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고립' 훈련했나... "중국, 대만 해저케이블 고의 훼손" 논란

조영빈 2025. 1. 5. 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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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화물선 추정 선박이 대만 해저 케이블을 고의 훼손했다고 대만 언론들이 5일 보도했다.

이번에 훼손된 대만 북부 지룽항 외해 해저 케이블은 대만 내 인터넷 연결 부분이 아닌 국제 전송 역할을 하는 케이블인 것으로 전해졌다.

해순서 관계자는 "해당 선박이 지룽 외해에 닻을 내리고 대만 해저 케이블을 끌고 가다 고의로 훼손한 것"이라고 전했다.

이번 해저 케이블 훼손도 대만 고립에 목적을 둔 일종의 전술 훈련일 수 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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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선박, 대만 해역서 닻 내리고 케이블 끊어"
대만 독립 의지 꺾기 위한 '회색지대 전략' 일환
중국 화물선으로 추정되는 선박이 대만 북부 해역에서 해저 케이블을 훼손했다고 대만 언론들이 5일 보도했다. 사진은 대만 측이 확보한 중국 화물선 추정 선박이 항해하고 있는 모습. 자유시보 화면 캡처

중국 화물선 추정 선박이 대만 해저 케이블을 고의 훼손했다고 대만 언론들이 5일 보도했다. 군사 압박에 이어 대만을 외부로부터 고립시키는 또 다른 유형의 '회색지대 전술' 위력 시위라는 분석이 나온다.

5일 대만 자유시보 등에 따르면 전날 대만의 대표 통신사인 중화텔레콤(CHT)은 3일 오전 7시 51분 자사 해저 케이블 모니터링 시스템이 이상 신호를 감지했다고 밝혔다. CHT 측은 사고 발생 직후 즉시 해순서(한국의 해경 격)와 국가통신전파위원회(NCC)에 신고했다. 동시에 긴급 대응 방안을 가동해 큰 피해는 없었다고 CHT 측은 밝혔다. 이번에 훼손된 대만 북부 지룽항 외해 해저 케이블은 대만 내 인터넷 연결 부분이 아닌 국제 전송 역할을 하는 케이블인 것으로 전해졌다.

대만 해순서는 중국 화물선 추정 선박 범행으로 판단하고 있다. 해순서 관계자는 "해당 선박이 지룽 외해에 닻을 내리고 대만 해저 케이블을 끌고 가다 고의로 훼손한 것"이라고 전했다.

대만 진먼다오 해역에서 순찰 작전에 참가 중인 중국 푸젠성 해경 대원이 대만 해경선을 바라보고 있다. 글로벌타임스 캡처

CHT 측 신고를 접수한 해순서는 대만 북부 또 다른 도시 신베이 북방 7해리(약 13㎞) 해역에서 해당 화물선을 발견, "지룽항으로 되돌아와 해저 케이블 파손 혐의에 대해 조사받으라"고 통보한 상태다. 허청후이 대만 안보협회 부비서장은 추후 사고 조사에서 책임 관계가 드러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사건이 중국의 고의에 따른 것이라면 대만의 독립 의지를 꺾기 위한 중국의 '회색지대 전술' 일환으로 해석될 수 있다. 중국은 지난해 독립주의 성향인 라이칭더 대만 총통 취임 뒤 육·해·공·로켓군을 총동원한 대규모 포위 훈련을 실시하며 군사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직접적 무력 시위와는 별개로 △해경의 대만해협 치안권 행사 △민간 어선 활용 도발 △전기, 통신, 물자 공급선 단절 통한 고립화 등 비(非)군사적 압박을 의미하는 회색지대 전술을 구체화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돼 왔다. 이번 해저 케이블 훼손도 대만 고립에 목적을 둔 일종의 전술 훈련일 수 있다는 분석이다.

중국의 타국 해저 케이블을 훼손 의혹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스웨덴-리투아니아를 잇는 218㎞ 길이 해저 케이블과 독일-핀란드를 연결하는 1,200㎞ 길이 해저 케이블이 지난달 돌연 절단됐는데, 당시 중국 선박이 주변 해역에서 자동식별장치를 끈 채 항해하는 등 이상 행동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피해국들은 중국이 러시아의 사주를 받고 고의로 해저 케이블을 훼손했을 가능성을 의심하고 있다.

베이징= 조영빈 특파원 peoplepeopl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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