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포영장에 응하는 건 직무유기”라는 경호처장

박순봉·이예슬 기자 2025. 1. 5. 2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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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준 대통령경호처장이 5일 서울 한남동 대통령 관저 지역에서 지난 3일 공수처의 윤석열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과 관련해 입장문을 발표하고 있다. 대통령경호처 제공
입장문서 “사법적 책임 감수”
경호처 간부 이광우·이진하
특수공무집행방해 혐의 입건

박종준 대통령경호처장은 5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윤석열 대통령 체포·수색영장 집행을 막은 것을 두고 “편법, 위법 논란 위에서 진행되는 체포영장 집행에 대해, 대통령의 절대 안전 확보를 존재 가치로 삼는 대통령경호처가 응한다는 것은 대통령 경호를 포기하는 것이자 직무유기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박 경호처장은 이날 입장문을 통해 “만약 이러한 판단에 오류가 있다면 어떠한 사법적 책임도 감수하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현직 대통령에 대해 법이 정한 상응한 경호를 한 것”이라며 “윤 대통령은 비록 탄핵소추안이 국회에서 가결된 상태이지만 주권자인 국민의 손으로 뽑은 현직 대통령이 분명하고 법이 정한 대로 그에 상응한 경호를 받고 있다”고 했다.

박 처장은 이어 “공수처의 내란죄 수사권 논란이 지속되고 있고, 대통령 변호인단은 체포영장 발부 절차와 적시 내용의 위법성과 초법성을 이유로 헌법재판소에 권한쟁의심판과 효력정지 가처분을 신청했다”고 강조했다.

박 처장은 또 “(집행 당시) 공수처 담당 검사에게 경호처의 입장을 소상히 설명하고, 현직 대통령 신분과 외신에 비치는 대한민국의 위상을 고려해 법 집행에 신중을 기할 것을 정중히 요청했다”며 “영장 집행 수사관들과 경호관의 대치 과정에서 어떠한 폭력이나 물리적 충돌도 없도록 조치했다”고 말했다.

그는 “일부 언론과 정치권에서는 ‘대통령경호처가 개인 사병으로 전락했다’, 심지어는 ‘경호처장이 실탄을 장전하여 발포하라고 했다’는 터무니없는 주장까지 난무한다”면서 “경호관들은 지금 이 시간에도 경호 훈련에 땀을 쏟으며 임무 수행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으니 더 이상 대통령경호처가 개인 사병으로 전락했다는 모욕적 언사는 삼가달라”고 말했다. 박 처장은 “보수니 진보니 하는 정파적 이념은 대통령경호처와는 아무 상관이 없다. 과거 김대중 정부 때도, 노무현 정부 때도 대통령경호처는 한 치의 소홀함도 없이 완벽한 경호 업무를 수행했다”고 밝혔다.

한편 경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단(특수단)은 경호처 이광우 경호본부장과 이진하 경비안전본부장 등 2명을 특수공무집행방해 혐의로 입건했다고 이날 밝혔다. 이로써 윤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 방해와 관련해 입건된 피의자는 박 처장 등 총 4명이다.

박순봉·이예슬 기자 gabgu@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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