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점 뒤처지는 韓 AI스타트업… 투자생태계 갖출때까지 자금지원 절실

최근 3년 VC 투자건수·금액 급감
성과주의 영향 투자유치도 줄어
지속적 규제완화·예산확대 필요

국내 인공지능(AI)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 규모가 줄어들면서 글로벌 AI 기술 경쟁에서 한국이 뒤처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주요국 대비 매출 등 주요 성과에서 저조한 성적표를 받아 정부 차원의 규제완화 등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5일 벤처캐피털 분석업체 더브이씨(THE VC)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국내 스타트업 및 중소기업 대상 투자건수(프리IPO 투자 제외)는 497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32% 감소했다. 투자금액 역시 2조646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9.5%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국내 AI 관련 스타트업의 투자유치 액수도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초부터 9월까지 국내 AI 스타트업들의 투자유치 액수는 7023억원, 투자건수는 116건으로 집계됐다.

연말까지 이런 기조가 이어지면서 2023년에 이어 지난해도 AI 스타트업의 투자유치 금액이 1조원을 넘기지 못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2023년 한 해 AI 스타트업의 투자유치 금액은 9060억원, 총투자건수는 180건이다. 2022년 총투자건수가 242건에 달했던 것과 비교하면 매년 사실상 감소세다.

업계에서는 AI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가 위축된 배경으로 투자 규모 대비 낮은 실적 성과를 꼽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매출이 발생한 AI 관련기업 비율은 지난 2018년 75.9%에서 2022년 76.5%로 5년 사이 불과 0.6%p 늘어나는 데 그쳤다.

글로벌 시장과 비교해도 국내 AI 관련 시장 규모는 작은 수준이다. 정보통신기획평가원 '디지털 아웃룩'이 시장조사업체 가트너의 전망을 분석한 데 따르면 2024년 글로벌 AI 소프트웨어 시장 규모는 전년 대비 11.4% 증가한 2조5621억달러 규모로 예상됐다. 반면 국내 AI 소프트웨어 시장 규모는 313억달러로 세계 시장점유율이 1.2%에 그치는 수준이다. AI 산업이 결과를 내기까지 다소 시간이 걸리는 만큼 정부가 지속적인 규제완화와 예산 투입에 관심을 쏟아야 한다는 업계의 지적도 나온다. 스타트업얼라이언스가 발간한 '스타트업 트렌드 리포트 2024'에 따르면 설문조사에 참여한 창업자 250명과 투자자 200명이 꼽은 정부 시급개선 과제로 '생태계 기반 자금 확보 및 투자 활성화' '각종 규제 완화' 등을 꼽았다.

박지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