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한 경호처 "좌고우면 않겠다"…억지 주장도

[앵커]

공수처의 체포영장 재집행을 앞두고 대통령이 가장 믿는 건 아마 1차 시도 때도 막아섰던 경호처일 겁니다. 박종준 대통령 경호처장이 실제로 오늘(5일) 이례적으로 직접 카메라 앞에까지 섰습니다. "위법, 편법 논란이 있는 영장 집행에 응하는 건 경호를 포기하는 것"이라면서 "좌고우면하지 않겠다"고 했습니다. 사실상 정당한 법 집행을 막겠다는 선언을 공개적으로 한 셈입니다.

강희연 기자입니다.

[기자]

박종준 대통령 경호처장은 이례적으로 카메라 앞에 서서 입장 발표를 했습니다.

[박종준/대통령 경호처장 : 사법 절차에 대한 편법, 위법 논란 위에서 진행되는 체포영장 집행에 대해 대통령 경호처가 응한다는 것은 대통령 경호를 포기하는 것이자 직무유기라고 판단하였습니다.]

공수처의 체포영장 집행이 편법, 위법이라고 주장한 겁니다.

또 윤 대통령이 국민이 뽑은 현직 대통령인 만큼 경호해야 한다는 논리를 펼쳤습니다.

[박종준/대통령 경호처장 : 윤석열 대통령은 비록 탄핵소추안이 국회에서 가결된 상태지만 주권자인 국민의 손으로 뽑은 현직 대통령이 분명하고 법이 정한 대로 그에 상응한 경호를 받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좌고우면하지 않고 국민이 뽑은 대통령의 안전을 확보하는 데 신명을 바치겠다"고 밝혔습니다.

정진석 대통령 비서실장도 체포영장 집행 이후 처음 입장을 내고 "경호처의 제1경호대상은 현재도 윤석열 대통령"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공수처의 2차 영장집행 가능성이 커지는 가운데 수사기관의 법 집행을 끝까지 막겠단 선언을 한 겁니다.

하지만 서부지법은 앞서 윤 대통령 변호인 측이 체포영장 집행이 위법하다며 낸 이의신청을 기각했습니다.

때문에 내란죄 혐의를 받는 피의자에 대한 정당한 법 집행을 대통령실과 경호처가 나서서 막고 있단 비판이 나옵니다.

이런 상황에서 경호처에 대한 지휘감독 권한이 있는 최상목 권한대행은 "법 집행 과정에서 시민들과 공무원이 다치는 일이 없도록 각별히 신경 써달라"는 입장만 밝혔습니다.

최 대행 측은 최 대행이 직접 조율 나설 가능성에 대해 "별도 계획은 없다"고 했습니다.

[영상취재 주수영 / 영상편집 정다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