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수·동 선호도 변화 감지…부산 집값 삼극화(상승·정체·폭락)될 수도”
# 강정규 교수
- 탄핵 정국에 상반기까지 침체 지속할 듯
- 금리인하·대출규제 완화 땐 반전 가능성
# 이영래 대표
- 7월 DSR 3단계 시행 전 대출수요 늘 듯
- 아파트 공급감소 하반기 가격 반등 기대
# 서정렬 교수
- 트럼프 2기 등 경제 불확실성 지방 타격
- 수영구·남구 신축 늘어 가격상승 이끌 듯
고금리와 대출 규제로 침체기를 겪는 부산 부동산 시장이 올해 상반기까지 회복하기 쉽지 않을 전망이다. 지역 부동산 전문가들은 탄핵 정국에 따른 불확실성 해소, 금리 인하, 지방 대출규제 완화 폭에 따라 올해 부산 부동산 시장의 향방이 결정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앞서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최근 건설업계 및 부동산 시장 전문가 간담회 개최 이후 기자들과 만나 “수도권의 지나친 부동산 급등세에 대응해 연말에 엄정하게 가계대출을 관리했지만, 내년(2025년)에는 시기별 쏠림이 과하지 않게 평탄화해 관리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국제신문 지난 달 23일 자 3면 보도 등) 있다. 이 원장은 이 자리에서 “지방 부동산과 관련해서도 2단계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적용에 수도권과 지방에 실질적으로 차이를 두는 정책 방향이 어떻게 효과적으로 작용할지 고민하고 있다”며 지방 규제 완화를 예고해 시장 반응은 완화 폭에 따라 움직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상반기 침체 가능성… 양극화 너머 ‘삼극화’
강정규 동아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올해 5, 6월까지 현재의 침체 분위기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탄핵 정국에 따른 정치적 불안정성이 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분석이다. 다만 금리 인하가 본격화하고 지방 부동산 대출 규제 완화가 큰 폭으로 이뤄진다면 반전도 있을 것으로 봤다.
강 교수는 “이 같은 조치가 실시되고 탄핵 국면이 끝나면 거래량 회복, 집값의 상승 전환, 미분양 물량 감소 등 반등 신호가 해운대구·수영구·동래구를 중심으로 나올 것”이라고 했다.
정권에 따른 변화에 대해서는 “여소야대의 현 정부에서 부동산 정책은 과거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고 평가한다”며 “정치적 변화보다는 경기 회복, 금리 인하가 시장에 직접적으로 미치는 영향이 클 것”이라고 진단했다.
강 교수는 “수도권과 지방 간 양극화, 지방 내 양극화가 현재 진행 중이다. 부산은 전국 광역시 중 양극화를 보여주는 지수가 가장 높은 곳”이라며 “앞으로 부산은 집값이 오르는 곳, 정체되는 곳, 폭락하는 곳의 삼극화 양상이 진행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했다.
▮전셋값 상승… 분양가 오름세 지속
이영래 부동산서베이 대표는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지는 않았지만, 오는 7월 도입되는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3단계’의 영향으로 집을 사려는 수요는 올 상반기에 몰릴 것으로 봤다. 단 지난해 9월 대출 규제 강도를 한 단계 높인 2단계 스트레스 시행 이후 부산의 10월 거래량이 반짝 되살아난 것을 떠올려 보면, 3단계 시행 후에도 거래가 완전히 없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지방 부동산 가격은 상대적으로 낮아 수도권보다는 3단계 충격이 다소 적을 것이라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 대표는 대출 규제 수준만큼 수급도 중요한 요인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공급량 감소로 전셋값이 상승세인데, 이사철인 봄을 지나면서 더 큰 폭으로 오를 것이라고 예상한다”며 “올해 입주 물량 역시 줄어든 가운데 70% 이상이 상반기에 집중됐다. 하반기까지 공급 부족이 이어진다는 뜻이다”고 설명했다. 금리가 인하하면 하반기께 매매가는 반등할 것으로 예상했다. 공사비 상승으로 분양가 오름세도 지속할 것으로 봤다. 이 대표는 “지금도 인기 있는 아파트 가격은 오른다. 올해는 중위권 가격대 집값까지 상승세가 확산할 것이라고 예상해 본다”고 했다.
▮얼어붙은 시장… 하방압력 더 커질 듯
서정렬 영산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에 따른 관세 인상 우려, 탄핵 정국 등 경제 불확실성 요소가 늘면서 상황이 더 나빠지고 지방은 특히 어려워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서 교수도 부동산 시장의 양극화가 갈수록 심화할 것으로 진단했다. 그는 “이제 양극화를 너머 ‘이중 양극화’ ‘다중 양극화’ 등으로 표현하고 싶다. 수도권과 비수도권, 지역 내 양극화, 주택 유형과 면적에 따른 시장 분리 등 격차 확대가 심화할 것으로 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부산은 소위 ‘해수동’ 집중화도 심해질 것으로 보는데 이조차 변화가 감지된다. 구축 중심의 해운대구보다 신규·고가 분양이 많은 수영구가 가격을 끌어가고, 동래구의 주요 재건축 사업이 지연되는 가운데 남구 등지에 신규 물량이 늘어 시장이 활발해졌다”고 현재 부동산 시장 상황을 덧붙였다.
올해 1분기까지는 하방 압력이 클 것으로 예상한 서 교수는 “향후 어떤 정권이 들어오느냐에 따라 변동은 있을 것으로 본다”면서도 “기본적으로 가계 경제 상황들이 좋지 않아 실수요 확장에는 한계가 있지 않을까 싶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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