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란죄 빼면 탄핵 재의결 필요?…그때그때 다른 권성동의 논리

고한솔 기자 2025. 1. 5. 18:30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국민의힘은 5일 국회 탄핵소추단이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에서 '형법상 내란죄 성립 여부'를 다투지 않겠다고 한 것을 문제로 지적하며 탄핵소추안을 다시 작성해 국회에서 재의결해야 한다고 공세를 폈다.

신동욱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5일 논평을 내어 "탄핵의 핵심 사유였던 '내란죄'가 철회된다면 헌법재판소는 졸속 탄핵소추안을 각하하고 국회는 새로운 탄핵소추문을 작성하여 재의결 절차를 시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국힘 “탄핵 사유 졸속” 억지 주장
2017년 1월20일 국회 탄핵소추위원단장인 권성동 당시 바른정당 의원이 기자회견을 열어 “박 대통령의 범죄행위 중 사실관계는 살리되 법률적 평가를 정리해 구체적인 죄명을 삭제하고 헌법 위배 사항 위주로 탄핵소추안을 재작성해 되도록 다음주 초까지 헌법재판소에 제출할 계획”이라고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은 5일 국회 탄핵소추단이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에서 ‘형법상 내란죄 성립 여부’를 다투지 않겠다고 한 것을 문제로 지적하며 탄핵소추안을 다시 작성해 국회에서 재의결해야 한다고 공세를 폈다. 12·3 내란사태 이후 수세에 몰렸던 국민의힘이 “탄핵소추가 졸속으로 이뤄졌다”고 주장하며 국면 전환 시도에 나선 것이다. 야당은 물론 법조계에서도 “내란 행위는 탄핵 심판 사유에서 빠지지 않았다”며 터무니없는 방해 작전이라고 맞섰다. 야당에선 특히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2017년 ‘동일한 주장’을 펼쳤던 사실을 공개하며 ‘전형적 내로남불식 주장’이라고 비판했다.

신동욱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5일 논평을 내어 “탄핵의 핵심 사유였던 ‘내란죄’가 철회된다면 헌법재판소는 졸속 탄핵소추안을 각하하고 국회는 새로운 탄핵소추문을 작성하여 재의결 절차를 시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내란죄가 빠진 탄핵소추안은 “앙꼬 없는 찐빵이 아니라 찐빵 없는 찐빵”(권성동 원내대표)이라, 애초부터 내란죄가 포함되지 않았더라면 탄핵소추안은 국회에서 통과되지 못했을 것이니 기존의 의결 결과는 효력을 상실한 것이란 취지다.

국민의힘 쪽에선 더불어민주당이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재판 판결이 나오기 전에 탄핵을 앞당겨 “조기 대선을 이끌겠다는 의도로 중요한 소추 내용 중 하나를 스스로 철회한 것”(서지영 원내대변인)이라고 정치적 공세를 펴고 있다.

야당은 물론 전문가들도 사실관계는 변함 없고 그 평가에 있어서 형법 위반 여부는 제외하겠다는 것에 불과한데 국민의힘이 터무니없는 “대국민 사기”(노종면 민주당 원내대변인)를 벌이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김용민 민주당 원내정책수석부대표는 “‘형사재판’이 진행되고 있다는 이유로 윤 대통령 쪽이 시간 끌기를 할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해 형법상 범죄 성립 여부에 대한 판단을 하지 않고 위헌 여부만 분명히 밝히겠다고 한 것일 뿐, 탄핵 사유는 하나도 바뀐 게 없다”고 했다. 박찬운 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도 “탄핵심판은 형사재판이 아니고 일종의 징계 절차라, 감옥에 보낼 것을 목적으로 하는 형법 위반 여부 판단까지 헌재가 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민주당 쪽에선 이와 관련해 2017년 박근혜 대통령 탄핵 심판 당시 국회 탄핵소추위원이었던 권성동 원내대표(당시 국회 법제사법위원장)가 “형법상 범죄 성립 유무는 헌법재판의 대상이 아니라 형사재판의 대상이다”라는 동일 논리로 박근혜 대통령의 뇌물죄, 강요죄 등 형법상 범죄 성립 여부에 대해 판단하지 않고 위헌 여부만 분명히 밝히겠다고 탄핵 사유서를 재정리했던 사실을 상기시키기도 했다. 노종면 원내대변인은 이와 관련해 “권성동이 권성동을 비난하는 일이 벌어졌다”며 “국민의힘은 내란 동조 와중이라 이성적 판단은 물론이고 피아 구분도 제대로 못 하는 모양”이라고 비판했다.

고한솔 기자 sol@hani.co.kr 서영지 기자 yj@hani.co.kr

Copyright © 한겨레신문사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