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신문의 재발견? '읽는' 뉴스에서 '대화하는' 뉴스로

최승영 기자 2025. 1. 5.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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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미디어 전문가 '2025 저널리즘 전망'
하버드대 니먼랩 발표... 주요 내용 살펴보니

미국 하버드대학교 저널리즘 연구기관 니먼랩이 지난해 12월 미디어 전문가를 대상으로 2025년 저널리즘과 언론 산업, 인공지능(AI) 등을 아우른 전망에 대해 의견을 수집해 공개했다. 매년 세계 여러 국가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조사를 진행해 왔고 올해에도 100여명을 훌쩍 넘긴 규모가 참여했다.

주요 내용을 요약한 지난 1일자 한국신문협회보에 따르면 해당 기사에서 거론된 올해 대표적 전망 중 하나는 “종이신문에 대한 새로운 욕구 강화”다. 에이미 라인하트 AP통신 AI 전략 수석 제품관리자는 “2025년에는 ‘종이신문’에 대해 사람들이 새로운 갈망을 갖게 될 것”이라며 “종이신문은 (디지털 미디어의 과도한 이용에 따른) 도파민 자극으로부터 사람들의 마음을 쉬게 해주며, 사람들이 더 값진 것을 생각하고, 느끼고, 행동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지난해 세계신문협회 총회에서 스위스 미디어 그룹 링기어의 CEO인 라디나 하임 가르트너가 “종이신문은 새로운 명품이며, 디지털 일상에 지친 사람들에게 힐링의 상징이 된다”고 한 발언, 미국 풍자매체 ‘디 어니언’이 디지털로만 발행되던 뉴스를 10년만에 월간 종이신문으로 변경한 사례 등을 거론했다.

세계 미디어 전문가들의 '2025 저널리즘 전망'을 담은 니먼랩 페이지.

고품질 지역 뉴스의 지속 가능성에 주목”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사라베스 버만 아메리칸저널리즘프로젝트 CEO는 미국 노스웨스턴대학교의 메딜저널리즘 스쿨이 발표한 지역뉴스 현황 보고서를 인용, “2024년에만 독립형 디지털 언론사가 80곳 이상 증가”했고, 지역뉴스가 공공재라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지역 비영리 언론사들은 자선활동, 후원, 독자 수익이 결합된 안정적인 수입권을 구축하며 지역뉴스의 운영방식을 바꾸고 있다“고 했다. 그는 “사람들이 지역뉴스를 중요하게 여기고 있었”고, “지역뉴스가 더 깊은 공동체 의식을 함양하는 데 기여한다고 생각”하며, “지역뉴스에 대한 시민들의 수요는 여전히 존재하는” 만큼 “지속가능한 고품질 지역뉴스 모델은 앞으로 더 큰 주목을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롱폼저널리즘의 전성기 도래”란 관측도 나왔다. 기티카 루드라 크래프트 에이 북스 CEO는 “깊이 있는 정보에 대한 독자들의 욕구가 커짐에 따라 2025년에는 롱폼 저널리즘이 새로운 전성기를 맞게 될 것”이라고 봤다. 집중력이 갈수록 짧아진다는 추정에도 불구하고 △가장 성과가 좋은 유튜브 영상의 평균 길이는 20분이고 △팟캐스트 청취자의 61%는 1시간 이상 에피소드를 선호하며 △뉴스레터 플랫폼 서브스택의 독자는 뉴스레터 하나를 읽는 데 12분을 소비하는 등 선호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그는 “롱폼 저널리즘은 독자에게 더 본질적인 것(“무엇”만이 아닌 “왜”와 “어떻게”)을 제공하고 연결성을 구축한다”고 했다.

언론사와 콘텐츠 크리에이터 협업 증가”에 대한 전망도 있었다. 줄리아 먼슬로 월스트리트저널 소셜비주얼팀 수석 플랫폼 편집자는 “40세 이하의 뉴스 소비자들은 전통적인 매체가 아닌 소셜 플랫폼을 통해 뉴스를 접하며, 콘텐츠 크리에이터가 공유하는 정보에 더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며 “트래픽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언론사에게는 기회가 된다. 워싱턴포스트, 모닝브루 등 일부 언론사에서는 이미 크리에이터가 주도하는 이니셔티브를 성공적으로 운영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언론사가 영향력 있는 크리에이터와 협업한다면 더 생동감 있는 기사를 생산할 수 있으며, 여러 플래폼을 통해 기사를 널리 공유함으로써 독자 확보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 제언하기도 했다.

시각화 기술을 더한 탐사보도를 통해 뉴스 가치를 제고”할 수 있다는 의견도 이어졌다. 스톨레 그루트 오슬로대 포토페이크 프로젝트 박사연구원은 “시각화 기술은 모든 유형의 뉴스 보도에 가치를 더할 수 있다”며 노르웨이 최대 일간지 베르덴스 강(VG)은 현지 일상기사를 보도할 때도 시각화를 이용해 탐사보도를 한다고 소개했다. 그는 “과거 ‘데이터 저널리즘’의 성공과 마찬가지로, 시각화 자료를 이용한 ‘비주얼 탐사보도’는 2025년 탐사 저널리즘 분야에서 일반 관행으로 자리잡게 될 것”이라고 했다.

세계 미디어 전문가들의 '2025 저널리즘 전망'을 담은 니먼랩 페이지.

뉴스의 접근성을 높이는 기술 확대”에 대한 기대감도 존재한다. 조 암디티스 몽클레어주립대 협동미디어센터 운영 부책임자는 “2025년엔 저널리즘 접근성에 대한 논의가 더 중요해질 것이며, 이용자의 다양성을 고려해 뉴스의 접근성을 높인다면 독자층을 확대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한 가장 간단한 예시로 “언론사가 생산하는 영상 및 멀티미디어 콘텐츠에 편집자가 작성한 대본을 제공하는 것”을 언급, “청각 장애인과 자막 있는 콘텐츠를 선호하는 이용자에게 접근하는 방법”이 된다고 했다. “뉴스에 ‘대체 텍스트(alt text, 이미지를 텍스트 형태 정보로 제공하는 것)’를 추가하는 것 역시 콘텐츠 접근성을 높여”주며, “기사에 음성 내레이션을 제공하는 기능도 인기를 얻고 있다”면서 간단한 방법만으로 “뉴스룸은 이전에 배제됐던 수백만명의 잠재 독자에게 다가갈 수 있다”고 그는 전했다.

생성형 AI 시대를 맞아 “기자의 AI 도구 개발 참여가 활발해질 것”이란 진단도 있었다. 레타 힐 애리조나 주립대학교 크론카이트 저널리즘·매스커뮤니케이션 스쿨 혁신담당 이사는 “AI가 직업을 없애거나 신뢰도를 떨어뜨릴 수 있다고 우려하던 기자들이 이제는 직접 유용한 도구들을 개발하기 시작했다”며 전직 LA타임스 기자들이 만든 ‘노타’를 사례로 들었다. “해당 도구는 바쁜 편집자를 위해 헤드라인, 이미지, 소셜 미디어 게시물을 제안”한다.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은 “자사의 아카이브를 기반으로 크로니클 기자가 쓴 레스토랑 리뷰를 제공하는 봇을 개발하기도 했다.” 그는 “앞으로 더 많은 언론인들이 AI 도구 개발에 참여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뉴스룸은 AI를 괴물이 아닌 파트너로 인식하게 될 것”이라고 봤다.

위 기사 주요 내용을 요약한 지난 1일자 한국신문협회보 갈무리.

AI로 인해 “‘읽는’ 뉴스가 ‘대화’하는 뉴스로 진화”할 것이란 예측도 있었다. 니키타 로이 뉴스룸 로봇 연구소 창립자는 “2025년, 뉴스는 AI를 핵심으로 대화형, 음성 중심, 상호작용적, 개인화된 방식으로 발전할 것”이라며 “독자들은 단순히 뉴스를 읽는 것에서 벗어나 뉴스와 대화하게 될 것이며, 텍스트를 음성으로 바꾸는 AI를 통해 독자들은 뉴스를 적극적으로 체험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전통적인 저널리즘 모델은 젊은 세대가 콘텐츠를 소비하는 방식과 맞지 않는다. 언론사는 근본적으로 자신의 역할을 재구성해야 한다”며 “미래의 뉴스 이용은 화면에서 단어를 읽는 것이 아니다. 정보를 이해로, 사실을 통찰력으로, 관찰자를 참여자로 바꾸는 대화에 참여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기사 원어 전문은 니먼랩 사이트(링크)에서 확인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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