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체포영장 만료 코앞… 재집행·구속영장 등 검토

공수처, 5일 낮에도 영장 집행 안해
6일 유효기간 만료… 재집행 가능성도
체포영장 재청구·구속영장 등 고심
尹 법률대리인단, 공수처장 등 고발 예고
법원, 尹 체포영장 집행 이의신청 '기각'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윤석열 대통령의 체포영장 집행에 나선 지난 3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경내에서 공수처 수사관 등이 내려오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 시한이 도래하면서 한남동 대통령 관저 일대에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영장 유효기간 만료를 하루 남짓 앞둔 5일 오후 6시까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는 집행 재시도와 관련된 특이 동향을 보이지 않았다. 서울 일대 대설 상황과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게 협조 공문을 받지 못한 점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전해진다.

앞서 1차 집행 시도가 있었던 지난 3일엔 오전 일찍부터 검사·수사관 탑승 차량이 청사를 출발하는 모습이 포착된 바 있다.

당시 공수처는 오전 6시 14분쯤 한남동 관저로 출발, 오전 8시 2분쯤 관저 입구 안으로 진입했다. 그러나 경호처와 군병력 200여 명에 가로막혔고, 결국 집행 시도 5시간 30분 만인 오후 1시 30분쯤 대통령을 만나지도 못한 채 빈손으로 발길을 돌렸다.

체포영장 유효기간이 하루밖에 남지 않으면서, 공수처는 다음 수순을 검토하고 있다. 공수처가 지난달 31일 발부받은 영장 유효기간은 6일까지로, 남은 시간은 단 하루에 불과하다.

시간상 제약이 따르겠지만, 공수처가 체포영장을 재집행할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있다. 또 영장 기간을 연장하거나, 법원에 사유를 소명하고 체포영장을 재발부받는 방안도 거론된다. 공수처는 체포영장 대신, 구속영장으로 직행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당초 계획대로라면, 윤 대통령을 체포·조사한 후 48시간 이내에 구속영장 청구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그러나 윤 대통령이 계속 체포를 거부할 경우, 이 단계를 건너뛴 채 구속영장이 청구될 가능성도 점쳐진다. 구속영장이 발부되면 최장 20일 동안 구금해 수사할 수 있고,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길 수도 있다. 다만 법원이 이를 기각할 경우, 공수처의 수사 동력이 자칫 꺾일 우려가 있다.

경호처가 '영장 집행 불응' 방침을 고수하고 있는 탓에, 집행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물리적 충돌'은 여전히 부담으로 남아 있다. 공수처는 지난 1일에 이어, 4일에도 최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게 경호처에 관한 협조 지휘를 요청했다. 경호처를 뚫어낼 길을 만들겠단 의도지만, 아직까지 별다른 회신을 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헌정사상 첫 현직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 집행이 임박한 가운데, 윤 대통령 측도 반발 의사를 내비치며 본격 방어 태세를 갖추고 있다.

윤 대통령 법률대리인단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오동운 공수처장 등 150여 명을 무더기로 고발하겠다고 예고했다. 지난 3일 이뤄진 영장 집행 시도에 대한 반발이며, 예고한 고발장 제출일은 6일이다.

한편 서울서부지법은 윤 대통령 측이 지난 2일 제기한 체포영장 이의신청을 이날 기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