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컴퓨터보다 1억배 빠르다"… 비트코인까지 뒤흔든 양자컴퓨터 [미드나잇 이슈]
슈퍼컴퓨터 수백년 걸릴 문제 단 몇 분에 해결
보안·암호화폐 뚫릴 우려… “아직은 기우” 의견도
최근 양자컴퓨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구글이 현존하는 최고 성능의 슈퍼컴퓨터를 능가하는 양자컴퓨터를 개발하면서다.
구글은 지난해 12월 양자 칩 ‘윌로우’를 공개했다. 이 칩을 탑재한 양자컴퓨터는 슈퍼컴퓨터가 10셉틸리언(septillion·10자)년 걸리는 계산을 5분 안에 해내는 것으로 알려졌다. 10셉틸리언은 10의 25제곱으로, 1조의 10조배에 달하는 수다. 구글은 양자컴퓨터가 정보를 사용하는 기본 단위인 큐비트가 늘어날수록 오류가 증가하는 문제를 해결했으며, 실시간으로 오류를 수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양자컴퓨터는 더는 쪼갤 수 없는 물리 단위인 양자의 역학 원리를 정보처리에 적용한 컴퓨팅 기술을 말한다. 기존 슈퍼컴퓨터보다 1억배 이상 빠르다. 일반 컴퓨터는 0 아니면 1로만 계산한다. 이때 사용되는 연산단위가 1비트(bit)다. 반면 양자컴퓨터는 0과 1을 동시에 계산한다. 0과 1이 분리되지 않아 많은 정보처리가 가능하다. 이런 속도 향상은 양자역학 현상인 중첩, 얽힘으로 가능하다.
양자컴퓨터는 정보 단위로 기본 ‘비트’ 대신 ‘큐비트’를 쓴다. 1큐비트가 ‘0과 1’ 2개의 상태를 동시에 가진다. 1개 값만 가진 1비트에 비해 2배 빠른 계산이 가능하다. 2큐비트는 ‘00, 01, 10, 11’ 4개 상태를 동시에 가져 2비트보다 4배 빠르며, 3큐비트는 8배, 4큐비트는 16배로 늘어난다. 그만큼 입력된 정보를 처리하는 속도가 빨라지는 것이다. 덕분에 여러 연산을 한 번에 처리할 수 있다. 큐비트의 수가 늘어날수록 처리 가능한 정보량도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
양자컴퓨팅 기술이 발전할수록 가장 큰 혜택을 받을 것으로 기대되는 분야 중 하나는 제약 산업, 특히 신약 개발이다. 의약품은 근본적으로 물리 법칙에 따라 움직이는 작은 입자들인 만큼 양자컴퓨터의 연산능력을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는 이유다. 학계에서도 양자컴퓨터를 통해 신약 물질 탐색 및 개발에 비약적인 발전이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반면 보안 분야에선 양자컴퓨터 기술이 ‘양날의 검’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양자컴퓨터가 현재 일상에서 보편적으로 사용되는 암호체계인 공개키 암호화방식(RSA)에 치명적이기 때문이다. RSA는 천문학적인 수를 소인수 분해하는 것이기 때문에 이를 해독하는데 매우 오랜 시간이 걸린다. 하지만 양자컴퓨터는 뛰어난 연산능력으로 단기간에 RSA 암호를 해독할 수 있다. 양자컴퓨터 기술이 상용화되면 기존 암호화폐 보안체계마저 깨트릴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온다.
최근 구글의 신형 양자컴퓨터 개발 소식이 전해진 뒤 암호화폐의 일종인 비트코인 가격이 하락한 것도 이 때문이다. 비트코이니스트 등 가상자산 전문 매체들은 지난 11일 “구글의 윌로우가 가상자산 하락을 부추겼다”며 “양자컴퓨터의 발전이 가상자산 업계에 불안감을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이는 기우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양자컴퓨터가 인수분해 등 특정 연산은 쉽게 수행할 수 있지만, 다른 연산은 여전히 처리하기 어렵다는 점에서다. 또 양자컴퓨터 발전 속도에 따라 가상자산도 그에 저항하는 내성을 만들 것이란 관측도 잇따른다.
미국 투자은행 번스타인은 지난해 12월 발표한 보고서에서 “구글이 윌로우를 공개하면서 비트코인 보안체계가 위협받을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지만, 실제 가시화되기까지는 수십 년이 소요될 것”이라며 “윌로우가 양자컴퓨터 분야에서 괄목할 만한 진전인 것은 맞다. 하지만 아직 고도의 암호화 알고리즘을 공격하기에는 성능이 한참 미치지 못한다”고 분석했다.
윤준호 기자 sherp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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