 뜻은 아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나임 가셈은 이어 “언제 인내심을 발휘할지, 주도권을 잡을지, 대응할지는 저항 세력의 지도부가 결정할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휴전 기간이 끝나기 전이라도, 이스라엘군의 합의 위반을 빌미로 군사행동에 나설 수도 있다고 경고한 셈이다.

이와 관련해 레바논 주둔 유엔평화유지군(UNIFIL)도 이스라엘군을 규탄하는 입장을 냈다.

유엔평화유지군은 전날 오전 레바논 남부에서 이스라엘군 불도저가 유엔이 설정한 경계선 표시와 레바논군 관망대 등을 고의로 파괴하는 것을 목격했다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1701호와 국제법을 노골적으로 위반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모든 당사자는 적대행위 중단 상황을 위태롭게 할 수 있는 행동을 피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스라엘군과 헤즈볼라는 지난해 11월 27일 오전 4시를 기점으로 60일간 일시 휴전에 돌입한 상태다. 이 기간 동안 이스라엘군은 레바논에서 완전히 철수하고, 레바논 리타니강 남쪽에는 헤즈볼라를 제외한 레바논군과 유엔군만 주둔하기로 했다. 양측의 합의대로라면 휴전은 이달 25일 종료된다.

이와 관련해 AP 통신은 휴전 발효 이후 헤즈볼라는 이스라엘을 겨눈 로켓·무인기 등의 발사를 대부분 멈췄지만, 이스라엘군은 아직 레바논 남부 마을 수십 곳 중 두 곳에서만 철수했을 뿐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휴전 기한이 지난 뒤에도 휴전은 유지될 가능성이 있지만 이스라엘이 지상군을 모두 철수시킨 뒤에도 레바논에 산발적인 공습을 할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