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저 앞 10차선 도로 점거... 불법시위 거리 된 한남동
윤석열 대통령 탄핵 찬성·반대를 각각 주장하는 대규모 시위대가 주말인 4~5일 대통령 관저가 있는 서울 용산구 한남동 일대에 집결했다. 시위대 규모는 이틀간 10만명(경찰 추산 연인원)이 넘었다. 이 과정에서 민주노총 조합원이 경찰을 폭행하거나, 신고된 차로를 이탈해 상하행 10개 차로를 모두 점거하고 경찰 제지에도 철야 농성을 하는 상황까지 발생했다. 윤 대통령이 일으킨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고조되는 국가 혼란이 한남동에서 극대화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4일 친윤 시위대 3만8000여 명, 반윤 시위대 4만3000여 명, 5일엔 양측이 각각 1만2000명씩 집결했다. 친윤 시위를 주도한 전광훈 목사가 5일 오전 ‘전국 주일 연합예배’에서 윤 대통령의 계엄령 선포가 ‘거룩한 사고(事故)’였다고 주장하며 “윤 대통령이 계엄령을 잘 선포했다고 생각하면 손 들라”고 하자 참가자 대부분이 손을 들었다. 국민의힘 윤상현 의원은 “우리는 지금 성스러운 전쟁을 하고 있다”고 했다.
반윤 시위대는 “윤석열 즉각 체포”를 외쳤다. 민노총과 ‘윤석열 즉각 퇴진·사회 대개혁 비상행동’은 “내란이 끝나지 않았다”며 “한시라도 빨리 윤석열을 체포하라”고 했다. 전국여성농민회총연맹 양옥희 회장은 “윤석열 체포를 위해 한겨울 차가운 아스팔트 위를 노동자, 농민, 시민이 2박 3일 동안 지키고 있다”며 “윤석열이 체포, 구속될 때까지 트랙터 시동을 멈추지 않겠다”고 했다.
친윤 시위대는 국제루터교회, 반윤 시위대는 일신빌딩을 거점으로 수백m 거리를 두고 있어 물리적 충돌은 없었다. 하지만 지난 4일 민노총이 사전 신고한 3개 차로를 벗어나 한남대로 상하행 전 차선(10차로)을 점거하고 대통령 관저로 행진을 시도하면서 경찰과 충돌했다. 경찰을 폭행한 조합원 2명은 현장에서 체포됐다. 다른 조합원 1명은 경찰 무전기를 빼앗아 경찰에 던져 머리에 부상을 입혔다. 피해 경찰은 이마가 3~4cm 찢어져 봉합 수술을 받았다.
소셜미디어에는 해당 경찰이 뇌출혈이 심해 혼수 상태에 빠져 뇌사 가능성도 있다는 글이 올라왔고 일부 인터넷 매체가 이를 보도하기도 했다. 국민의힘 ‘진짜뉴스 발굴단’도 공식 보도자료에서 소셜미디어 글을 언급했다. 하지만 본지 확인 결과 이는 사실이 아니었다. 경찰 관계자는 “봉합 수술을 마치고 건강에 이상 없는 상태로 퇴근, 자택에서 회복 중”이라고 했다. 경찰은 무전기를 던진 민노총 조합원을 추적 중이다.
친윤·반윤 시위대는 윤 대통령 체포 영장 재집행에 대비하겠다며 이날까지 2박 3일간 미신고 철야 농성을 이어갔다. 경찰 관계자는 “양측에 자정부터 오전 7시까지는 집회를 제한한다고 통고했으나 무단으로 철야하고 있다”고 했다. 5일 오전 기온이 영하로 떨어지고 서울 전역에 대설주의보가 내리자 시위대는 은박 보온 담요를 두르거나 비닐 하우스를 치고 거리에서 농성했다. 경찰이 버스 차벽으로 양측 접촉을 차단했지만 한남초 육교에서 서로를 향해 “죽여버리겠다” “북한으로 가라” 같은 폭언을 주고받는 사람도 있었다.
한남대로 대부분 차로가 시위대에 점거되면서 주말 서울 용산구·강남구 일대 도로는 마비됐다. 경기 성남의 한 주민은 버스·지하철을 4번 갈아타고서야 광화문에 진입할 수 있었다. 서울시는 6일 오전 10여 개 버스 노선을 우회 운행한다고 밝혔다. 6호선 한강진역 등을 지나는 지하철도 인파 상황에 따라 무정차 통과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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